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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BMW차량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BMW차량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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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일련의 화재로 인해 국민과 정부 당국에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려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독일 수입차 브랜드인 베엠베(BMW) 코리아의 김효준 회장이 6일 최근 잇따라 발생한 차량 화재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올해들어 BMW 차량에서만 30건이 넘는 화재가 이어지는 동안 김 회장이 공식적인 자리에 나서 사과를 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10만대가 넘는 대규모 리콜 발표 과정에도 김 회장의 사과는 없었다.

BMW코리아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의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연이은 520d 차량 화재에 대한 원인과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견은 BMW 차량 화재 사건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뒤늦게 고개숙인 김효준 회장 "운전자, 국민과 정부당국에 불안 끼쳐 사과"

김 회장은 무엇보다 자신의 차량에서 불이 붙는 사고를 겪은 운전자들에게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가장 먼저 이번 화재 사고를 겪으신 사고 당사자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화재 사고에 대해 독일의 BMW 그룹 본사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태 진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본사에서도 이번 사안을 마음 무겁게 다루고 있다"면서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든 경영진들이 매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독일 BMW 그룹의 요한 에벤비클러 품질 관리 부문 수석 부사장. 피터 네피셔 디젤 엔진 개발 총괄 책임자, 글렌 슈미트 기업 커뮤니케이션 총괄 책임자, 게르하르트 뷀레 글로벌 리콜 담당 책임자도 참석해 화재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에 대해 직접 답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한 화재를 보다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지난 주말 한국을 찾았다. 이들과 함께 BMW 그룹 내의 차량 화재 전문가로 구성된 다국적 프로젝트 팀도 함께 국내에 들어와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독일 본사 임원 "차에 불이 나려면 4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 부사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BMW차량 화재 관련 원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 부사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BMW차량 화재 관련 원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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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수석 부사장이 밝힌 화재의 원인은, 지금껏 알려진 바와 같이 이지알(EGR, 배출가스재순환장치) 모듈의 결함이다. 그는 비(B) 47과 엔(N) 47 엔진에 적용되는 EGR 모듈의 조감도와 다이어그램을 회견장에서 보여주면서, 화재 원인을 설명했다.

회사 쪽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은 EGR의 바이패스(우회로) 밸브다. 엔진의 연소실에서 나온 고온의 배출가스가 EGR의 쿨러를 거치지 않고, 바이패스를 통해 곧바로 흡기다기관을 통해 엔진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EGR 밸브와 흡기다기관에 쌓인 침전물에 불꽃이 일고, 화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요한 부사장은 또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더라도 화재로 이어지려면 4가지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EGR 쿨러에 냉각수가 새고 있어야 하며 하며 둘째는 누적 주행거리가 길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세번째로 장시간 주행을 진행한 상태여야 하며 마지막으로 바이패스 밸브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화재는 주행중에만 나타나며, 불이 붙기 직전에 운전자들은 비슷한 현상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행 중에 계기판에 구동장치이상 등의 경고가 뜨고, 차량의 출력 저하가 나타난다"면서 "실내로 연기가 유입되거나 운전자가 타는 냄새를 맡게 되는 경우 즉시 속도를 늦추고, 안전한 곳에 차량을 주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EGR 모듈의 작동을 위한 소프트웨어 결함 지적에 대해, 그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고 부인했다. 요한 수석 부사장은 "이번 화재의 원인은 하드웨어적인 이슈지,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련의 화재 사고들이 한국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요한 부사장은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EGR 시스템을 사용하며 관련 사건들 살펴봤을 때 통계적으로 전세계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 건수는 한국에서 일어난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회사 쪽에 따르면 유럽에서 EGR 모듈의 결함과 원인 미상으로 차량에 불이 붙은 경우는 0.12%이며 한국은 0.10%다. 이는 디젤 전체 판매 차량 대비 발생한 수치를 비교한 것이며 국내와 같은 이유로 유럽 시장에서도 다음주 중으로 리콜이 실시된다.

김 회장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신속한 긴급 안전진단 서비스와 리콜 실시를 통해 사고 위험성을 낮추고,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객분들께 걱정과 우려를 끼쳐 드리고, 고객이 아닌 분들께도 사회적으로 이슈를 만들어 드린 것에 대해 BMW 코리아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특단의 조치를 통해 상실된 이미지와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것"라고 전했다.

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BMW차량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사과 발표를 하고 있다.
 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BMW차량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사과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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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BMW, #520D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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