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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임신중절수술을 포함한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6년,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임신중절수술을 포함하고 기존 1개월이던 의사 처벌을 12개월까지 늘리는 조치로 거센 비판이 일자, "처벌 강화를 백지화하는 것을 포함해 개정안을 재검토하기로" 한 이후 2년 만에 도출된 복지부의 입장이다.

2016년 이후 한국 사회에는 임신중절을 비도덕적 진료로 처벌하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뿐만 아니라, 낙태죄 자체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력하게 쏟아져나오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수천, 수만의 여성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여성의 임신중단권은 기본권"이라고 외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권과 보건을 책임지는 담당부처가 하는 일이라는 것이 고작 '임신중절수술이 비도덕적 진료행위'라고 규정하는 일이란 말인가?

이 같은 복지부의 행보가 더욱 황망하고 분노스러운 이유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는 과정에서 보건복지부는 임신중지의 예외적 허용 사유가 규정된 모자보건법을 주관하는 부처이자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부처임에도 '의견 없음'이라고 역할을 방기하면서 조용히 이번 개정안을 날치기 고시하였기 때문이다.

의료법에는 '낙태는 비도덕적 진료행위' 규정... 여성은 국민이 아닌가?


여성들의 건강권을 위해 하루 빨리 인공유산 유도 약물을 도입해달라는 요청에도, 보건복지부는 헌재에만 책임을 미루며 아무런 검토도 대책 마련도 하지 않은 채 책임을 방기했다. 그런데 여성의 건강과 보건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기는 커녕, 여성의 고통과 목소리를 외면한 채 임신중지를 '비도덕적'이라 규정하며 오히려 여성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게 여성은 국민이 아닌가? 그들이 말하는 국민건강에 여성은 없는가?

 2016년 보건복지부가 '낙태'를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포함하고, 의사처벌 규정을 1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규탄집회(검은시위) 당시 한국여성민우회의 회원이 '정부 제발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피켓을 들고 있다.
 2016년 보건복지부가 '낙태'를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포함하고, 의사처벌 규정을 1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규탄집회(검은시위) 당시 한국여성민우회의 회원이 '정부 제발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피켓을 들고 있다.
ⓒ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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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로 인해 국민의 절반인 여성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상황임에도 보건복지부는 오랜 시간 무관심과 무책임함으로 일관해왔다. 심지어 이제는 도리어 여성들의 삶을 더욱 위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녕 보건복지부는 "과연 여성에게 국가는 있는가?"라고 외치는 수많은 여성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가?

보건복지부는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23만 명의 청와대 청원에 대한 응답으로 정부가 약속한 임신중지 실태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주무부처이다. 임신중절수술을 '비도덕적' 행위라고 규정하는 보건복지부가 임신중지 실태조사를 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우리는 요구한다.

임신중절수술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한 시행규칙 개정안을 철회하라. 이 모든 폐단의 책임자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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