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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답변 도중 기침하고 있다.
▲ 기침하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답변 도중 기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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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라고 하기에는 좀 곤란하죠. 초대를 받아서 갔는데 솔직히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알 수가 없습니다. 당시 대회를 주최했던 대표께서 법의 범위를 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것 또한 모르죠. 좀 기다려 주시죠. 서로 의견이 다르니 어느 쪽이 더 옳은 건지 결론이 나지 않겠습니까."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골프 접대'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의 입에서 직접 나온 첫 공식 해명이다. SBS는 앞서 17일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대학교수 시절인 지난해 8월, 함승희 당시 강원랜드 사장의 초청을 받아 하이원리조트에서 있었던 KLPGA 투어 프로암(Pro-Am) 경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골프 비용과 기념품·식사비용 등을 포함해 118만 원어치의 접대를 받았다는 내부 제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다. 함승희 전 사장은 "다 합쳐 60여만 원밖에 되지 않아 위법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할 경우, 대가성이나 직무연관성과 무관하게 처벌하고 있다. 지난해 8월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국민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이므로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다.

김병준 "솔직히 비용 얼마 들었는지 모른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골프 접대' 의혹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골프 접대' 의혹...해명하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골프 접대' 의혹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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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PGA든 KLPGA이든 정식시합을 하기 전에 프로암대회가 있고, 거기에 사회 각계각층을 초대하는 경우가 있다"라면서 "그 초대를 받아서 갔는데, 솔직히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알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식선에서 프로암대회 골프를 한 번 하고 오는 정도인데, 그 비용이 과연 청탁금지법이 규정하는 범위를 넘었느냐 안 넘었느냐는 알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프로암 대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프로암 대회는 프로골프계의 관습 중 하나로, 프로 골퍼와 아마추어 골퍼가 함께 라운드를 도는 형태를 말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프로 골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일반 골퍼는 누릴 수 없는 일종의 '특권'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프로암대회는 보통 프로골프대회 1라운드 시작 전날,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가 VIP들을 초청해 진행한다. 당시에도 김병준 위원장을 포함해 20여 명의 VIP가 초청을 받아 골프를 접대받았다. 최근에는 조금씩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김 위원장의 "접대라고 하기에는 조금 곤란하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상황이지만, 그는 "좀 기다려 달라"라고 말했다. "서로 의견이 다르니 어느 쪽이 더 옳은 건지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지만, 위법으로 드러날 경우의 거취나 대응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신임 혁신비상대책위원장께서 연 기자간담회이니 비상대책위원회 관련 질문에 집중해 달라"라고 기자들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참여정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 연속성 강조도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답변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 목 축이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답변 도중 목을 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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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히딩크 감독이 오고 나서 작전 개념이 들어가고, 기술 개념이 들어가고, 한국 축구의 언어가 달라졌다"라면서 "한국 정치도 누군가 나서서 정치의 언어를 바꿀 때가 됐다"라고도 천명했다. "사람만 바꾸려고 한 게 한국정치의 문제"라면서 "사람을 바꾸기 전에 무언가 있어야 한다. 그 무언가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김 위원장은 그 '무언가'로 "새로운 가치" "새로운 이념" "새로운 정책적 방향" 등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리고 그 새 핵심 가치로 '자유'를 넘어선 '자율'을 제시하고, 당의 혁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국가가 시민사회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해서 주도하고 이끄는 게 아니라, 시민사회 공동체와 여러 경제 주체가 자율적으로 국가를 만들고 경쟁과 혁신하도록 만드는 걸 꿈꾼다"라는 설명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혁신비대위가 '사람을 바꾸는' 인적 청산에는 소극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과거 지향적인 측면에서의 인적 청산은 반대"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는 이번 혁신비대위 출범에 부정적인 당내 인사들을 향해서도 "직접 가서 그분들과 대화하겠다"라면서 "성심성의껏 이야기하고 동의를 구하겠다"라고 설득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을 넘어선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인위적으로 되겠느냐"라며 "한국당이 제대로 서게 되면 흡입력에 따라 연대하든가, 상생 구도로 연정 이야기 나올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당을 바로 세우는 게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노무현 정부와 그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공통점에 대해서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뒤집힌 정책도 많지만, 뒤집히지 않은 정책도 많다"라면서 "세종시라든가, 지역발전 관련 혁신도시는 큰 변화 없이 갔다"라고 평가했다. 그 외에도 신성장동력, 한미FTA, 제주해군기지건설 등을 예시로 들며 "연속성이 없지 않았다. (오히려) 굉장히 많았다"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출신 인사로서 자유한국당 비대위의 키를 쥐게 된 데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배출한 두 전임 대통령이 구속된 현실에 대해서도 "우리 역사의 아픔"이라면서 "두 분의 잘못으로만 봐선 안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분들을 대통령으로 만든 게 자유한국당이고, 투표한 국민"이며 "감옥에 넣은 것도 대한민국"이라는 게 이유였다. 이어 "그 분들이 감옥에 들어간 게 '잘했다' '잘못했다' 하기보다 그 원인을 찾아서 우리 정치를 발전시키는 게 답"이라고 덧붙였다.


태그:#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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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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