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들이 이끄는 삼성의 최종 순위는 과연 어디일까?

삼성 라이온즈는 2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10차전에서 3-2로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위닝 시리즈를 확보, 전반기가 끝나기 직전 롯데전 스윕을 시작으로 계속되는 연속 위닝 시리즈 행진을 5로 늘렸으며 5위 넥센 히어로즈와는 승차 없는 6위에 위치했다.

팬들이 더욱 반가운 것은 삼성이 오랜 만에 보여주는 여름 강세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루며 왕조를 이루었던 당시, 5~8월까지 210승 8무 126패 승률 .625로 항상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반면 지난 2년간은 같은 기간, 승률 .439에 그치며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시즌은 5월부터 7월 28일까지 36승 2무 32패를 기록, 과거의 강했던 면모를 다시 회복하고 있다.

전반기 내내 이어지던 접전상황에서의 무기력함이 사라졌다. 승부처 곳곳에서 승리를 이끄는 플레이가 나오며 하위권에 처져있던 삼성을 치열한 중위권 싸움 태풍의 눈으로 만들었다. 과연 무엇이 삼성을 다시 여름 강자로 만들었을까. 그 중심에는 과거 영광의 시대를 이끌었던 베테랑 3인방이 존재한다.

안정감을 되찾은 윤성환,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다

삼성 선발투수진의 최고참 윤성환 21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삼성 선발 투수 윤성환이 역투하고 있다.

▲ 삼성 선발투수진의 최고참 윤성환 21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삼성 선발 투수 윤성환이 역투하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삼성 투수 통산 최다승(125승)을 기록중인 '황태자' 윤성환은 전반기 최악의 성적을 올렸다.(3승 7패 평균 자책점 7.65) 3월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지만 예전 같지 않은 구위로 난타를 당하며 5월 29일에는 결국 2군에 내려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랬던 윤성환이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8일,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과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8피안타 2사사구 3삼진 1실점으로 호투, 승리를 챙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21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6이닝 5피안타 7삼진 무실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27일 KIA 전에서는 5이닝을 버티지 못했지만 실점했던 이닝(1회 4실점, 5회 2실점)을 제외하면 남은 3번의 이닝은 2번의 삼자범퇴를 비롯, 깔끔한 피칭을 선보였다.

공교롭게도 윤성환이 부활의 기미를 보이자 삼성의 선발진도 안정감을 찾았다. 특히 윤성환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특급 신인' 양창섭은 윤성환에게 항상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 선발 투수진의 최고참인 윤성환이 여러면에서 다른 선발 투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사자의 야성미를 깨운 '끝내주는 남자' 박한이

'끝내주는 남자' 박한이 22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박한이가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 '끝내주는 남자' 박한이 22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박한이가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 삼성은 승리에 치명적인 장애가 되는 징크스 2개가 있었다. 바로 만루에서 필요한 점수를 내지 못한다는 것과 단 한 차례도 끝내기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20일까지 삼성의 만루시 타율은 .242에 그쳤으며 홈구장인 라이온즈파크에서 끝내기 환호성은 단 한번도 들을 수 없었다.

이러한 징크스를 '꾸준함의 대명사' 박한이가 풀었다. 박한이는 21일 한화전,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적시타를 터트리며 지긋지긋했던 만루 징크스를 품과 동시에 팀에 첫 끝내기 승리를 선사했다. 기세는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4대4로 맞선 9회말 무사 1, 2루에서 리그 최다 세이브를 기록 중인 정우람을 상대로 좌측 방면에 큼지막한 2루타를 터트리며 이틀 연속 끝내기의 주인공이 됐다.

베테랑의 활약에 후배들도 응답했다. 삼성은 27일 펼쳐진 대구 KIA 전에서 시즌 첫 연장전 승리를 거뒀다. 11회초 먼저 2점을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말 공격에서 김성훈, 구자욱이 끈질긴 승부 끝에 각각 적시타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동점을 만들었으며 흔들린 문경찬에게 끝내기 보크를 얻어내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팀에 대한 공헌과 헌신을 떠올리게 한 권오준의 역투

 28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승리의 주역이 된 삼성 권오준

28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승리의 주역이 된 삼성 권오준 ⓒ 삼성 라이온즈


전날 필승조를 모두 소모한 연장 승부로 불펜진의 전개가 힘들었던 28일 KIA전에선 권오준의 역투가 빛났다. 팀이 3-2 한 점차로 앞선 8회, 2사 1, 3루의 위기상황에서 등판한 권오준은 나지완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어진 만루상황에서 정성훈을 4구 승부 끝에 140km의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했다.

9회에도 등판한 권오준은 두 명의 주자에게 출루를 허용했지만 이명기와 최원준, 안치홍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자신의 전매특허인 어퍼컷 세레머니를 펼치며 포효한 권오준은 2010년 6월 12일 대구 넥센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한 이후 2968일만에 값진 세이브를 올렸다.

권오준의 이날 역투는 팀에 대한 그의 공헌과 헌신을 떠올리게 했다. 권오준은 2005~2006시즌 돌부처 오승환과 함께 KO펀치를 구성, 리그 2연패를 이끌었으며 통합 4연패와 정규리그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왕조 시기, 혹사로 인한 세 번의 팔꿈치 수술에도 불구, 투수진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묵묵하고 훌륭히 수행해냈다. 권오준의 이러한 헌신은 팀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베테랑들의 활약,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삼성

베테랑은 팀에서 중요한 위치를 맡는다.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불러 일으키는 것은 기본이고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슬기롭게 극복,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존재다.

현재 삼성의 가장 큰 강점은 신구조화가 잘 이루어진 팀이라는 점이다.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발투수진과 불펜진 그리고 타선에 자리잡은 베테랑 3인방은 각자의 위치에서 중심을 잡으며 팀을 이끌고 있다. 어려울 때 나오는 베테랑들의 분투에 응답하기라도 하듯 젊은 선수들도 전혀 뒤지지 않는 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삼성에 여름 본능을 일깨운 이 선수들의 공통점은 과거 왕조시절, 가을에 맹활약 했던 선수들이라는 것이다. 과연 팀에 여름 본능을 일깨운 것처럼 베테랑들이 후배들에게 '가을 DNA'까지 이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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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 윤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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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전문기자를 꿈꾸는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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