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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김포시갑)은 말했다.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만 남아 있다"고 했다. 그의 얼굴에서는 자신감도 엿보였다. '컷오프(사전 탈락)' 통과 확률을 묻자 "물론 쉽지는 않다"면서도 "그래도 저를 선택해줄 거라 믿는다"고 했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의원은 남해군수에서부터 행정자치부 장관을 거쳐 경남도지사 등을 역임한 자신의 경력을 강조하며 "지역 패권주의가 무너지고 새로운 지방자치가 출범했다. 민선7기 지방정부를 가장 강력히 지원할 수 있는 당 대표는 나"라고 주장했다. "기초단제장 151분, 시도지사 14분, 감동할 수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친문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진박' '비박'하다 망했다"며 그와 관련한 자신의 문제의식을 분명히 드러냈다. 김 의원은 "우리가 그렇게 할 이유가 없으며,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된다. 계파는 사조직"이라며 "나는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해찬 전 총리의 출마 여부를 놓고 이른바 '눈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큰 어른 나오면 힘 모아줘야지, 이런 분위기가 없잖아 있다"면서 "정치는 명분이 중요하다. 결심했으면 나와서 신망을 받거나 혹 낙선하면 새로 공부하고 수양하면 되지, 무슨 해석을 달아 결정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 외부적으로는 협치가, 내부적으로는 분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당 대표가 공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최대한 축소하는 게 맞다. 당 대표의 비례대표 지명 권한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문제 풀어내는 걸 보면, 정말 놀랍게 하고 있다"고 평하면서 "당 대표도 통 큰 리더십을 얼마든지 발휘할 수 있다. 자기 권한을 양보해야 당이 바뀌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득권을 지키려면 안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14일 <김두관, 미래와의 대화> 출판 기념회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진문'이니 '친문'이니 '신문'이니 '범문'이니..."

- 당 대표 도전과 관련하여 '독수리 오형제(경남 출신 민주당 의원 5명 -김두관, 김병욱, 박주민, 신동근, 안민석)'와 혹시 의견 주고받은 적이 있는지.
"안민석 의원은 좀 자주 보는 편이라서 뜻이 있다 말했다. 안 의원도 당 대표 나온다는 얘기 많이 있어 고향을 같이 둔 선후배끼리 크게 한 방 싸우나 했는데, 본인이 중간에 '형하고는 직접 하지는 않을 거 같아요'해서, '아 그럼 고맙다' 했다. 안 의원은 201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저를 지지했던 분 중 한 분이다. 속으로야 '김두관 선배 좀 부족한 사람이지' 생각하겠지만 앞에서야 얘기하겠나. '잘 결정 하셨냐'는 덕담 정도 나눴다."

- 당 대표, 출마하나.
"거의, 뭐, 결심한 상태다. 출마 기자회견만 남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출마 이유는?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는 특히 냉전 해체를 주도하며 번영 시대 열었다. 적폐 청산이든 새로운 개혁이든 최종적으로는 제도와 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런데 여소야대다. 민주평화당, 정의당 뿐 아니라 바른미래당 일부와도 협치하고 연대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내가 누구보다도 적임자다. 경남도지사 시절, 늘 야당에 포위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공동지방정부 운영하고 주요 정책도 만들어낸 경험이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야당을 상대로 협력을 이끌어낼 리더십을 확실히 갖고 있다."

- 보도를 보면 범친문으로 분류하더라. 동의하나?
"굳이 뭐... 나누는 거 자체에 동의 안 하는 편이지만, 나누고 싶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거다. 처음, 일찍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생사고락 같이 해 온 분들이 있고,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철저하게 같이 했던 사람이니까. 하지만 '진문'이니 '친문'이니 '신문'이니 '범문'이니 나누는 거 자체에 동의하고 싶지 않다. 옳지 않다."

- 현재 컷 오프 통과 확률을 어느 정도로 보나.
"확신을 하고 준비중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그래도 저를 선택해줄 거라 믿는다. 특히 민선 7기 지방정부는 그 의미가 다르다. 지역 패권주의가 무너지고 새로운 지방자치가 출범했다. 이를 가장 강력히 지원할 수 있는 당 대표는 나다. 기초단체장 151분, 시도지사 14분, 감동할 수 있게 준비할 거다. '자치 재정권'을 확실히 줄 수 있는 리더십 발휘하겠다고 할 거다."

