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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은 중앙일보 등 일부 언론이 김경수 의원이 국회의원 시절 사용한 PC가 포맷되었다는 것을 부각해 마치 김 지사가 의도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앙일보 스스로도 보도했듯 김경수 지사의 PC가 포맷된 것은 국회의원 퇴임 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국회의 통상적 절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언론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정적인 제목을 쓰며 왜곡 보도를 남발했습니다.

방송사 저녁 종합뉴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일 오후 시점에는 포맷이 국회의 통상적 절차라는 사실이 알려졌기에 이날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는 'PC 포맷'을 굳이 주요하게 전달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MBC‧SBS‧JTBC는 '김경수 압수수색'만 보도했을 뿐, 'PC 포맷'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KBS‧TV조선‧채널A‧MBN은 1건의 리포트로 김경수 지사 PC를 다뤘습니다. 이중 채널A 보도는 중앙일보의 최초 단독보도보다 훨씬 질이 나쁜 최악의 왜곡보도입니다. '김경수 PC 영구 삭제'를 강조하는 동시에 국회에 그런 절차가 있다는 사실을 은폐했기 때문입니다.
‘김경수 비서 PC 삭제’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 내용 비교(8/2) 내용비교
 ‘김경수 비서 PC 삭제’ 관련 저녁종합뉴스 보도 내용 비교(8/2) 내용비교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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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삭제' 강조, 배경은 전달하지 않은 채널

채널A <김경수 비서 PC, 영구 삭제>(8/2 안보겸 기자 https://bit.ly/2ABbYvL)는 중앙일보와 마찬가지로 '김경수 PC 영구 삭제'를 제목으로 뽑아 왜곡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보도가 시작되자 김승련 앵커는 "오늘 압수수색에선 의미 있는 증거가 나왔을까요?"묻더니 "김 지사가 국회의원 재직 시절 비서가 사용한 컴퓨터는 저장된 자료가 모두 폐기돼 복구 불가능 상태인 것"이라고 자문자답했습니다.

이어 안보겸 기자도 "컴퓨터는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하는 '영구 포맷'을 거친 것"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라고 강조했고 보도 내내 <김경수 PC 복구 불가>, <김경수 전직 비서 컴퓨터 영구 포맷> 등 '복구 불가' '영구 포맷'만을 강조한 자막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포맷'이 국회의 통상적 절차라는 중요한 사실은 단 한 마디도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김경수 PC 복구 불가’만 강조한 채널A(8/2)
 ‘김경수 PC 복구 불가’만 강조한 채널A(8/2)
ⓒ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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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채널A는 다른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김 지사는 오늘 하루 휴가를 낸 상태"였는데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한 조치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는 겁니다. 다만 채널A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려고 휴가를 냈다"는 김경수 지사의 반론을 보장하기는 했습니다. 이후 채널A는 "이제 갓 1개월 남짓된 사무실을 왜 뒤져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면서 김 지사가 특검에 상당한 불만을 가진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하드디스크 삭제 배경' 설명하지 않은 방송사는 채널A뿐

하드디스크 포맷이 국회 내부 규정에 의한 통상 절차인 점은 '김경수 PC 삭제'를 굳이 보도하고자 했다면 반드시 언급했어야 하는 핵심적인 배경입니다. 이를 누락하면 시청자는 당연히 '김경수 지사의 증거 인멸 시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같은 날 타 매체에서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채널A만 이를 누락하여 심각한 왜곡을 저지른 셈이 됐습니다. 채널A와 달리 '김경수 PC'를 언급한 KBS‧TV조선‧MBN은 'PC 포맷'의 이유가 국회 절차임을 전달했습니다.

KBS <전방위 압수수색…이르면 주말 소환>(8/2 이승재 기자 https://bit.ly/2vxAub8)의 경우 제목에서는 아예 PC를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PC 포맷'은 저녁종합뉴스에서 주요하게 다룰만한 이슈가 아니었던 겁니다. KBS는 "김 지사와 보좌진의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관련 규정에 따라 삭제되거나 교체됐다"고 전했고 TV조선, MBN도 같은 내용의 국회 관계자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김경수 지사 SNS 글도 일부만 발췌한 채널A

이렇게 'PC 포맷'을 왜곡한 채널A는 김경수 지사의 특검 관련 입장에서도 왜곡을 범했습니다. 채널A는 "이제 갓 1개월 남짓된 사무실을 왜 뒤져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는데요. 이는 2일 김 지사의 SNS글을 인용한 것인데 채널A는 스스로 표현한 '불쾌감'에 부합하는 내용만 취사선택하여 발췌했습니다.

실제 김경수 지사의 글을 "이제 갓 1개월 남짓된 도청 사무실과 비서실까지 왜 뒤져야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긴 어렵지만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채널A는 특검에 협조하겠다는 내용을 잘라내 버리고 '김 지사가 특검에 불만이다'라는 내용에 적당한 내용만 보도한 겁니다. 이 역시 시청자의 오해를 야기하는 왜곡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김경수,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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