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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넘기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후 마이크를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넘기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정권은 언제까지 모든 정책에서 국민 간보기를 우선 할 거냐. 국민 여론과 비판이 커지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잘못된 버릇을 고쳐야 한다. 문재인 정권의 무능함이 여실 없이 드러났다."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보건복지부가 이 내용은 민간 자문위원회가 만든 자문안일뿐 정부 확정안이 아니라고 했다.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이 밖으로 전해져서 큰 혼란 야기한 점에 대해서 보건복지부는 분명하게 반성해야 한다. 이 문제는 지난 10년 동안 보수정권이 해결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온 게 사실이다. 국민연금 문제는 사회적 합의 통해서 차근차근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연금을 두고 공방을 주고받았다. 지난 10일, 국민연금재정계산·제도발전위원회가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2060년으로 예상되었던 연금 고갈 시점이 2057년으로 3년 앞당겨지면서, '더 내고 덜 받는' 식으로 국민연금제도가 개편될 것이라는 게 요지였다.

보건복지부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보도된 내용들은 정부안이 아니며, 정부안은 9월 말 국무회의 심의 및 대통령 승인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라면서 "민간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재정추계위원회·제도발전위원회·기금운용발전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17일 공청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의 의견 등을 수렴하여 10월 말까지 정부의 제4차 국민연금운영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12일,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관련 보건복지부 입장' 자료를 통해 "최근 재정계산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내용이 확정적인 정부안처럼 비춰지고 있다"며 "위원회 논의를 거쳐 제시되는 안들은 '정책자문안'으로 곧바로 정부 정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급히 해명했다. 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험료 인상, 수급개시 연령 연장 등은 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의 일부일 뿐, 정부안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위원회 논의를 거쳐 제시되는 정책자문안을 곧바로 정부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박 장관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급격히 악화하는 중이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국민연금 폐지', '국민연금 지급 보장', '국민·공무원·군인연금 통합' 등 국민연금 관련 청원 수백 개가 쏟아졌다. 보수야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공세를 퍼부었고, 정부여당은 지지율 하락 흐름이 가속화될까 '확정안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는 모양새이다.

한국당 "국민연금 문제 말썽, 책임지는 사람 없어"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자유한국당이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연금 문제가 말썽인데, 책임지는 분들이 눈에 잘 안 보여서 딱하다"라며 "결국 청와대가 모든 데 다 간섭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간섭을 받다보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사라진다"라며 "국정 요소요소에 앉아있는 정무직들이 자기 책임을 다하고, 기관장들이 자기 책임을 다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또한 논평을 통해 "정부의 무능과 경제실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폭탄 돌리기'식 대책이나 다름 아니다"라며 "정부는 '간보기식' 정책을 언론에 찔끔 흘려 국민 생각을 떠보려는 얄팍한 꼼수는 그만두고, 국민이 다달이 내는 피같은 연금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근본적인 개혁방향부터 제시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하여 "국민연금은 우리 국민들의 노후 생활 안전망의 최후의 보루"라며 "최소한의 공론화도 없이 무작정 더 오래 많이 내고, 더 늦게 받으라는 것은 책임있는 당국의 적절한 대책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렇게 단기간에 국민적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국회와 청와대, 정부는 물론이고 시민단체까지 함께하는 범국가차원의 협의체를 구성해서 논의해야 하며,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민주당 "정부안 최종 확정까지 시간 남아있다"
최고위 주재한 추미애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회의가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 남소연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야당이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추미애 당대표는 "정부안 최종 확정까지 많은 절차와 시간이 남아있다"라며 "국민연금 개혁과 국민부담 최소화를 기준으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모두의 노후와 미래를 부담하는 데 있어서 사회적 논의와 대타협이 필요하다"라며 "저출산 고령화 사회진입으로 국민연금 재정이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국민연금 개편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상황인 만큼, 잘못된 정보를 방치해선 안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국민연금 문제는) 함께 풀어야 하는 숙제"라면서 "지난 공무원 연금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을 때, 여야가 협의체 만들어서 해결한 전례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체 통해서 이 문제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국민연금, #민주당,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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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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