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고비에 직면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야구 대표팀은 오는 10일까지 부상 선수를 최종 교체한다. 7일 오전 선동열 감독은 KBO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회 개막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선동열 감독의 결단에 야구 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 6월 최종엔트리 발표 이후 끊임없는 논란에 시달렸다. 역대 아시안게임 때마다 반복된 '병역미필자 안배'에 대한 비판 여론 때문. 사실상 이번 대회 출전을 노리고 노골적으로 입대를 미뤘던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의 승선이 결정적이었다. 최종 엔트리 발표 이후 적지 않은 선수들이 부진에 시달리는 점 역시 논란에 부채질을 가했다. 오죽하면 "한국 야구의 은메달을 기원합니다"라고 웃지 못할 농담을 하는 팬들도 생겨날까.

부상으로 빠진 최정-박건우 대체할 선수는?


결국 선동열 감독은 다시 한 번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대표팀은 현재 부상으로 KBO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거나,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판단 아래 정상적인 기량 발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몇몇 선수를 교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선수 교체는 지난 4월 제출했던 예비엔트리(109명) 안에서 가능하다. 야구 대표팀은 18일 국내 훈련 소집 전 부상 선수 교체를 마무리하고 오는 23일 출국할 예정이다.

현재로서 교체가 유력한 선수는 3루수 최정(SK)과 외야수 박건우(두산), 내야수 박민우(NC ), 투수 차우찬(LG) 등이다. 이들은 최근 부상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중 차우찬과 박민우는 현재 경기에 출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허벅지를 다친 최정과 옆구리 부상이 있는 박건우는 회복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교체가 확실시된다.

3루수이자 4번 타자가 유력했던 최정을 대신할 선수로는 이원석(삼성), 황재균(kt), 허경민(두산) 등이 있다. 방망이가 가장 출중한 황재균은 최정의 장타력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어 보인다. 허경민은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수비력이 세 선수 중 가장 뛰어나다. 또한 3루수 이외에도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원석은 두 선수에 비하여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개인 커리어 하이시즌을 보내고 있을 만큼 최근 컨디션은 가장 좋다.

'극심한 부진' 차우찬도 교체될까

중견수인 박건우를 대체할 선수로는 이정후(넥센)와 나성범(NC), 민병헌(롯데)을 꼽을 수 있다. 박건우가 선동열호 외야수 중 유일한 우타 자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대체자로 민병헌이 가장 무난한 선택지로 보인다. 하지만 물오른 활약을 보이고 있는 이정후가 변수다. 이종범 코치의 친아들로도 유명한 이정후는 지난 최종 엔트리 발표때도 외야수 자리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경합했으나 좌타위주로 편중된 야수진의 불균형 때문에 아쉽게 밀려났다. 부상 복귀 이후 4할대에 가까운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이정후는 시즌 타율도 .343으로 대표팀 외야 자원 중 가장 뛰어나다.

극심한 부진에 빠진 차우찬의 교체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양현종(기아)에 이어 대표팀의 2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차우찬은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7승 9패 평균 자책점 6.56을 기록하며 부진에 빠져있다. 차우찬은 7월 이후 5차례 등판에서도 승리없이 4패 평균 자책점 14.51을 기록했다. 최근 고관절 통증으로 열흘을 쉰 차우찬이 아시안게임까지 어느 정도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여러모로 지난 6월 최종 엔트리 발표 때보다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대표팀에는 오히려 지금의 위기가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교체 후보로 꼽히는 선수들이 지금으로서는 태극마크에 더 어울리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사실이기 때문.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대표팀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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