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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하고 거닐기 좋은 동검도 해안도로.
 아담하고 거닐기 좋은 동검도 해안도로.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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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고려궁지, 옛 해안초소 돈대, 한옥으로 지은 유서 깊은 강화성당 등 섬 곳곳에 문화유적과 역사유적이 많아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강화도(인천시 강화군). 본섬 외에도 교동도·석모도·볼음도·주문도 등 저마다 다른 풍경과 정취를 품은 섬 속의 섬을 품고 있어 섬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강화도의 아우 섬 가운데 남해안에 자리한 동검도(강화군 길상면)도 빼놓을 수 없다. 강화도와 작은 연도교가 이어져있는 덕택에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섬 아닌 섬이기도 하다.

강화 특유의 푸근하고 질펀한 바다와 갯벌 풍경은 물론 이름이 붙어있는 무인도 '동그랑섬'을 간직한 섬 풍경이 안온하고 평화롭다. 아늑한 분위기 때문인지 수도권 시민들이 찾아오는 휴양지이기도 하다. 섬 곳곳에 예쁜 펜션이 자리하고 있고 해안가엔 캠핑장도 있다. 화려한 간판이 번쩍이는 횟집타운이나 위락시설이 없어서인지 섬 분위기가 차분하고 고즈넉해서 좋다.

해안도로, 예술영화 카페, 동그랑섬이 떠있는 '서두물' 포구

 물때에 따라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주는 섬.
 물때에 따라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주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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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늑한 기분이 드는 동검도.
 아늑한 기분이 드는 동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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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검도는 해안선 길이 약 7㎞ 의 아담한 섬이다. 섬 가운데 이름 없는 산(125m)이 봉긋 솟아 있다. 동검도(東檢島)라는 섬의 한자어 이름이 특이하다 했더니, 과거 해상 검문소 역할을 했단다. 남쪽지방에서 오는 배들과 일본 배들이 강화, 김포 해협을 지나 한강을 통해 한양으로 들어갈 때 선박을 조사했다. 강화도의 부속 섬 석모도 서쪽엔 서검도도 있는데 중국에서 서울을 찾아온 중국 사신이나 상인을 검문하던 섬이었다고.

짧은 연도교를 건너 섬 안으로 들어서면 동검도 버스 정류장과 함께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이정표에 써 있는 이름이 정답다. 왼편은 '서두물', 오른쪽 길은 '큰말'. 동검도는 섬을 한 바퀴 도는 순환도로가 없어 한곳씩 찾아가야 한다. 서두물은 포구이름이고 큰말은 큰마을이란 뜻이다. 포구까지 해안도로가 이어져 있는 서두물로 먼저 향했다.
 섬 마을에서 체험학습 하는 아이들.
 섬 마을에서 체험학습 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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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해안도로변에 생겨난 카페들.
 섬 해안도로변에 생겨난 카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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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검도 해안도로는 아담한 섬을 닮았다. 1차선의 좁고 휘어진 도로라 차량들이 속도를 내지 못한다. 마을 구경, 바다 구경을 하며 걷기 좋다. 밀물을 기다리며 갯벌에 주저앉아 쉬고 있는 어선들 모습을 바라보다보니 내 마음도 한껏 한가로워졌다. 유치원생 아이들이 마을 밭에서 체험학습을 하며 채소와 흙을 만지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손을 저절로 흔들게 된다.

마을을 지나 해안가로 들어서면 아이들만큼 귀여운 무인도가 보인다. 작은 무인도지만 '동그랑섬'이라는 이름도 있다. 동그랑섬은 동검도의 풍경을 더욱 풍성하고 정취 있게 해주는 존재다. 작고 동그란 무인도가 바라보이는 해안가에 펜션과 카페들이 들어서 있다. 본섬인 강화도에서도 보기 힘든 예쁜 카페들이다.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카페.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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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물땐 갯벌 놀이터가 되는 서두물 포구.
 썰물땐 갯벌 놀이터가 되는 서두물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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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가운데 평소 보기 힘든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특별한 곳도 있다.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라는 카페 주인장이 상영 전 영화 설명까지 해준다. 음향 설비가 잘 갖춰져 있는 작은 소극장에서 영화 보는 맛이 새롭다. 7천원이면 커피와 영화를 볼 수 있고, 오후 3시와 오후 6시 하루 두 번 영화가 상영된다. 널찍한 마당에서 동검도 바다와 동그랑섬이 보이는 전원 마을 같은 카페도 있다.

