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포용적 성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장 최근 '포용적 성장'이 언급된 것은 23일 문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랫동안 계속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경제적 불평등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고 그와 함께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돼 왔다"라며 "이에 정부는 경제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짧은 기간에 금방 효과가 나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라고 짚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가 걷고 있는 포용적 성장정책은 신자유주의 성장정책에 대한 반성으로 주요 선진국들과 국제기구가 함께 동의하는 새로운 성장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정부는 길게 내다보면서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튼튼하게 마련해 가는 데 주력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포용적 성장'이라는 단어가 "경제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라는 대목과 연결되면서 일각에서는 포용적 성장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서 후퇴한 '정책기조의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포용적 성장은 신자유주의와 대비되는 개념이자 소득주도성장의 상위개념"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포용적 성장을 구현하는 방식이 소득주도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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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회의에 입장하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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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24일 오전 청와대 참모진과 한 티타임에서 "포용적 성장은 신자유주의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한 것이다"라며 "신자유주의는 배제적 성장(exclusive growth)으로 성장의 수혜층이 소수에 그치고 다수가 배제되는 구조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배제적 성장으로는 경제가 지속될 수 없고 (오히려)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라며 "반대로 포용적 성장(lnclusive growth)은 많은 사람들에게 성장의 결과가 배분되고 두루 혜택을 누리는 성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포용적 성장은 큰 개념이고 포괄적인 개념이다"라며 "그 포용적 성장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식으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포용적 성장은 소득주도성장의 상위개념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애초 소득주도성장은 ILO에서 임금주도성장으로 명명했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700만 명에 이르는 자영업자가 있어서 임금주도성장으로는 다 포괄할 수 없어서 홍장표 전 경제수석의 건의에 따라 소득주도성장으로 명명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추가 설명에 나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임금 등을 통한 1차적 분배는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시장 자율에 맡기고, 세금이나 재정, 연기금 등을 통한 2차적 분배에는 (정부가) 개입해서 소득재분배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학술적 용어로서의 포용적 성장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것이 통상적인 개념이고,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출마선언을 할 때부터 포용적 성장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라며 "(문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부자와 빈자뿐만 아니라 남북문제까지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포용적 성장이라는 개념을 썼다"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그래서 포용적 성장은 상위개념이고, 그것의 하위개념으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나라 정상들에게 소득주도성장이라고 말하면 이것을 알아듣겠나? 그래서 포용적 성장을 말한 것이다"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최저임금 인상 의지 포기한 적 없어"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등 1차적 분배에 개입해왔는데 경제정책기조를 포용적 성장으로 바꾸면 최저임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냐는 반론이 나왔다.

이에 김 대변인은 "일단 최저임금문제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의 자율적 심의에 맡겨져 있다"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최저임금을 끌어올리겠다라는 의지를 포기한 적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단지 현재적인 조건과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아 최근 사과했던 것이다"라며 "그러나 대통령도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을 끌어올린다는 방향, 원칙, 기조에는 흔들림이 없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