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마무리 윤석민이 세이브를 올린 이후 김기태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KIA 마무리 윤석민이 세이브를 올린 이후 김기태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1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선 웃지못할 해프닝이 발생했다. 3회초 삼성 김헌곤의 득점 상황에 대해 항의하던 김기태 감독이 퇴장을 당한 것이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김헌곤의 득점이 인정된 상황이지만 김기태 감독은 판정에 불복하며 항의를 이어나갔다.

비디오 판독으로 내려진 결정은 항의를 할 수 없다는 규정에 의해 김기태 감독은 즉시 퇴장 조치를 받았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김기태 감독은 덕아웃이 아닌 카메라가 위치한 구석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다시 한번 퇴장당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덕아웃에만 없으면 된다고 자의적으로 규정을 해석한 김 감독이 벌인 콩트같은 장면이었다.

우스꽝스러운 감독의 퇴장이 자극제가 된 것일까? 경기 초반 0-3으로 끌려가던 KIA는 경기 중반 이후 추격을 시작해 8회말 6-3으로 뒤집으며 역전승에 성공했다. 전반기부터 이어진 지긋지긋한 5연패를 선수들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낸 것이다. 특히 9회초 등판해 삼자범퇴로 승리를 지킨 윤석민의 마무리도 빛났다.

기나긴 재활 이후 올 시즌 마침내 실전에 투입되고 있는 윤석민은 전성기에 비해 확연히 떨어진 구위를 보이고 있다. 6월 2일 선발로 복귀한 이후 난타당하며 3연패를 당하던 모습에선 과거 리그 정상급 에이스의 위력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마무리로 보직이 바뀐 후 조용한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처음 불펜으로 등판한 6월 20일 NC전에서 1이닝 4안타 1실점으로 불안하게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한 윤석민은 이후 4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모두 세이브를 따내며 어떻게든 팀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 2018시즌 세이브를 기록한 KIA 주요 불펜 투수 기록(7월 19일 기준)
 올시즌 세이브를 기록한 KIA 불펜 투수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올시즌 세이브를 기록한 KIA 불펜 투수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마무리 전향 후 7경기 만에 4세이브를 따낸 윤석민이 김세현, 임창용과 함께 팀내 세이브 공동 선두에 오른 것은 올 시즌 KIA의 뒷문 사정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를 알려주는 방증이다.

KIA는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마무리 김세현에게 거는 기대가 컸지만 4월 13일 롯데전 0.2이닝 5실점 이후 부진에 빠지며 팀 승리를 번번히 날렸고 이후 43세 베테랑 임창용이 분전했지만 마무리 불안은 해소할 수 없었다.

김세현이 지난해 후반기 수준의 투구만 보여줬더라도 현재 6위로 처진 KIA의 팀 순위가 좀더 높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래서 마무리 전향 후 어떻게든 승리를 지키는 윤석민의 행보가 KIA에겐 특별할 수밖에 없다.

2015시즌을 앞두고 KIA는 1년 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윤석민에게 4년 90억 원의 대박 계약을 안기며 '원조 에이스'의 자존심을 한껏 세워주었다. 윤석민 역시 금액에 걸맞은 활약으로 구단의 배려에 보답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몸 상태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KIA로 돌아온 이후 윤석민은 1군 마운드보다 재활군에서 더 자주 얼굴을 보이는 선수가 되고 말았다. 지난 시즌 8년만에 KIA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당시 윤석민은 동료들의 우승을 멀리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8년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번째 우승에 기여했던 윤석민이기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윤석민의 마무리 안착에 KIA의 5위 싸움 성패가 달려있다

윤석민의 마무리 안착에 KIA의 5위 싸움 성패가 달려있다 ⓒ KIA 타이거즈


불펜 전향 이후 윤석민의 성적은  6이닝 3자책점으로 평범한 편이다. 전성기 시절이나 30세이브를 기록했던 2015시즌에 비해 구속과 구위가 떨어져 있다. 상대 타자를 위력으로 압도하기 보다는 경기 운영능력이나 제구력으로 제압하는 기교파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베테랑 임창용마저 깜짝 선발로 전향하며 믿을만한 투수가 더 적어진 KIA 불펜에서 그나마 가장 의지할 수 있는 투수는 윤석민 뿐이다. 후반기 첫날처럼 깔끔한 마무리로 팀 승리를 지킬 수 있어야 최근 부진한 KIA도 5위 싸움을 버틸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윤석민이 마무리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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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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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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