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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고 단언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족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1인 가구 맞춤형 플랜을 제공하는 재테크 상품도 늘어나고 있는데, 그 전에 먼저 스스로 어떻게 돈 관리를 할지 아는 게 중요하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1인 가구 돈 관리>는 혼족이 빠르게 돈을 불리는 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제목에서 읽을 수 있는 '돈 관리'라는 말처럼, 책을 읽을 혼족 독자가 어떻게 돈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지 말하는 책이다. 처음 제목만 읽었을 때는 재테크 도서보다 자기계발서라는 느낌이 강했다.

실제로 <1인 가구 돈 관리>에서 저자가 말하는 1인 가구로 살면서 찾아낸 돈 관리 노하우에 일발 역전의 한 수는 없었다. 저자는 남들보다 지출이 많고 저축도 어려운 1인 가구의 실태를 말한다. 돈을 모아야 할 이유가 훨씬 더 많은 1인 가구이기에 돈을 잘 쓰고 잘 모으는 습관을 강조한다.

인터넷에서 가끔 '얼마 만에 OO 만큼 모았어요!' 하고 자랑하는 글을 보면 저도 모르게 비결이 궁금해서 읽어보곤 합니다. 그런데 돈 좀 모았다는 20~30대의 사람들은 대부분 부모님 밑에서 살더군요. 그러니 월급에서 용돈 제하고 나머지를 몽땅 저축할 수 있는 거겠죠. 솔직히 장난하나 싶습니다. 혼자서 방세, 생활비를 감당하고 남은 돈에서 용돈도 써야 하는 1인 가구에서 그런 저축법은 불가능하죠. 같은 맥락에서 '사회 초년생이라면 월급의 00%는 저축해라!' 이런 재테크 조언도 1인 가구에게는 뭣도 모르고 하는 소리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축하고 나면 방세도 못내기 십상이라고요. (본문 16)

시작부터 읽을 수 있는 저자의 따끔한 일침은 상당히 임팩트가 강했다. 그동안 재테크 도서에서 말하는 노하우도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사소한 자투리 돈을 모으는 습관을 들이더라도 재테크 도서의 저자처럼 몇 년 만에 억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할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했다. 그에 반해 <1인 가구 돈 관리>는 재테크의 허영심을 좇는 게 아니라 딱 제목 그대로 1인 가구 돈 관리법을 말하면서 지금 당장 1인 가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한다.

 1인 가구 돈 관리, 위즈덤 하우스
 1인 가구 돈 관리, 위즈덤 하우스
ⓒ 노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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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돈 관리>의 첫 장은 '1인 1가구의 지갑 사정'이라는 제목이다. 첫 장에서 저자는 '1인 가구 돈 관리의 핵심은 지출 관리'라고 말한다. 지출 관리, 즉, 돈 관리의 기본 원칙은 내가 벌어들이는 돈이 내가 쓰는 돈보다 많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서 '수입-지출 > 0'이 되도록 하는 거다.

'수입-지출'을 플러스로 만들고 남은 돈을 모아 키우는 것이 지출 관리의 핵심이자 돈 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요즘처럼 가계부채가 계속해 올라가는 시점에서 어려운 과제로 보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 사회는 빚 없이 사는 사람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빚을 지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를 위한 대출금 혹은 작은 집이라도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금을 제외하고서 우리는 '수입-지출'이 플러스가 되도록 소비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저자는 빚이 있으면 일단 빚을 갚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빚 갚는 데에 돈을 쓰더라도 저축을 아예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빚을 지고 있을 때 주의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빚을 갚는 것에 집중하느라 저축을 전혀 안 하는 건데요. 빚 갚는 것이 최우선이긴 하지만 여분의 현금이 없으면 유사시에 대처가 안 되어 또 다른 빚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달 수입에서 생활비를 제하고 저축 가능한 액수의 80%는 빚 갚는 데에 쓰고 20%는 따로 저금해서 비상금으로 만들어두도록 합시다. 저축을 아예 놓아버려서는 안 됩니다.' (본문 42)

조금만 생각해보면 저자의 의견이 타당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빚을 갚은 사람 중에서는 소득이 적어 쪼갤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이때는 전문가가 보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요소가 많은데도, '이건 어쩔 수 없는 비용이야'라며 소비를 위한 소비를 했던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자신이 가장 잘 쓴 돈은 자신을 위한 아이템과 교육이라고 말한다. 가장 못 쓴 돈은 운동 레슨을 다니기 위해 PT를 끊었거나 필요 이상의 화장품을 산 일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너무 소소해 보이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정리해서 불필요한 걸 줄여나가는 게 돈 관리인 거다.

혼족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돈 관리법을 너무나 간단명료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다. 누구나 실철할 수 있는 돈 관리 습관에 대한 이야기도 다른 재테크 도서와 달리 일부러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저자의 경험을 말하며 설명하고 있다.

