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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6년 7월 TV조선 편집 고위간부가 당시 청와대 안종범 정책수석에게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의 대화 내용 등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휴대폰을 압수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7월 TV조선 고위간부가 당시 청와대 안종범 정책수석에게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의 대화 내용 등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휴대폰을 압수해 이 사실을 확인하고도 더이상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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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0일 오후 7시]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 보도본부 고위간부가 지난 2016년 7월과 8월에 자사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취재 정보 등을 청와대 측에 직접 제공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당시는 국정농단의 전모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전으로 TV조선에서 초기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다.

또한 그해 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진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등을 조사하면서 TV조선에서 청와대 측으로 정보가 직접 넘어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상부에 보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더 이상 해당 TV조선 간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형적인 검찰의 거대 언론사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2016년 11월 수사 기록을 입수했다. 검찰은 그해 10월 29일 안종범 전 수석의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압수해, 그 안에 담긴 각종 프리젠테이션 파일과 동영상, 음성 녹음 파일 등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이름으로 돼 있는 2개의 녹음 파일이었다.

안종범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TV조선 간부-이성한 전화통화 파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고 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해 1월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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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28일과 8월 16일 날짜로 돼 있는 이 녹음파일에는 최순실씨의 측근이었던 이 전 총장과 TV조선 간부의 전화통화 내용이 들어있었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이 전 총장은 통화에서 "미르재단에서 억울하게 쫓겨났다", "일부 언론에서 안종범 수석이 자신을 물러나라고 말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인터뷰 내용을 짜깁기 한 것이고 사실이 아니다"(7월 28일 녹음본)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또 "최순실, 차은택 등을 신뢰하지 못해서 관련 내용을 녹취한 파일이 있으나, 통화 당시까지 유출된 것은 1건도 없다", "안종범 수석이 신뢰를 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녹취 파일이 유출되는 일이 없을 것"(8월 16일 녹음본) 등의 말을 TV조선 간부에게 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취재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전 총장과 TV조선 간부와의 전화통화 파일이 어떻게 제3자이자 청와대 인사인 안종범 전 수석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것일까? 이에 대해 이 전 총장은 검찰조사와 지난해 최순실 1심 공판과정에서 "내가 (청와대에) 보낸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안 전 수석도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해당 파일 등을 누구에게 받았느냐'는 질문에 "언론사 간부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누가? 어떻게?

그렇다면 녹음파일을 건네준 그 '언론사 간부'는 누굴까?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정석영 당시 TV조선 경제부장(현 뉴미디어본부장)이었다. 정 부장은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이 전 총장과의 전화통화 당사자이기도 하다. 검찰 관계자는 위 사실을 인정하면서 "(수사 당시) 압수한 휴대전화를 비롯해 이성한과 안종범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파일 제공자를) 확인했었다"라고 말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두 사람이 통화한 녹음 파일이 안 전 수석에게 전해지는 과정이다. TV조선은 2016년 7월 26일 '안종범 수석, 미르재단 500억 모금 지원' 보도를 시작으로 28일에는 '안종범, 미르재단 사무총장 사퇴 종용' 등을 단독으로 내보냈다. 이 보도에 언급된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이성한씨였다. 당시 국정농단 사건 취재를 진행한 TV조선 기획취재팀에게 이 전 총장은 매우 중요한 취재원이었다.

위 보도가 나간 직후인 7월 28일 오후 9시44분부터 TV조선 정 부장은 이 전 총장과 26분동안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8월 16일 통화 시점 역시 8월에 미르와 K스포츠 관련 청와대 개입 의혹 보도가 나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이다.

이 통화 내용은 그대로 안 전 수석에게 전달됐다. 즉, TV조선에서 중요한 보도 → 경제부장, 이성한과 통화 → 경제부장이 안종범에게 녹음파일을 전달하는 방식을 보인다.

TV 조선 정 부장은 자신들의 주요 취재원과 나눈 각종 정보를 청와대에 단순히 제공한 것을 넘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수석의 휴대폰에는 이 전 총장이 안 전 수석에게 보내는 반성문도 사진 형태로 들어있었다. 이 전 총장은 반성문에서 "다시는 언론사에 미르 제보를 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그런데 이 반성문은 이 전 총장이 안 전 수석 앞에서 쓴 것이 아니었다. 올 2월 최씨 국정농단 재판의 증인으로 나온 이 전 총장은 반성문을 작성할 당시 그동안 전화 통화를 해왔던 언론사 간부와 함께 있었다고 진술했다. TV 조선 정 부장이었다.

<오마이뉴스>는 정 부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TV조선 국정농단 보도 기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우리 내부에서 있었다"

검찰, MB 조사는...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주말인 25일 서초동 중앙지검의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구속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기존 혐의점을 계속 신문하려 할 경우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겠다는 뜻을 변호인 측에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2018.3.25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의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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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수사를 맡았던 검찰 관계자는 "특수본 수사 과정에서 안종범 휴대전화를 분석해 보고했지만, 해당 언론사 간부를 따로 불러 조사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수사의 핵심은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개입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었다"면서 "안 전 수석에 대한 범죄사실을 비롯해 기업 관계자 등을 수사하는데 집중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 집중하느라 언론사 간부와 권력과의 유착 관계 등에 대해선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언경 민주언론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사실상 해사행위"라며 "언론인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TV조선 스스로 최순실 국정농단 특종에 대해 얼마나 자화자찬을 했는가"라며 "하지만 그 언론사 이면에는 특정집단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결탁해 움직이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검찰도 수사 당시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사실상 덮어버린 것은 전형적인 언론 눈치보기"라고 강조했다.

2016년 당시 TV조선의 최순실 국정농단 보도를 이끌었던 이진동 전 TV조선 기획취재부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마디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당시 우리 (TV조선) 내부에서 있었다"라며 "취재 당시에도 회사 내부 누군가가 정보를 흘리면서 방해를 하고 있다는 의심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같은 조직에서 한쪽에선 최순실 국정농단 행위를 드러내기 위해 밤낮으로 취재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 그걸 막으려고 국정농단 세력과 내통하면서 뒷거래를 했던 것"이라며 씁쓸해 했다. 이 전 부장은 "부끄럽고,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 이진동 전 부장과의 자세한 인터뷰 보기
"그는 미르 첫보도부터 제동을 걸었다... 부끄럽고, 참담, 명백한 취재방해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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