"새누리당이 '진박' '비박' 하다 망했는데... 계파는 사조직"

컷오프 통과에 대해 자신감이 엿보인다고 했다. 그러자 김두관 의원은 즉답 대신 "현재 당내 지분 구조를 따지면 70% 정도가 문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하는 분들이다. 그 호랑이 등에 타지 않고 당 대표 되기는 참 어렵다"면서 이런 말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다 친문 후보 아니냐. '뼈문'이다 '진문'이다, 굳이 품계 달고 싶은 사람 있겠지만, 2년 전에 새누리당이 '진박' '비박'하다가 망하고 정권 내놨는데, 우리가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문재인 정부 성공 위해 도움이 안 된다. 정파가 당이나 국민 위해 존재한다고 하면, 계파는 사조직이다. 계파는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거니까."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얼마 전 <오마이뉴스>를 통해 이런 말을 했다. 이해찬 전 총리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호랑이가 뛸지 토끼들이 지켜보는 꼴"이라고 했다. 불출마해도 당의 어른으로 남고, 미담으로 남는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결국 이 전 총리 결심에 달린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자신의 문제 의식을 다음과 같이 분명히 드러냈다.

"교통 정리하고, 단일화하고, 뭐 그런 게 국민 눈에 좋게 비치지 않는 것 같다. 당 대표로 역할하고 싶으면 선언하고, 경쟁해서, 하는 거지, 뭐 누구를 모아서 어떻게... (이 전 총리 본인 출마 여부에 영향 받는 상황이 문제라고 보냐고 묻자). 그렇다. 나온다, 안 나온다, 이런 말이, 좀 이해가 안 된다. '큰 어른 나오면 힘 모아줘야지, (따로) 나와서 걸리적 거리냐, 이런 분위기가 없잖아 있는데, 정치는 명분이 중요하다. 결심했으면, 나와서, 신망 받거나 혹 낙선하면 새로 공부하고 수양하면 되지. 무슨 해석을 달아서 결정할 이유가 없다."

- 지방선거 때 지도부가 아님에도 전국을 누볐다. 당 대표에 나가겠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우리나라 지방자치 역사가 짧다보니, 기초단체, 광역지자체, 행정자치부 장관 등을 두루 한 사람이 거의 없다. 나는 풀뿌리 자치 활동했고, 마을 이장했고, 지역 신문 발행인도 했다. 이런 길을 걸어온 사람으로는 유일하다. 독일에 있으면서 당이 정책 이슈나 의제를 주도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서, 당 혁신에 대해 관심이 일찍부터 많았다. 기회가 닿는다면 당을 맡아서 잘 운영해봐야겠다고 일찍부터 생각했다. 작년 가을쯤부터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김포 보궐선거 당선 직후였던 2016년 5월 <조선일보> 최보식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친(親)문재인' 세력이 다수가 된 민주당에서 본인의 자리가 있겠나?'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때 내 편에 섰던 사람들도 다 떠나갔다. 하지만 뜻과 배짱이 맞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겠냐"고. 그때보다 뜻과 배짱이 맞는 사람들이 얼마나 늘었다고 보나.
"그 때는, 그런 상황에 대한 반격적 의미로 말했던 것 같다. 당내 편가르는 거 잘 동의 안 한다. 처음 국회 왔을 때는 내 편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하긴 했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독자적 헌법기관이다. 나와 뜻을 맞춘다는 게 어렵다. 굳이 패거리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친해지고 싶은 의원들은 있었다. 금태섭·김병욱·박용진·정춘숙 의원과는 도시락 모임, 강창일·노웅래·변재일·이종걸 의원과는 콩나물 모임을 한다. 나를 당 대표로 지지할지 잘 모르겠다. 친목 모임이다."

- 201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것, 후회한 적 없나.
"당시 경쟁 과정에서 공격했거나 한 부분에 대한 반성이 없잖아 있다. 4년 동안 경남 도정을 지키는 게 맞았는데, 중도에 사퇴해서 350만 도민에게 큰 상처 드렸다. 독일에서의 1년이 그걸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법사위원장 둘러싼 논란... "여소야대라는 게 이렇게 어렵다"

- 홍문종, 염동열 체포동의안 부결 과정에 민주당도 한 몫 했다. 왜 그런 일이 생겼다고 보나?
"당사자들의 신상 발언에 좀 짠한 부분이 있었다. 중학교 다니는 아들이 어떻고... 몇 사람이 마음이 흔들렸나보다. 하지만 국민의 대표로 사사로운 감정과 구분해야 하는데, 결과를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공식 사과했지만, 원내대표실에서 흔히 말하는 표 단속을 확실히 안 한 점도 있다. 이게(체포동의안 부결이) 가져 올 후폭풍에 대해 생각했어야 한다."

- 당 대표가 된다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나.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사안의 중대함을 잘 설명해야지 않겠냐. 터지고 나서 수습이 얼마나 어렵나. 예방이 중요한 거다. 물론 주요 법안에 대한 크로스 보팅(자유투표 혹은 교차투표)도 도입해야 한다. 당론으로 정할 사안도 있지만, 독자적인 헌법기관이니 자유투표도 허용해야 하지 않겠나."

- 개혁 입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민주당이 욕을 먹고 있다. 또 이번에는 법사위, 외통위, 정보위, 국토교통위, 보건복지위, 환노위, 예결위 등 상임위원장을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표현대로라면 "다 뺏겼다".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을 지키는 국회 상임위원장을 몽땅 한국당에 넘겨줬다"고도 했다. 동의하나?
"안타깝다. 특히 법사위를 넘겨준 것이 아쉽다."

