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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의 한 민간임대아파트에서 퇴거한 주민이 아파트의 하자 보수비 청구가 부당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내포신도시의 한 민간임대아파트에서 퇴거한 주민이 아파트의 하자 보수비 청구가 부당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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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자국 하나에 3만원, 중문 달면 300만원, 탄성코팅 70만원.'

민간임대 아파트의 강점은 '내 집처럼 살다가 분양시 우선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민간임대 아파트에 살다가 중도에 퇴거할 경우 입주민들은 생활하자에 대한 복구비 뿐 아니라 이미 설치한 중문이나 기타 시설물에 대해 철거비용까지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충남 내포신도시의 한 민간임대 아파트에서 2년 간 살다가 퇴거한 주민들은 해당 아파트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 아파트에 입주했던 300여 세대는 지난 4월과 5월 2년 계약을 끝으로 해당 아파트에서 퇴거했다. 하지만 퇴거 과정에서 입주민들에게 이른바 '아파트 하자 복구비'가 과다 청구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해당 아파트에서 2년 거주하다가 지난 4월 퇴거한 A씨는 1억 3천만 원에 전세 형태로 살았다. 막상 퇴거가 결정되자 아파트 하자접수처에서 나와 일일이 하자를 체크했다. 아파트 건설사 측에서 정한 하자 체크리스트에 따라 체크된 하자의 총액은 190만 원 정도였다.

아파트 하자접수처에서는 A씨 집 하자 목록에 따라 벽의 못 자국 개당 3만원, 결로와 곰팡이 방지 위해 베란다와 세탁실 벽에 설치한 탄성코팅 개당 70만 원 등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건설사에서 입주민에게 하자를 전가하는 것 같아 부당하다고 느꼈다"며 "하지만 새로 이사해야 할 아파트의 잔금 날짜가 다가와 어쩔 수 없이 항의하는 것을 포기했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새 아파트로 이사가는 데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하자 보수비 조로 비용을 받았으니 이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집을 원상복구했는지 꼭 확인하고 싶다"며  "이미 퇴거 했지만 다른 주민들은 나 같은 상황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나친 하자 복구비 청구는 민간임대아파트 측의 횡포라는 것이다.

B씨의 사정도 비슷했다. B씨는 지난 5월 퇴거 했다. 해당 아프트에 입주하면서 베란다를 확장했던 B씨는 베란다 확장에 대한 복구비 조로 140만 원, 탄성코팅 70만 원 등 총 340만 원의 금액을 해당 아파트 측에 '배상'하고 나왔다. B씨는 "아파트에 잦은 결로와 곰팡이가 생기는 것이 과연 입주민의 책임인 것인지 묻고 싶다"며 "하자 체크리스트에서 입주민에게 책임이 전가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의 SNS 모임방에는 이 같은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개중에는 아트 현관과 거실에 중문을 달아 300만 원을 배상하고 퇴거했다는 주민의 하소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주민 C씨는 "결로와 곰팡이가 생기는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살라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거실과 현관에 중문을 달았다고 나갈 때 원상복구비까지 청구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 측은 복구비 청구가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파트 하자 책임이 입주민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주장과 복구비 청구가 정당하다는 건설사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건설사 관계자는 "퇴거 세대가 발생할 경우 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임대인을 구해야 한다"며 "새로 이사를 온 임대인이 하자 보수를 요청할 경우 배상 책임이 애매한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입주민이 임의로 설치한 '중문'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전에 살았던 입주민이 설치한 중문이 고장이 났을 경우 중문을 설치하지도 않은 건설사에서 그 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임대아파트건설사에서는 하자리스트를 작성해 놓고 이를 근거로 퇴거하는 주민들에게 하자 보수비를  청구했다.
 임대아파트건설사에서는 하자리스트를 작성해 놓고 이를 근거로 퇴거하는 주민들에게 하자 보수비를 청구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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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하자 보수 , #민간임대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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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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