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골 15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한국 황희찬이 여섯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

▲ 황희찬 골 15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한국 황희찬이 여섯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한국 남자축구가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의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6-0으로 대파했다. 한국은 손흥민을 비롯한 유럽파들의 합류가 다소 늦어지고 조편성이 계속 바뀌면서 국내 평가전조차 치르지 못했지만 첫 경기에서 '중동의 복병' 바레인에게 완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한껏 끌어 올렸다.

한국은 첫 경기를 마친 현재 1승 무패 승점 3점 골득실 +5를 기록하면서 E조 1위에 올랐다. 한편 한국과 함께 E조에 포함된 말레이시아는 같은 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키르기스스탄을 3-1로 꺾고 대회 첫 승을 올렸다.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오는 17일 오후 9시 사실상 E조 1위를 가리는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유럽파 3명 선발 제외하고도 전반에만 '5골 폭발'

엔트리 선발 당시부터 적잖은 논란이 있었던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조편성 과정에서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조편성에서 제외됐던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이 속한 E조에 포함되면서 가시밭길이 예고됐지만 이라크의 불참으로 다시 UAE가 C조로 이동했다. UAE가 부담스러운 상대라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조별리그에서 한 경기를 더 치르는 것은 금메달을 목표로 하는 한국에게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첫 상대 바레인은 조별리그에서 만날 세 팀 중 가장 까다로운 팀으로 꼽힌다. 반대로 생각하면 바레인만 꺾으면 조별리그를 쉽게 치를 수 있다는 뜻이다.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한국은 황의조와 나상호가 최전방에 서고 황인범, 김진야, 이승모, 장윤호, 김문환이 중원을 형성했다. 김민재와 황현수, 조유민이 스리백을 구성했고 조현우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 이승우 등 유럽파들은 선발에서 제외된 채 교체명단에 포함됐다.

역대 아시안게임 바레인과의 상대전적에서 3승1무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대비해 21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엔트리를 구성한 바레인 역시 패기를 앞세워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 나오며 한국과 정면대결을 선택했다. 하지만 한국과 정면승부를 선택한 바레인의 작전은 결과적으로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황의조 첫골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황의조가 첫번째 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 황의조 첫골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황의조가 첫번째 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오가면서 바레인의 문전을 위협했고 전반 16분 드디어 대회 첫 골을 터트렸다. 김문환이 우측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다가 뒷공간을 파고 들던 황의조에게 절묘한 킬패스를 전달했고 황의조가 한 번의 터치 후 정확하고 날카로운 오른발슛을 통해 바레인의 골망을 흔들었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이른 시간에 나온 기분 좋은 선제골이었다.

첫 골이 터진 후 한국은 본격적인 '골 파티'를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 16분 황인범의 슛이 바레인 수비에 걸렸지만 튀어 나온 공이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진야의 오른발에 걸리며 또 한 번 바레인의 골문을 흔들었다. 바레인은 첫 골을 허용한 이후 당황한 듯 수비 집중력을 잃었고 한국은 전반 35분과 42분에 황의조, 전반 40분에 나상호의 골이 터지면서 전반을 무려 5-0으로 기분 좋게 끝냈다.

자신을 향한 논란을 전반 해트트릭으로 지워버린 황의조

한국은 전반 12개의 슈팅을 시도해 5골을 만들었다. 5개의 유효슈팅이 모두 골로 연결됐을 정도로 바레인을 완벽하게 압도한 셈이다. 한국은 전반에 5골을 폭발시킨 멤버 그대로 후반을 시작했고 선수 한 명을 교체한 바레인은 후반 시작 3분 만에 경고 2장을 받을 정도로 플레이가 다소 거칠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바레인의 신경전에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진행해 나갔다.

전반에 많은 리드를 벌어놓은 한국은 후반 다소 여유 있는 경기를 펼치며 바레인에게 종종 역습을 허용했다. 한국은 후반 13분 황의조와 황인범을 빼고 황희찬과 이승우를 투입하며 빠른 선수들로 공격수들을 교체했다. 황희찬은 교체되자마자 특유의 스피드를 이용해 위협적인 돌파를 선보였고 전반 19분에는 장윤호와 이승우, 황희찬으로 이어지는 콤비플레이로 또 한 번 바레인의 문전을 위협했다. 

이승우 드리블 15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한국 이승우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 이승우 드리블 15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한국 이승우가 드리블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황희찬 골 15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한국 황희찬이 여섯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

▲ 황희찬 골 15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한국 황희찬이 여섯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학범 감독은 후반 24분 김민재를 빼고 김건웅을 교체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한국은 큰 점수 차이에서 공격수와 수비수를 골고루 투입하며 여러 전술을 시험해 볼 수 있었다. 한국은 후반 중반부터 공격적으로 나기 시작한 바레인에게 몇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했지만 조현우의 선방으로 바레인의 공격을 무위로 끝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프리킥 골이 터지면서 통해 6-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감바 오사카에서 뛰고 있는 황의조는 이번 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선수다.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석현준을 제치고 단 3명뿐인 와일드 카드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황의조는 지난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신태용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선수였다. 공격수인 황의조가 자신을 향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골'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조별리그 한 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섣불리 판단할 순 없지만 바레인과의 첫 경기 결과만 보면 '와일드 카드' 황의조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황의조는 경기 내내 문전에서 간결하고도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대회 내내 이런 컨디션을 이어간다면 황의조가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 등과 함께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어 가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감독님의 박수 15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김학범 감독이 박수를 치고 있다.

▲ 감독님의 박수 15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김학범 감독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논란 잠재운 골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황의조가 두번째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논란 잠재운 골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황의조가 두번째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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