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자배구 대표팀 '1군 주전' 선수들... 2018 네이션스 리그

이란 남자배구 대표팀 '1군 주전' 선수들... 2018 네이션스 리그 ⓒ 국제배구연맹


한국 남자배구에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추락하는 위상을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단순히 병역 면제 혜택을 받고자 하는 차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남자배구에게 그런 생각 자체가 사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예선전과 올해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에서 보여준 참담한 결과들로 인해 올 시즌 V리그 흥행에도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여자배구가 국제대회 선전으로 배구 인기를 끌어올려도 남자배구가 계속 추락하면 배구 전체 인기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남녀 배구가 함께 발맞춰 가야 한다. 더군다나 남자배구는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올해는 더 이상 국제대회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배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이란 남자배구가 당초 방침을 갑자기 바꿔서 아시안게임에도 1군 주전들을 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로인해 한국 남자배구의 금메달 목표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이란은 남자배구에서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강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해외 매체는 이란 남자배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기 위해 테헤란 스포츠 센터에서 훈련 중인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이란 남자배구 1군 주전들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라이트 가포르(28세·202cm), 카제미(21세·205cm), 레프트 가에미(30세·197cm), 에바디포르(26세·196cm) 등 이란의 주 공격수들이 모두 포함됐다. 센터는 세예드 무사비(32세·203cm), 파에지(28세·204cm), 세터도 마루프(34세·189cm) 등 핵심 주전들이 현재 아시안게임을 위해 맹훈련 중이다. 다만, 마루프는 최근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해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돌변 이유, 1-2군 감독 갈등+이란 정부 요청


이란도 당초에는 중국·일본과 마찬가지로 세계선수권에 1군 주전이 출전하고, 아시안게임에는 2군을 파견하기로 방침을 정했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불과 일주일 만에 세계선수권이 열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시안게임을 포기하고 세계선수권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8월 18일에서 9월 2일까지 열린다. 남자배구 세계선수권은 9월 9일부터 30일까지 이탈리아와 불가리에서 개최된다. 여자배구 세계선수권은 9월 29일에서 10월 20일까지 일본에서 펼쳐진다. 한국은 여자 대표팀만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당초 이러한 일정은 한국 남자배구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목표 달성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이란·중국·일본은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획득했고, 한국은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다른 아시아 강호들이 세계선수권 일정 때문에 2군을 출전시킬 경우, 1군 주전이 출전하는 한국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강 이란이 1군 출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은 또다시 돌변했다.

이란 배구협회가 갑자기 방침을 바꾼 이유는 대표팀 1군-2군 감독 사이의 갈등과 이란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요청이 겹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사정에 밝은 몇몇 국내 프로구단 감독들이 직접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당초 이란은 세계선수권에는 1군 대표팀, 아시안게임에는 2군 대표팀을 따로 구성해서 출전할 방침이었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2군 감독이 1군 선수 5~6명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하자, 1군 대표팀 감독이 이를 강력히 반대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결국 이란 배구협회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모두 1군 대표팀이 출전하라고 결정을 내렸다.

또한 이란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측에서도 배구협회에 '이란이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이 너무 적다'며 1군 주전을 출전시켜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일본,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1군 주전 제외'


또 다른 아시아 강호인 중국과 일본은 당초 방침대로 아시안게임에 1군 주전 선수를 대부분 제외하고, 2군 멤버를 출전시키기로 확정했다.

중국은 지난 25일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남자배구 대표팀 엔트리 14명 명단을 공표했다. 중국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을 살펴보면, 지난 5~6월에 열린 2018 네이션스 리그에서 맹활약했던 주전들이 모두 빠졌다.

네이션스 리그 득점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던 라이트 장촨(25세·205cm)을 비롯해, 레프트 장징인(20세·207cm), 류리빈(22세·197cm), 지다오솨이(27세·194cm) 등 주 공격수들이  제외됐다. 센터도 라오수한(23세·205cm), 먀오롼퉁(24세·205cm), 천룽하이(28세·200cm) 3인방이 빠졌고, 세터와 리베로도 네이션스 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대부분 제외됐다.

대신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네이션스 리그에서 경기 출전이 적었던 선수, 과거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선수, 장신 유망주 등을 포함해 2군으로 구성했다. 대표적으로 레프트 장천(34세·200cm), 중웨이쥔(30세·200cm), 라이트 왕징이(21세·202cm), 센터 리루이(28세·207cm), 장저자(24세·207cm), 펑스쿤(19세·211cm), 세터 리룬밍(28세·198cm) 등이 포함됐다. 비록 2군이지만, 경험과 패기를 조합한 장신 군단임을 감안할 때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다.

일본 배구협회도 지난 9일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남녀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일본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여자배구는 1군 주전, 남자배구는 2군을 출전시킨다.

그에 따라 남자배구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1군 주전 멤버들이 전원 제외됐다. 대신 고교 3학년 사토(19세·204cm), 대학 2학년 추주키(21세·194cm) 등 어린 유망주가 상당수 포함됐다.

아시아 강호들이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명단을 확정함에 따라 한국 남자배구의 금메달 전략도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게 됐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 대진표가 한국 남자배구에게 매우 곤혹스러운 측면이 발견되면서 더욱 치밀한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다음 편에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대진표에 대한 상세 분석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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