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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들이 서울을 갈 때는 '서울 올라간다'고 했습니다. 서울을 다녀와서는 '서울 올라갔다 왔다'고 했습니다. 올라간다는 말 때문인지 서울은 그 규모와 상관없이 내가 살고 있는 동네보다는 당연히 훨씬 높은 곳에 있는 도시일 거라고 한때 생각했습니다. 서울이 있는 북쪽에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백두산이 있다는 걸 귀동냥한 섣부른 상식(?)이 그런 선입견을 갖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던 중, 동네 앞으로 흐르는 달천강(남한강) 물이 서울로 흘러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건데 어떻게 더 높은 곳에 있는 서울 쪽으로 흐른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사회시간에 지도라는 걸 배우며 알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지형이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동고서저형이고, 고향마을이 서울보다 동쪽에 있기에 달천강물이 서울로 흘러가는 게 당연하다는 것을요.

전체적인 지형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올라가는 곳 = 높은 곳',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라는 것만을 알고 있는 토막 상식에 얽매이다 보니 그런 착각을 했나 봅니다.

그리스 철학에서 현대물리학까지 <시민의 물리학>

 <시민의 물리학> / 지은이 유상균 / 펴낸곳 플루토 / 2018년 8월 1일 / 값 16,500원
 <시민의 물리학> / 지은이 유상균 / 펴낸곳 플루토 / 2018년 8월 1일 / 값 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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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물리학>(지은이 유상균, 펴낸곳 플루토)에서는 그리스 철학에서부터 복잡계 과학까지, 물리학이 걸어온 발자취를 커다란 변혁의 내용을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자연철학에 이어 고전 물리학이 시작되고 전자기학이 탄생합니다. 현대 물리학이 시작되고 또 다른 과학혁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역사의 흐름에 편승하기도 하고 거스르기도 합니다.

탈레스, 아리스토텔레스, 아르키메데스, 피타고라스,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데카르트, 갈릴레이는 물론 뉴턴과 페러데이, 플랑크와 아인슈타인 등 내로라하는 철학자이자 과학자들이 내놓는 주장은 오늘의 물리학을 이루는 기초가 되고 그들보다 후세에 태어난 과학자들이 한걸음씩 내 디딜 수 있는 디딤돌이 됩니다.

그렇다고 그동안 밝혀진 모든 내용이 비판 없이 수용되었던 건 아닙니다. 때로는 반론의 대상이 되고, 때로는 무참하게 무너지기도 하지만 엎치락뒤치락하는 주장과 치열한 주장이야 말로 과학을 한 걸음 더 진보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빛에 대한 뉴턴의 가설은 100년 만에 최후를 맞이합니다. 하위헌스의 파동론이 옳다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1081년 영국의 의사이자 물리학자인 토머스 영은 두 개의 틈새에 빛을 통과시켜 스크린에 나타난 무늬를 가지고 빛이 입자가 아닌 파동임을 증명합니다. 뉴턴이 틀린 거죠.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틀릴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점이 과학이 가진 미덕이기도 합니다. -122쪽

전후사정, 아무런 흐름도 모르는 상태에서 맞는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은 난해하기도 하고 생뚱맞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 이전에 이미 관련된 연구가 있었고 관련된 흐름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면 과학이나 물리에도 전체를 아우르는 어떤 흐림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과학자 세계에도 진보파, 보수파

진보와 보수는 정치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물리학을 중심으로 한 과학자 중에도 보어로 대표되는 그룹인 진보파와 아인슈타인으로 대표되는 그룹인 보수파가 있습니다.

1927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솔베이학술회의에는 당대의 대표 물리학자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이 모임에서 양자역학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을 벌인 결과는 진보파가 보수파를 꺾는 멋진 승부처였습니다.

20세기 초, 일반상대성이론을 이끌어낼 때만해도 그 누구보다 급진적이었던 아인슈타인이 어느새 보수파를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이 되어있다는 것은 물리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또 다른 아이러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책, <시민의 물리학>은 과학사에 족적처럼 또렷하게 남아 있는 어느 과학자나 학설에 머물지 않고, 때로는 곧게 때로는 비틀거리며 진일보한 물리학이 걸어온 길에 어느 과학자의 주장이 학설과 법칙으로 쌓이기까지의 여정을 한 눈에 더듬어 살필 수 있는 물리학 전망대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시민의 물리학> / 지은이 유상균 / 펴낸곳 플루토 / 2018년 8월 1일 / 값 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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