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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보는 사람들에게 섬은 꿈이다. 그리고 미래이기도 하다. 새들에게 마지막 보루 같은 곳이 섬인 것을 알기에 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바다를 건너 이동하는 새들에게 섬은 휴식처이며 먹이터가 된다. 바다를 종단하면서 에너지가 떨어질 경우 보충하지 못하면 죽기 때문에 새들에게 섬은 무척 중요한 지역이다. 섬을 제대로 경유하지 못할 경우 죽음을 맏이해야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섬은 이동시기에 새들의 천국이 된다. 봄과 가을 새를 보기위해 섬을 들어가는 탐조인들은 그래서 꽤 많다. 필자 역시 봄과 가을 새들을 보기위해 섬을 꾸준히 다녀왔고, 현재도 다니고 있다. 이렇게 많은 섬들 중에서 나에게 가장 많은 새들을 보여준 섬은 흑산도이다. 그래서 나게에 흑산도는 꿈이다.

1996년 가을 처음 흑산도를 찾았다. 탐조를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단둘이 찾아간 흑산도에서 3일간 90종의 새를 만났다. 3일간 90종을 보는 느낌을 새를 보는 사람들은 안다. 이정도의 새를 만날 수 있는 것은 행운 아니 기적에 가깝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새가 약 550여 정도인데 3일 만에 20% 가까이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흑산도 공항 건설 계획도 .
▲ 흑산도 공항 건설 계획도 .
ⓒ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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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적의 섬에 공항을 만들겠다고 야단이다. 20일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한 흑산도공항은 재심의로 연기되었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심의가 아닌 감사를 진행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환경부와 소속 검토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립환경과학원, 국립생태원,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는 지난 2015년 3월 국토교통부가 제출 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입지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각각 제출한 바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심의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항의 설계도면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섬 전체가 공항이 되는 계획에 가까워 보인다. 이렇게 되면 흑산도를 찾았던 새들은 이제 갈 곳이 없다. 새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철새연구센터가 세워진 곳이기도 하다. 새들과 공존해야 하는 섬인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새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항공기와 버드스트라이크를 걱정하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공항에서는 활주로에서 총을 이용해 새들을 잡고 있다. 흑산도에서도 이런 풍경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내륙지역에서는 관찰이거의 불가능한 검은바람까마귀. 2012년 흑산도에서 만난 검은바람까마귀의 모습
▲ 내륙지역에서는 관찰이거의 불가능한 검은바람까마귀. 2012년 흑산도에서 만난 검은바람까마귀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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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도에 찾아오는 철새들은 봄과 가을철 섬에서 영양을 보충하고 떠나는 나그네새들이 대부분이다. 흑산도에 공항을 만드는 것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휴게소 없이 주행하라는 것과 다름 아니다. 사람도 장거리 이동시 휴식을 취하는데 새들에게 이런 휴식을 없애버리는 것이 흑산도 공항 건설이다.

그깟 새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게다. 하지만 새들이 없는 곳에서 사람도 살 수 없다. 종의 멸종은 반드시 인과 관계로 다른 생명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15분에 한종씩 멸종하고 있는 현재 이 속도를 늦추는 것이 사람들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흑산도 공항은 이런 멸종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게 자명한 사업이다.

흑산도 공항 예정지는 새들의 서식처 이전에 국립공원이다. 국리공원은 야생동식물 삶의 터전이며, 자연, 문화 경관이 존재하는 곳이다.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무모하게 공항을 추진하는 것은 오만이며 독선에 불과하다.

경제적 타당성과 생태적 타당성은 이미 여러 곳에서 문제제기 있었다. 타당성 뿐만 아니라 철새들의 멸종을 가중시킬 흑산도 공항 사업은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국책 사업이라는 미명 하에 경제성과 환경성 없는 사업을 강행하여 새들의 무덤으로 흑산도를 만드는 일이 없기를 간곡히 바란다.

나는 흑산도에 비행기를 타고 들어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비행기를 타고 가봐야 볼것이 없는데 무엇하러 가겠는가? 현재 운영중인 쾌속선으로도 흑산도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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