- 특히 법사위 상임위원장 경우와 관련해서는 개혁 입법에 대한 의지나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법사위원장 안 넘겨줬으면 내일(13일) 절대 국회의장 안 뽑힌다. 상임위 구성도 안 됐을 거고 제헌절에도 국회 수장이 없는 상태였을 거다. 그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감당할 수 없었을 거다. 2020년 총선에서 과반에 가까운 1당이 돼서 국회 개혁 입법을 주도해야 한다. 김두관이 돌파하겠다."

- 지금 당 대표였다면?
"안 주고 싶지만 밀려서 줬을 거 같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냐. 너무 아쉽다는 거지. 여소야대라는 게 이렇게 어렵다."

- 연합정치가 가능한 범위는? 양보할 수 없는 범위는?
"우리 쪽 사람과 얘기하다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단독으로 탄핵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새누리당의 비박계, 친이계 이런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찬성했기에 탄핵이 된 것이다. 그때 그걸 짜 맸어야 하는데, 어쨌든 그렇게 안 됐다."

"문재인 대통령 정말 놀라워"... "당 대표 권한 양보해야 당이 바뀐다"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공천권은 어떻게 행사할 것인가.
"마치 공천권을 당 대표가 다 행사하는 걸로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공천심사위원을 만들어서 하고 있다. 당 대표가 각계 각층 추천을 받아 공천심사위원들을 추천 내지 임명하고 있다. 따라서 당 대표가 공천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건 맞지 않는 말이다. 다만, 당 대표가 공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최대한 축소하는 게 맞다. 비례대표 후보 4명을 당 대표가 지명할 수 있는데, 그것도 난 동의하기 어렵다. 되고 나면 마음이 바뀔라나(웃음)."

- 분권형 당 대표를 표방하고 있다.
"독일 기민당(기독교민주당) 경우를 보면, 뮌헨 비례 대표가 10명이라고 하면, 그 지역 당원들이 다 결정한다. 우리는 시장, 도지사 등 다 중앙에서 하지 않나. 앞으로는 다 시도당에서 하고, 시장·군수·구청장은 시·군·구 지역위원회에서 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

- 당내에서 가능하다고 보나.
"그런 걸 결단하고 기획하고 해 내는 것이 정치적 리더십이라고 본다. 어떤 경우는 사람의 능력 정말 크다. 어떻게 저런 리더십을 발휘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는 사람들 있지 않나.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문제 풀어내는 걸 보면, 언제 저런 생각했을까 의심이 될 정도다. 물론 옆에서 잘 보필하고 아이디어도 제공하고 했겠지만, 정말 놀랍게 해내고 있다. 당 대표도 통 큰 리더십을 얼마든지 발휘할 수 있다. 자기 권한을 양보해야 당이 바뀌는 거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득권을 지키려면 안 바뀔 거다."

- 요약하면 당 외부적으로는 협치, 내부적으로는 분권인가.
"맞다."

- 그 적임자라는 건데?
"지방정부를 확실히 도울 철학을 가진 사람 김두관이다. 민선 7기는 완전히 새로운 상황에서 지방자치하는 거다. 본격적인 지방자치 성공을 담보할 가장 확실한 리더십은 김두관이 갖고 있다. 든든한 후견인을 자처하고 있고, 당원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기초단체장 151분, 시도지사 14분을 감동시킬 것이다. 송영길 의원 찍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이 내 연설을 듣고 김두관으로 바뀔 수 있게 할 거다(웃음). 지켜봐 달라."

- 앞서 다른 인터뷰에서 "야심을 일찍 드러냈으니까 야심만만한 놈"이라고 스스로를 표현한 바 있다. 여전한가.
"꿈이 없는 정치인 누가 있겠나. 꿈이 있다고 해서 실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독일 가서 반성하고 몇 년 돌아봤다. 욕심낸다고 되는 게 아니다. 국회의원, 도지사, 장관, 뭐 물론 줄 잘 서서 되기도 했지만(웃음), 사람 노력으로 되는 자리다. 하지만 나라를 경영하는 것은 국민이 선택하는 거다. 꿈을 얘기해도 관계없지만, 꿈은 준비된 사람이 꾸는 거다."

- 협치와 분권이라는 게 당 대표로서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권력은 나눌수록 좋고 커지는 거다. 제일 어리석은 사람이 짐 많이 지고 가는 사람 아닌가. 섣달 그믐에 나무하러 가고 게으른 놈이 짐 많이 진다고, 왜 무거운 짐을 혼자 많이 지나. 나눠 지면 가볍고 함께 가고 가볍고 멀리 가는데, 정치는 그런 거 아닌가. 그게 당이 존재하는 이유다."
태그:#김두관, #이해찬, #문재인, #민주당, #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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