서두물 포구는 물때에 따라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개펄이 드러난 포구주변에서 몸에 맘껏 진흙을 바른 관광객들이 갯벌놀이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갯벌에 들어오자 깜짝 놀란 게들이 후다닥 달아나고, 눈이 튀어나온 귀여운 물고기 짱뚱어들이 깡총깡총 뛰어다닌다. 짱뚱어는 얼마 전만 해도 서해 바닷가에 흔한 물고기였지만, 이제는 해양수산생명자원에 지정된 귀한 물고기가 됐다. 국외 반출시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귀한 물고기가 된 짱뚱어.
 귀한 물고기가 된 짱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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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주민 아저씨의 예술적인 그물질.
 섬 주민 아저씨의 예술적인 그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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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물 포구에 있다 보면 얕아진 바닷물에 들어가 그물질 하는 주민들 모습을 볼 수 있다. 낚시질보다 생동감 있고 동작 하나하나가 예술적이기까지 하다. 잡은 물고기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포구에서 시간을 보냈다. 주민 아저씨는 뭐 하러 이런 사진을 찍느냐 면서도 바다를 향해 힘차게 그물을 던졌다.

붉은 융단이 깔린 바닷가, 노을 캠핑장이 있는 '큰말'

동검도 '큰말' 가는 길은 서두물 포구와는 딴판이다. 언덕 위로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가야 하는데 좌우로 울창한 숲길이 맞아주고, 언덕 아래로 동검도 바다 혹은 갯벌이 펼쳐져 발길이 절로 느려진다. 나무숲과 주변 풍경이 좋다보니 예쁜 펜션들이 들어설 만하다. 언덕길을 지나자 앙증맞게 작은 동검교회와 버스 종점 정류장, 민가와 펜션, 캠핑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큰말이 나타났다.
 동검도의 주요 숙박지 펜션.
 동검도의 주요 숙박지 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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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섬인 강화도 버스터미널에서 오는 51번 버스 종점 정류장에 앉아 쉬었다. 버스 번호가 써 있는 안내판이 옆으로 살짝 기울어 서있는 작은 섬 마을 버스 정류장. 탈일은 없었지만 왠지 버스를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도롯가에 있는 버스 정류장과 달리 바다가 보이는 마을 안에 자리하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행이 주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 가운데 하나는 한적한 시골마을 버스 정류장이 아닐까 싶다. 도시에선 편안한 공간에 앉으면 습관적으로 커피를 찾게 되는데 이상하게 커피 생각이 나질 않았다. 버스 정류장 앞 집 지붕에 앉아 있는 고양이를 바라보며 "냥이야~" 불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오도카니 정류장에 앉아 있는데, 지나가던 동네 주민 아주머니가 버스 오려면 아직 멀었다며 도착예정 시간을 알려주셨다.

 섬 마을 고양이.
 섬 마을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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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융단이 깔려있는 동검도 큰말 앞바다.
 붉은 융단이 깔려있는 동검도 큰말 앞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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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말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인상적인 풍경은 붉은 바닷가다. 해저물녘의 노을도 아닌데 서해 바닷가를 붉게 물들이는 것의 정체는 해초의 일종인 '나문재'. 더 어린 풀은 '헤이'라고 부른다. 짜디짠 바닷물을 먹고 사는 질긴 생명력을 지닌 염생식물이다. 사촌 격으로 함초, 칠면초 등이 있다.

나문재는 나물로 양념장에 무쳐 먹거나 밥에 넣어 비벼 먹는데, 갯벌의 보약이란다. 게, 조개 등 다양한 갯것에서 해초까지... 갯벌은 어머니 같은 자연이구나 싶다. 해안가 언덕엔 진짜 노을을 음미하며 동검도의 저녁을 맞이할 수 있는 캠핑장이 있다.

강화도엔 제주 올레길 못지않게 좋은 '강화나들길'이 19곳이나 있다. 부속 섬인 석모도와 교동도는 물론 배릍 타고 가야하는 섬인 볼음도, 주문도에도 강화나들길이 나있다. 아쉽게도 동검도엔 강화나들길이 없지만, 하루를 머물며 섬 속 길을 여유롭게 거닐었다. 나만의 강화나들길 20코스라고 생각하니 더 즐겁고 소중하게 느껴져 최대한 느릿느릿 걸었다.

[여행정보]
* 교통편 : 강화버스터미널에서 51번 버스 이용 - 동검도 정류장 하차
* 동검도 노을 캠핑장 이용 문의 : 032-937-8090


덧붙이는 글 | 지난 7월 8일에 다녀 왔습니다. 제 블로그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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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 매일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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