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아리랑' 무대를 선보이며 감동을 선사했던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국가대표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해체를 두고 서로 반박을 내놓는 가운데, 민 선수 측의 아버지가 공식입장을 밝혔다.

민유라의 아버지는 20일 두 선수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두드림마케팅 김택용 대표를 통해 "후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그동안 겜린 선수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유라 측이 경제적인 비용을 대신 지불해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비용을 먼저 지불해준 후 올해 초 그 중 일부(1만 달러 정도)를 다시 돌려받았지만, 후원금과 관련해서는 우리 측 누구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즉 겜린이 반드시 출전해야 하는 대회를 앞두고 경제적인 여건상 참가하기가 어려웠을 때 민유라 측이 이를 먼저 도와주고 후불로 비용을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펀드 후원금에 굳이 관여하지 않았던 이유는 올해에는 먼저 비용을 대줘도 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민 선수 아버지는 "이런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스폰서십 등을 연결해 주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성인이 된 선수들이라 간섭할 수 없었고 요청이 있을 때만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 선수 측은 "본의 아니게 팀이 깨지게 된 이상 후원금은 후원해 주신 분들에게 돌려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겜린 측 부모님께도 얘기를 전달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민유라-겜린 '감동의 아리랑' 피겨 민유라-알렉스 겜린 선수가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아이스댄싱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민유라-겜린 '감동의 아리랑' 피겨 민유라-알렉스 겜린 선수가 지난 2월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아이스댄싱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이희훈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은 2015년 팀을 결성하고 난 후 한국 피겨 아이스댄스 국가대표로 세계 무대에 출전했다. 특히 지난해 2017년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4위를 차지해 한국 피겨 아이스댄스가 16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 출전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8위를 기록했고 이는 한국 피겨 아이스댄스 역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이었다.

다음은 민유라 선수 아버지의 공식 입장 전문.

유라와 알렉스 두사람이 미성년자도 아니고 또 항상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잘해왔기에 부모가 한마디 거드는 것이 불편하기는 합니다만, 제가 아는 것을 전해야 피겨를 사랑하는 분들의 궁금증이 풀어질 듯하여 말씀드립니다.

고펀드미를 통해 겜린 선수 부모님이 모금한 후원금이 어떻게 쓰였고 어떻게 쓰일지는 저 역시 알지 못합니다.

지난 몇년간 꼭 참가해야 되는 대회에 사정상 참가를 못 하게 되면 알렉스 겜린을 위해 비행기표와 숙식비용을 지불해 왔었고 그 중 지난해에 발생한 비용 일부(1만 불 정도로 기억함)를 금년초에 돌려받기는 했습니다만 후원금에 대하여는 저희 누구도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굳이 관여하지 않은 이유는 후원금이 겜린쪽에 들어왔으므로 적어도 금년엔 내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지는 않게 되었다는 안도 때문이었다고나 할까요?

선수 둘에게 도움이 되어주려고 스폰서쉽을 연결시켜주기도 하였지만 성인이 된 두 사람에 간섭할 수는 없는 일이라 요청이 있을 때만 관여를 했습니다.

이제 본의 아니게 팀이 깨지게 되었고, 베이징올림픽 참가가 불투명 해졌으므로 그 후원금은 후원해주신 분들께 돌려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게 개인적인 생각이고, 겜린 부모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민유라 피겨스케이팅 평창동계올림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