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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최저임금 8530원'을 둘러싸고 편의점주 등 자영업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최저임금과 관련한 지역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 두번째는 관광업이 발달하고 자영업자들이 많은 제주의 목소리입니다. [편집자말]
 농민들이 봄철에 대정읍에서 양파를 수확하는 현장. 농가는 수확철에 일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이 농민들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가 있다.
 농민들이 봄철에 대정읍에서 양파를 수확하는 현장. 농가는 수확철에 일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이 농민들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가 있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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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농업과 관광업 비중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곳이다. 1차산업과 3차산업에 종사하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많다. 당연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청년들 주거비용 문제가 나온다. 최근 제주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청년들 주거비용이 큰 문제가 됐다. 청년들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자영업자들 "영세업자 못 산다" - 청년들 "주거비 살인적, 최저임금 올라야"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제15차 전원회의에서 2019년도 최저임금액을 시급 8350원으로 확정‧의결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의 사업 종류별 구분 적용 안건의 부결, 민주노총 추천위원 회의 불참, 사용자위원들이 회의 불참 등을 겪으며 파행을 반복한 끝에 올해 7530원이던 시간당 최저임금이 내년에는 8350원으로 820원(10.9%) 인상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주휴수당 등을 감안해 월급으로 환산하면 월 174만6150원(주 40시간, 월 209시간 적용)이다. 2019년 최저월급도 17만1380원 인상됐다.

제주도의 경우는 농업과 자영업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지출 우려가 큰 게 현실이다.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6월 제주자치도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15세 이상의 인구는 6월 기준 52만7000명이다. 그 가운데 취업자가 37만5000명이고 고용률은 71.1%에 이른다.

취업자들을 산업별로 분석해보면, 농림어업 종사자가 5만3000명(전체 취업자의 14.1%), 도소매숙박음식점 종사자가 9만2000명(전체 취업자의 24.5%) 등이다.

종사자를 지위별로 분석하면, 자영업자가 10만4000명(취업자의 27.7%)에 이른다. 그리고 임시근로자 7만1000명과 일용근로자 2만6000명 등 고용이 불안한 근로자는 9만7000명(취업자의 25.9%)에 이른다.

자영업자와 고용이 불안한 근로자의 비중이 비슷한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수입이 불안정한 처지에 놓였다. 근래 최저임금 문제는 소득이 불안정한 이들 경제인들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최저임금에 대한 시민들의 입장을 물었다.

[반대] 제주 농민 "감귤 수확철에 어쩌라고...

우선 최저임금 인상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제주도 인구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농민들이 대표적이다. 최저시급 8350원을 하루 9시간에 적용하면 하루 최소 인건비가 7만5150원이다. 여기에 점심값과 간식비 등을 더하면 8만5000원에 이를 전망이다.

남원읍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오아무개씨는 "수확철에는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해 시내에서 사람들을 불러서 써야 하는데, 왕복 교통비까지 줘야 하지 않겠나"며 "그 많은 돈을 농가가 어떻게 부담하겠냐"고 말했다.

오씨는 "수입 농산물이 밀려들면서 제주도 농산물 가격은 오르지 않는데 인건비가 이렇게 오르니 농사도 쉽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주 관광업계 "휴일에 더 바쁜데... 관광업 더 어려워질 것"

서귀포시 대륜동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카레이싱과 승마체험 등을 운영하는 장아무개 대표는 제주도 관광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안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장 대표는 "관광업은 휴일이 더 바쁜 특성이 있어서 동일 시간에 대한 급여가 다른 업종에 비해 높다"며 "시급을 인상하면 체감하는 충격은 더 크다"고 말했다.

그리고 "제주도가 관광객 수를 늘리기 위해 공영관광지 입장료를 너무 헐값으로 책정해 관광객들이 공영관광지로 몰리고 분양형 호텔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덤핑 경쟁을 하는 추세"라며 "이런 상황에서 임금인상은 업계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노동자 고용주 "월 급여 200만원 육박, 숙식비도 줘야 하는데..."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업주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남원읍에서 경주마 목장을 운영하는 정아무개 대표는 "외국인들도 최저 시급을 기준으로 고용하는데, 말을 관리하는 목장의 특성상 주 6일 기준으로 고용한다"며 "8350원을 기준으로 적용하면 외국인 노동자들도 월 급여가 200만원에 이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숙식비 등도 챙겨줘야 하기 때문에 농장주들이 앞으로는 외국인 고용을 주저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최저임금 인상안이 뜨거운 쟁정으로 부상했다. 사진은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  관계자가 제주시청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피켓시위를 벌이는 모습.
 최저임금 인상안이 뜨거운 쟁정으로 부상했다. 사진은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 관계자가 제주시청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피켓시위를 벌이는 모습.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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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제주 대학생 "원룸 한달에 50만원... 최저임금 올라야"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하며 이번 인상도 충분하지 않다는 이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람들이 아르바이트에 종사하는 대학생들이다.

제주대학교 식품공학과 1학년 송아무개씨는 일주일에 이틀을 편의점에서 일한다. 야간에 하루 9시간 동안 일하고 야간 수당 등을 적용해 현재 시간당 8500원을 받고 있다. 일을 하는 날 하루 수입이 대략 7만7000원에 이른다.

송씨는 자신의 수입에 대해 "시간당 8500원을 받는 게 많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 받아보니 큰돈이 아니에요. 치킨 한마리가 2만 원 정도 하잖아요. 두 시간 일해도 치킨 한 마리를 못 사는 형편이에요. 물가를 고려하면 시급을 더 올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제주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한 이아무개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복잡한 생각을 내비췄다.

이씨는 "경제학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시급이 인상되면 영세자영업자들이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이때 가장 취약한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고용에서 탈락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하지만 "제주지역의 높은 주거비용을 감안하면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원룸아파트 한 달 임차료가 50만원을 넘는데, 기존의 임금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서귀포신문(www.seogwipo.co.kr)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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