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지난 7월 14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총 105개의 부스행사가 펼쳐졌다. 국내 퀴어축제 사상 처음으로 '학교 선생님들'이 여는 '학교바꿈프로젝트' 부스. 참가자들의 관심과 호응이 한여름 뜨거운 광장의 열기를 높혔다. 부스를 연 주체는 올해 2월 25일 페이스북에 '스쿨미투' 페이지를 열고 운영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전교조 여성위)다.

"와아, 선생님들이야. 선생님. 선생님들도 여기 참여했나봐."

부스를 둘러보다가 '전교조 여성위' 이름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바로 드러낸다. 이내 반갑다고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며 기쁨을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

  전교조 여성위가 운영하는 부스, '학교바꿈프로젝트' 안내판
 전교조 여성위가 운영하는 부스, '학교바꿈프로젝트' 안내판
ⓒ 김상정

관련사진보기


부스 앞에는 운영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놓여있다. 푸른 칠판 위에 분필로 수업시간과 과목을 써놓은 것으로,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이다. 교실의 익숙한 풍경을 그대로 서울광장에 옮겨놓은 학교칠판, 그 위에 적힌 내용을 들여다봤다.

1교시 미술시간에는 포스터·표어·캘리그라피를 참가자들이 직접 만들고, 2교시 국어시간에는 전교조 여성위가 낸 교육자료 '바꿈'을 함께 읽는다. 3교시 동아리 활동시간에는 스티커를 붙이고 버튼을 달고, 4교시는 상담시간, 마더피스 타로를 보면서 고민상담을 나눈다. 물론 학교와는 다르게 수업시간표와 상관없이 모든 프로그램은 동시에 진행됐다.

참여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부스 밖 공간에도 깔개를 깔아 운영공간을 넓혔다. 참여자들은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썼고, 작품은 완성 되는대로 바로 부스안에 전시됐다. 시간이 갈수록 부스 곳곳에 걸린 포스터가 하나둘씩 늘어났다. 어느새 부스는 포스터전시회장으로 변신했다. 이렇게 광장에 앉아 참가자들이 손수 그린 그림과 표어가 100장을 넘어섰다. 퀴어축제 참가자들이 바라는 학교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전시된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어떤 이야기들이 써 있을까? '퀴어'문화축제에 걸맞게 무지개빛 그림들과 이야기들로 가득 메워진 부스. "차별과 혐오가 아닌, 다채로운 누구나를 위한 학교" 전교조 여성위와 부스 참여자들은 어느새 차별과 혐오가 없는 '학교'를 서울광장 한켠에 옮겨놓았다. 부스 이름대로 '학교바꿈프로젝트'가 실현되는 모습을 서울광장에서 먼저 선보인 것.

 서울시청광장에서 바라본 학교바꿈프로젝트 부스, 안에는 더 많은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다.
 서울시청광장에서 바라본 학교바꿈프로젝트 부스, 안에는 더 많은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다.
ⓒ 김상정

관련사진보기


부스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학교바꿈프로젝트, 성소수자를 지우지 않는 혐오없는 학교"라고. 많은 이들이 지금 학교에서 교실에서 교육을 통해서 확산되고 있는 성소수자 혐오문화를 향해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들의 존재자체를 부정하지 말라'고 외쳤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세요. 나는 나야!"
"성소수자 존재를 지우지 마세요"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지 마세요."
"선생님, 제가 Queer입니다!"
"나다울 수 있는 학교, 교육을 원해!"
"우리는 여기 존재한다"
"퀴어학생들의 목소리를 지우지 말아요. 우리"
"어디에나 존재한다"
"모든 사랑은 당연한 거예요"
"내가 나일 수 있는 학교"
"학교는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안전한 곳이 아닙니다. 그곳을 학교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학교와 교실의 모습을 그려넣었다. 바뀌어야 할, 실현되었으면 하는 교육을, 그러고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혐오가 아닌 평화교육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페미니즘 퀴어 친화 교실 주세요!"
"페미니즘 수업 보장"
"학교에서 차별을 가르치지 마세요."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꼭 필요합니다."
"페미니스트, 퀴어 선생님이 필요해"
"페미니스트 선생님을 원한다"
"동생이 고딩인데 차별 대신 평등을 배웠으면 좋겠다."
"퀴어는 당신옆에 존재한다. 교직원/부모/학생 교육 꼭 필요해요."
"제 동생은 보다 다양한 사랑을 배웠으면"
"차별 혐오없는 학교!! 성평등 교육 의무화"
"아이들에게 이분법을 지워주세요!!!"
"페미니스트라고 퀴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학교"
"혐오를 조장하는 성교육 표준안 싫어요!!!"
"평등한 사랑, 평등한 권리, 학교에서 배우고 싶습니다."


"학교바꿈프로젝트" 부스 안에는 '이미 바뀌었어야 할 학교의 모습'이 포스터 한 장 한 장에 담겨 있었다. 어느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진보와 평화를 지향점으로 삼는 대안학교에서도 퀴어는 여전히 차별받는다. 나는 나를, 내 정체성을 이야기 할 자유를 원한다. 우리는 어디에나 있다."라고 적었다. 어떤 이는 "전국 교단에서 성소수자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일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희망했고, 한 교사는 "사랑해 얘들아, 너희 하고 싶은 대로 해" 라고 마음을 담았다. 많은 이들이 "학교에 페미니즘 교육이 필요합니다"라고 적었다. 짧으나 큰 울림을 주고 있는 두 개의 글귀가 눈에 띄었다.

"나중이 아니라 지금부터!" "21세기입니다. 여러분!"


서울퀴어문화축제는 19일부터 "퀴어한 삶들에게"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 18회 한국퀴어영화제'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24개국, 역대 최다 국가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총 72개의 작품이 상영되는 영화제는 22일까지 열린다.

 '학교바꿈프로젝트' 1교시 미술활동 시간에 참가자들이 손수 만든 포스터 100장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았다. 전교조 여성위는 한 장 한 장 사진을 찍었다.
 '학교바꿈프로젝트' 1교시 미술활동 시간에 참가자들이 손수 만든 포스터 100장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았다. 전교조 여성위는 한 장 한 장 사진을 찍었다.
ⓒ 전교조 여성위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인터넷 교육희망에도 게재될 수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기사 작성하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소식을 전하고픈 바람이 있어 오마이뉴스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올리고 싶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있어 좋습니다. 해방감도 만끽!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