제 경우 스트레스로 홧김에 무언가를 지르고 기뻐할 때 그 뒤에 내 지갑 속 돈을 노리는 기업의 온갖 마케팅 수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광고를 멀리하자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어하는 내 절박함을 기업이 이윤을 만들 기회로 여기고 밝은 조명과 화려한 이미지로 버무린 광고를 들이밀며 나에게 "자, 자, 어서 이걸 사고 행복해져봐요"라고 하는 거구나 싶어지자 소비 욕구가 싹 사라지더군요. 요즘은 광고를 보게 되면 그 광고를 기획했을 마케팅팀이 회의실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그러니까 사세요~"라며 환호하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소비 욕구를 줄이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본문 71)

어떻게 보면 살짝 유치해 보여도, 하나도 틀린 게 없는 말이다. 애초에 광고는 소비자가 기업이 자사의 작품을 사용하면 '이런 부분이 편리해져서 더 행복해질 수 있어요'라고 소비자가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이런 광고에 낚여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비 습관을 다잡기 위해서는 이런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충동구매를 줄여나가면 자연스레 '수입- 지출'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도록 하는 한 계단에 성큼 올라설 수 있다. 이 이외에도 <1인 가구 돈 관리>에서는 '새는 돈 없애고 푼돈 아끼는 요령'을 비롯해 생활비 절약을 위한 요령을 말한다.

물론, 책 제목이 '돈 관리법'인 만큼 단순히 생활비 절약을 위한 요령만 다루지 않는다.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반드시 배워야 할 가계부 작성법'과 '목적별 통장과 카드 만들기' 등의 분야도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소개하고 싶은 부분을 짧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 가계부 쓰는 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대안, 달력 가계부
'탁상 달력 하나를 정해서 돈 안 쓴 날에는 스티커를 붙이거나 스탬프를 찍어서 표시하세요. 돈을 쓴 날에는 돈 쓴 항목 이름만 적거나, 쓴 돈의 총액만 적거나 정 귀찮으면 아무것도 안 적거나 편할 대로 하시면 됩니다. 항목 이름을 적을 경우 월말에 반성회를 갖고 쓰지 않아도 됐던 것들을 체크하세요. 금액으로 표기한 경우 합산해서 그달에 얼마를 썼는지 파악합니다. 이 달력 가계부는 지출 현황 파악보다 돈을 아예 안 쓰는 날의 수를 늘려나가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출 파악도 어느 정도 하면서 소비를 참는 습관도 들일 수 있는 방법이죠. 예뻐서 사뒀는지 쓸 데가 없어서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스티커나 스탬프를 활용해서 돈 안쓰고 넘어간 날을 늘려나가 보세요. 어린 시절 받았던 '참 잘했어요' 스탬프처럼 돈 안 쓴 날이 뿌듯하게 느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돈 안 쓴 날이 늘어날수록 지출은 자연히 줄어들 거예요.' (본문 156)

가계부를 매일 적는 일이 어려우면 저자가 말한 대로 달력 가계부를 실천해보자. 누구나 책상 앞에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탁상 달력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볼펜으로 표시하는 일마저 귀찮다면 돈 관리는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초보 혼족이 잘 살기 위해서는 사소한 노력과 관리가 바로 미래를 위한 투자다.

책 <1인 가구 돈 관리법> 마지막 네 장은 '꼭 알아야 할 금융 상식', '투자를 하고 싶다면', '신비로운 보험의 세계', '경제적 위기 시 대처요령'이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어설프게 알거나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경제 공부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였다. 그 대표적인 재테크 도서에서 항상 말하는 '체크카드 vs 신용카드'라는 공통된 주제다. 아래에서 <1인 가구 돈 관리>의 저자가 말하는, 잘 모를 수도 있는 기본 상식을 짧게 읽어보자.

- 신용카드를 쓰면 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다?
체크카드를 꾸준히 써도 신용등급은 높일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로 진짜 신용등급을 높이고 싶으면 카드 대금을 결제일 전에 미리미리 갚아주는 게 좋은데 보통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신용등급을 높인다는 핑계로 신용카드를 쓰는 일이 많아요. 자칫 카드 대금이 밀릴 경우 신용등급은 오히려 떨어집니다.

- 신용카드는 할부 결제가 가능해서 좋다?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신용카드로 할부를 쓰면 연체 여부를 떠나서 신용 평점이 떨어집니다. 진짜 신용등급 관리를 위해 신용카드를 쓴다면 무조건 일시불로만 결제해야 해요. 그리고 대금은 결제일 전에 미리미리 갚아버리고요. 즉, 충분한 현금이 있을 때 신용카드를 써야만 신용등급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 신용카드는 급할 때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편하다?
미친 소리입니다.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 금리는 평균 약 20%입니다. 거의 대부 업체 수준이죠. 신용등급이 좋으면 좀 더 낮아지겠지만 그래봤자 10%대 후반입니다. 갚을 수 있는 한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해도 반복하다보면 금방 갚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가게 됩니다. 리볼빙과 더불어 현금서비스를 받는 건 장기를 파는 것과 다름없는 행동이에요. (본문 196)

윗글을 읽으며 신용카드가 그저 좋다고 알았던 건 아니지만,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는 조금 더 주의해야 한다는 걸 새삼스레 알 수 있었다. 신용카드의 현금 서비스에 대해 미친 소리라며 장기를 파는 것과 다름 없는 행동이라는 과감한 표현부터 시작해 신용카드의 할부 결제가 가진 이면까지.

어떤 사람이 월급을 열심히 아끼고 굴러서 몇 억이 하는 집을 산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혼족으로 살면서 적용할 수 있는 돈 관리법을 배울 수 있었던 <1인 가구 돈 관리>. 지금 1인 가구로 살아가고 있다면, <1인 가구 돈 관리>를 통해 평생 가져갈 수 있는 돈 관리법을 배워보길 바란다.


1인 가구 돈 관리 - 초보 혼족의 슬기로운 경제생활

공아연 지음, 위즈덤하우스(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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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블로그를 운영중인 대학생입니다. 평소에 여러가지 정치문제에 관심이 많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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