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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양승태 사법부와 재판거래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지난 9일 건강상 이유로 조사에 출석하지 않고 두 번째 소환에 응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양승태 사법부와 재판거래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지난 9일 건강상 이유로 조사에 출석하지 않고 두 번째 소환에 응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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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2013년 차한성 당시 대법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일제 강제징용 민사소송에 개입하려 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박근혜 정부가 양승태 사법부와 관심 사건을 두고 교감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나온 것이다.

14일 검찰 관계자는 취재진과 만나 "2013년 말 김 전 실장이 당시 현직 대법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자신의 공관에 불러 재판 진행을 논의하고, 청와대 요구를 전달한 부분을 파악해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대법원을 대표해 김 전 실장을 만난 대법관은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이었다.

김기춘, 삼청동 회동에서 "선고 지연하자"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휴일 오전에 윤병세 장관과 차한성 처장을 삼청동 공관으로 불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민사소송 선고를 지연하자"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돌리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

'삼청동 회동'에서 언급된 사건은 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피해자 9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각각 2005년 2000년에 제기한 소송이다. 1·2심 재판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피해자들의 청구권이 이미 소멸된 점 등을 이유로 일본 기업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012년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고, 이 소송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2013년 8월과 9월에 다시 대법원으로 올라왔다.

공교롭게도 김 전 실장의 요구는 일부 실행됐다. 대법원은 새로운 쟁점이 없는 경우, 파기환송심 결과를 그대로 받아 신속하게 선고한다. 그러나 선고는 기약 없이 미뤄졌고 현재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았고, 7월 27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넘어갔다. 소송을 제기한 지 1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피해자 9명 가운데 7명이 사망한 상태다.

검찰은 삼청동 회동 관련 자료 등을 지난 2일 외교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필요한 자료는 충분히 갖고 있다"라며 "외교부는 자료 보존에 상당히 철저한 부서"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양승태 사법부가 박근혜 정부의 요구를 들어준 대가로 법관 해외파견 등을 챙겼다는 의혹에 관한 자료도 확보했다.

검찰 "박근혜에게 확인 필요한 부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일제 강제징용 민사소송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소환 가능성도 커졌다. 검찰 관계자는 "비서실장은 대통령 직무를 보좌하는 지위"라며 "(박 전 대통령에게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공개된 문건을 보면 당시 법원행정처는 삼청동 회동 후 일제 강제징용 소송을 충실히 챙겼다. 법원 내부조사단이 지난 5월 공개한 '상고법원 관련 BH 대응전략'이라는 문건에도 해당 소송이 등장한다. 법원행정처가 2015년 3월 작성한 이 문건에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최대 관심사로 '한일 우호관계 복원'을 들며 두 소송과 관련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 대하여 청구 기각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기대할 것이라고 예상"이라고 적혀 있다. 14일 검찰 관계자 역시 "이 사건에 관한 논의가 한 번만 이뤄진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중이다. 삼청동 회동에 참석한 윤병세 전 장관도 13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다만 차 전 대법관은 아직 검찰에 소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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