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신보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 앨범 재킷 이미지.

트와이스 신보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 앨범 재킷 이미지. ⓒ JYP


트와이스의 여름 노래,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국내 주요 음원차트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으며 SBS <인기가요> MBC <음악중심> KBS 2TV <뮤직뱅크>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총칼없는 전쟁이라는 바캉스 시즌의 음원차트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전에 거둔 성과들 그 이상으로 보입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한 번 따져볼까 합니다.

우선 보기 드문 여름 노래라는 점을 언급하고 싶군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여름엔 댄스, 겨울엔 발라드'라는 흥행 공식이 유효했습니다. 여름 댄스곡으로 오래도록 왕좌를 지킨 쿨(COOL)이 대표적이지요. 그러나 음악 시장이 정규음반 위주가 아닌 EP와 싱글 위주의 시장이 되면서 그 공식은 깨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다시 계절을 겨냥한 시즌송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2012년 발매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은 올해도 각종 음원차트 탑 100에 순위를 올렸습니다. 이 전대미문 히트곡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봄철에 출시되는 봄 노래'가 의외로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벚꽃 엔딩을 대체할 다른 곡이 별로 없었단 얘기죠.

트와이스의 이번 흥행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해변을 무대로 한 뮤직비디오와 브라스 사운드를 적극 활용한 EDM 드롭은 우리가 해마다 돌아오는 쿨의 신보에 열광했던 그 감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JYP 엔터테인먼트 역시 "매 여름 휴가 시즌이면 떠올릴만한 스테디셀러 서머송"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휘성이 작사했다는 노랫말도 썩 훌륭합니다. 대단히 시적이거나 낭만적인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곡에 잘 달라붙습니다. 무엇보다 음운의 활용이 좋아요. '짭짤한 공기처럼' 부분처럼 파찰음을 이용해 다소 무를 수 있는 멜로디의 긴장을 조이기도 하고, '바다야 우리와 같이 놀아' 부분이나 '바람아 너도 이 쪽으로 와아~'처럼 평순모음으로 가사를 마쳐 멜로디에 청량감을 더하기도 합니다.

곡의 구성도 인상적입니다. EDM음악의 가장 큰 한계로 지적받는, 후렴구의 후크 지점 한 곳만 바라보고 도입의 1분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 편곡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you and me in the moonlight'으로 시작하는 바로 첫 소절부터 청량감이 넘치고, 브라스 소리가 쏟아지는 후크에 닿기 직전까지 묵직하게 쌓아 올려지는 베이스도 좋습니다. 작곡진이 무려 6명에 편곡 2명까지 8명이 곡 하나에 매달려 만든 작품인데 이렇게 일관된 호흡과 단단한 짜임새로 완성된 것이 흥미롭죠. 일각에서는 트와이스 멤버들의 목소리가 구분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멤버들의 보컬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인데요. 일리 있는 지적이지만 요소들을 최대한 통제하며 철저히 계산된 방식의 점층법을 쓴 곡의 작법상 어느 정도는 의도된 것으로 보입니다.

데뷔곡인 '우아하게' 이후 트와이스는 전형적인 듯 하면서도('티티') 뻔한 흐름을 벗어나고 ('시그널') 이번 싱글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처럼 철저히 대중성에 부합하기도 하며 자신만의 궤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썩 잘 만들어진 신곡을 칭찬하며, 이들의 앞날을 더 기대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 N 라이프(www.sisa-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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