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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송영길(왼쪽부터)·이해찬·김진표 의원이 2일 광주문화방송 사옥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송영길(왼쪽부터)·이해찬·김진표 의원이 2일 광주문화방송 사옥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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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이 좀 붙어야 할 텐데..."

한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푸념하듯 말했다. 당권 레이스 중반.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후보 순) 후보 간 이렇다 할 이슈 경쟁이 없다는 우려였다. 13일, 당내 이러한 우려를 의식이라도 한 듯 잠잠하던 당권 무대에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전해철 지지 업은 김진표, 판세 영향은?

발단은 전날(12일) 친문 소장 그룹의 대표 격인 전해철 의원의 김진표 후보지지 선언이었다. 전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김 후보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군림하지 않는 민주적 소통의 리더십"과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 등을 강조하며 사실상 김 후보에 힘을 싣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도 당내 친문그룹 지지세를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세 후보 가운데 지지선언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최재성 의원의 이름도 꺼냈다. "이해찬 대세론은 끝났다"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는 13일 취재진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많은 의원들이 저를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라면서 "전해철, 최재성 등 당내 혁신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30~40명이 저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해철 지지선언'을 바라보는 당내 의견은 양분됐다. 당내 한 관계자는 같은 날 기자와 만나 "좋은 의도가 있다고 본다"라며 긍정적 시각을 던졌다. 그는 "오히려 전 의원의 지지선언으로 친문 패권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당이 (강한 리더십을 가진) 한 사람만 따라가는 패권 중심 정당이 아니라 (정치적) 노선에 따라 (당권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애당초 '비문 없는 친문' 경쟁으로 굳어진 전당대회가 '친노 대 친문' 간 세력 대결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나왔다. 전 의원의 지지로 친문 그룹이 분화하면서, 친노 좌장인 이 후보를 지지하는 그룹과 대결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당권주자 캠프 측 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본다"라면서 "결국 친노 대 친문의 대결이 될 텐데... 대통령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움직임에 대의원과 당원이 얼마나 따라가 줄까"라고 비판했다.

상대 후보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송영길 후보는 공개 지지선언 자체가 "모순"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종걸 후보가 컷오프 되자마자 이해찬 후보를 지지하고 전해철 의원이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김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라면서 "당과 지도부가 자기 소속 대의원과 당원을 사유화, 지배하려하지 말고 공정하게 기회를 줘야한다"라고 지적했다. 최재성 의원을 향해서는 "정당발전위원장으로서 정당 발전을 좇아 온 분이 특정 후보에 줄서는 식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1강'에 맞선 '2강' 바라기 송영길 "내가 네거티브? 할리우드 액션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추미애 대표와 함께 공명선거 실천 서약서에 서명한 뒤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 자리엔 노웅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도 함께했다. 왼쪽부터 이해찬 송영길 후보, 추미애 대표, 노웅래 선거관리위원장, 김진표 후보.
▲ 총출동한 민주당 당대표 후보들, '공명선거' 다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추미애 대표와 함께 공명선거 실천 서약서에 서명한 뒤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 자리엔 노웅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도 함께했다. 왼쪽부터 이해찬 송영길 후보, 추미애 대표, 노웅래 선거관리위원장, 김진표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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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 "이번 주말을 넘기면 1강1중1약으로 굳어질 것이다."
송영길 : "나와 이해찬 후보가 2강으로 경쟁할 것이다."

현재 당 대표 적합도 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1강' 이해찬 후보를 대하는 두 후보의 셈법은 저마다 달랐다. 김 후보는 당심 확보를 자신하며 내주께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자신했고 송 후보는 현장 분위기를 근거로 자신과 이 후보를 2강, 김 후보를 1중으로 분석했다.

다만 두 후보가 날린 견제구의 방향은 '1강'에 집중돼 있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과거 '보수 궤멸론' 발언을 비판하며 "당 지도부나 후보도 자꾸 야당을 자극하는 발언만 해서는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시급한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수궤멸이나 '수구세력이 반전을 노린다'는 말이 굳이 필요하나"라고 꼬집었다.

송 후보는 황창화 이해찬캠프 대변인이 같은 날 송 후보와 김 후보를 향해 발표한 '네거티브 공세 중단 요청' 논평에 "이미 지난 이야기로 할리우드 액션을 한다"라고 들이 받았다. 황 대변인은 특히 이 논평에서 송 후보의 '죽은 세포는 물러나고 새로운 세포가 생성 돼야 한다'는 '죽은세포론'을 언급하며 "미국의 정치 혁명을 일으켰다는 버니 샌더스는 73세라는 나이에도 젊은 정책으로 청년 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지 않았나"라고 반박한 바 있다.

송 후보는 이에 "(해당 발언은) 이 후보와 동 떨어진 문장이었다. (당에도) 신진대사가 필요하다고 비유한 것으로 (이 후보를 향한) 직접 비유가 아니다"라면서 "이 후보의 세 번의 탈당(1991년, 2008년, 2016년)을 이야기 한 것도 당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검증이 필요한) 중요한 문제다"라고 반박했다.

덧붙여 김 후보를 향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아킬레스건인 종교 문제와 보수적 성향을 언급했다. 송 후보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우리 당에 오셔서 보수 기독교인 중간 세력을 우리 지지로 묶어내고 설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라면서 "그러나 원내대표, 국회의장은 몰라도 군사 독재와 싸워온 민주당 적통으로서 당을 대표할 깃발로는 부족하다"라고 비판했다.


태그:#김진표, #전해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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