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돌풍을 일으켰던 한화 이글스가 힘겨운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후반기 17경기에서 7승 10패 승률 0.412로 넥센 히어로즈와 함께 리그 승률 공동 8위다. 전반기를 2위로 마쳤던 한화였지만 6일 현재 2위를 SK 와이번스에 내준 채 2경기차로 뒤진 3위로 내려앉았다.

후반기 한화가 부진한 원인 중 하나는 마무리 정우람의 부진이다. 그는 올 시즌 42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 중이다. 블론 세이브는 3개에 불과하다. 정우람은 세이브 공동 2위를 기록 중인 함덕주(두산)와 정찬헌(LG)의 21세이브에 비해 9세이브를 앞서 사실상 세이브왕을 예약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개의 세이브만 추가하면 SK 시절이었던 2012시즌의 30세이브를 넘어 31세이브로 한 시즌 개인 최다 세이브를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정우람의 행보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5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서 그는 3패째를 기록했다. 8-8 동점이던 9회초 시작과 함께 등판한 정우람은 1사 후 스크럭스에 6구 끝에 볼넷을 내줘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어 박석민에 초구를 던지다 좌월 2점 결승 홈런을 얻어맞았다. 포수 지성준은 몸쪽을 요구했으나 정우람의 142km/h의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린 탓이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였다.


정우람이 초구를 던지기 직전 박석민이 박기택 주심에 요구했던 타임이 받아들여져 정우람의 집중력이 다소 흔들린 탓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이날 초반 5-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난타전 끝에 8-10 재역전패를 당해 최하위 NC와의 홈 2연전을 모두 잃었다.

전반기 정우람은 '불패의 마무리'였다. 36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1.30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92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는 0.492에 불과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6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0.13으로 크게 부진하다. 피안타율은 0.391 피OPS는 1.270에 달한다. 전반기에 34.2이닝 동안 단 1개에 그쳤던 피홈런은 후반기 5.1이닝 동안 3개나 된다. 구위 저하에 대한 우려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마무리 투수는 시즌 내내 한결 같은 모습이 요구된다. 하지만 정우람도 이제는 만 33세의 베테랑이다. 그보다 세 살 더 많은 만 36세의 손승락을 제외하면 올 시즌 풀타임 마무리 투수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한 가지 더 우려스러운 점은 정우람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승선했다는 점이다. 오는 17일부터 9월 3일까지 KBO리그는 18일간의 휴식기를 갖지만 정우람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세이브왕을 예약한 마무리 투수답게 정우람은 대표팀의 최후의 보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안게임이 정우람의 부진 탈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규 시즌 개막에 앞서 최하위권으로 지목된 한화의 현재 순위 3위는 분명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하지만 2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기간이 길었던 만큼 3위 이하로 시즌을 마감할 경우 기쁨 보다는 아쉬움이 앞설 수 있다. 최근 흔들리는 정우람이 철벽과도 같았던 전반기 면모를 되찾아 한화의 2위 탈환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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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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