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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 대강당 앞에 내걸린 대자보.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 대강당 앞에 내걸린 대자보.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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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고 마누라가 예뻐 보이면 건망증이고, 술 안 먹고도 마누라가 예뻐 보이면 치매다" 

서울시교육청 한 과장의 초등학교 '1급 정교사 연수'(1정연수) 강의 발언이 '남녀차별' 논란을 빚고 있다. 연수장 앞에 항의 대자보가 나붙기도 했다.

"불쾌한 농담이나 부적절한 표현을 왜..."

1정연수가 끝나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 대강당 앞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힌 대자보가 붙었다.

"'술 취했을 때 마누라가 예뻐 보인다'는 식의 불쾌한 농담이나 부적절한 표현, 비하 발언을 듣지 않아도 되도록 강사들에게 강의 전 교육을 할 것을 요구합니다."

문제가 된 이 발언을 한 당사자는 이번 1정연수 협력 책임 직급자인 서울시교육청 이아무개 과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 대강당(우면관)에서 열린 '서울초등교육 정책의 이해'란 강의에서다. 이 강의엔 1정연수에 참여한 초등교사 360명 전원이 모인 상태였다.

이 강의를 직접 들은 한 교사는 "이 과장이 강의 중간에 갑자기 술과 치매 등의 말을 꺼내며 '술 취했을 때 마누라가 예뻐 보인다'는 식으로 말했다"면서 "이 말을 들은 수강생 가운데 한 명이 강하게 항의해 이 과장이 현장에서 여러 번 사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수를 들은 또 다른 교사는 "지난 1월에도 이 과장은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에서 연 복직연수에서 같은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 연수엔 '육아휴직' 등으로 학교 복직을 앞둔 200여 명의 교사가 강의를 수강했다.

또 다른 초등교사는 "교육청 관리가 초등교사들 앞에서 여성을 술자리에서나 있을 법한 농담거리로 삼은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것은 '여자는 남자에게 예뻐 보여야 한다'는 남녀 차별적 발언이고 '초등교육의 이해'라는 강좌 명에도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은 강의 전 강사들에게 보낸 유의사항 문서에서 '남녀 차별적 발언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정책강의가 하도 딱딱해서 잠을 깨라는 취지에서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다"면서 "남녀차별 의도는 전혀 없었고, 그 다음부터는 반성을 크게 하고 있으며 이런 말을 일체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교감승진 점수 따는 1정연수가 연수 과정 왜곡"

한편, 이날 붙은 같은 대자보엔 "1정연수는 '교직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것인데도 교감승진에 (점수가) 반영되도록 되어 있어 연수 과정을 왜곡시키고 있다"면서 "학생들을 줄 세우지 않는 교육을 지향한다면서 교사들은 정작 합당한 이유도 없이 줄 세우는 연수를 받고 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이 대자보를 쓴 교사는 또 "따라서 저는 1정연수를 P/F(통과/비통과)로 전환할 것과 강좌선택권을 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 관계자는 "1정연수생들의 가장 큰 불만이 상대평가에 의한 승진점수 배점"이라면서 "우리도 교육부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1정연수 평가 결과를 승진점수에 넣지 않도록 여러 차례 건의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태그:#교사 1정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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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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