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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레퍼토리가 시작됐다. '친문'에 '비문', '신문'에 '뼈문'까지, 이름들도 다양하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입을 모아 "우리는 모두 친문"이라지만, 논란은 진행형이다. 8월 25일 당의 얼굴을 바꾸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 핵심 의원 간 비공개 모임인 '부엉이 모임'이 세간에 알려지며, 친문을 향한 비판의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졌다. 결국 모임을 해체했지만, '친문-비문' 프레임은 여전히 민주당에 드리워져 있다.

왜 논란이 반복될까. 당 대표에 출마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을, 재선)에게 물었다. '이번에 처음 얘기하는 거'라며 내놓은 답변은, 생각 밖에 단호했다. '부엉이 모임' 일원이기도 했던 그는 대표적인 친문계 의원으로 꼽힌다.

"'친문-비문' 프레임은 중요 선거가 있을 때 출마하려는 분들이 의도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부엉이 모임 등에 비판도 많이 있었지만 그 반대로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이랄지, 이름 붙이기 어려운 당 내 친목 모임 등은 다 있습니다. 그럼 그 모임은 뭔가요. 같은 잣대로 얘기하지 않아요. 물론, 부엉이 모임을 두고, 대통령이 권력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그 권력을 놓고서 패권을 추구하는 거 아니냐 비판은 있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해산 선언을 한 것입니다."

'부엉이 모임'이 패권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나, 유독 가혹하게 비판이 가해진다는 게다. 답변은 '권력의 블루오션'으로 이어졌다.

"친문이니 권력을 더 많이 갖고, 비문이니 권력에서 소외된다? 도긴개긴입니다. 권력에는 계산되지 않은 블루오션이 따로 있습니다. 사각지대가 항상 있죠. 오히려 조명 받지 않는 사람이 자리, 예산 등 권력의 핵심을 누리죠. 어떻게 정당하게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지냐로 얘기해야지, 친문-비문으로 얘기할 건 아닙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친노·친문 '끝판왕' 이해찬 전 총리 출마 얘기로 흘렀다. 단도직입적으로 '이 총리가 당 대표에 불출마하길 원하냐' 물었다. "이 총리님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해박할 수 있을까, 늘 그런 생각이 든다"는 말이 돌아왔다. 본론은 그 다음부터다.

"그 경륜을 귀하게 써야 하는데 국가를 위해 쓰는 차원과 당 대표로 공식 직함을 얻는 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소 잡는 데 쓰는 칼을 닭 잡는 데 쓸 수 있겠습니까, 적재적소에 칼을 써야 합니다. 총리님의 쓰임새는 달리 있지 않을까요. 물론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총리님에게 달렸지요."

오는 26일로 예정된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가능성을 묻자 "반반"이라고 했다. "대중적 인기는 좋지만, 예비경선 표심으로 이어질까 걱정했는데 며칠 전부터 긍정적 시그널들이 있다"고 조심스레 통과를 점쳤다.

8.25 전당대회가 중요한 것은, 전대에서 새롭게 당선된 지도부가 2020년 총선을 책임지게 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180석'을 목표치로 세웠다.

"2020년 총선은 공정한 공천이 전제되지 않으면 큰일납니다. 총선 1년 전 예측 가능한 룰을 확정하고 4개월 전에 공천을 완료하는 것, 공천에서 정무적 요소를 배제하는 것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처에서 심각한 분규가 발생할 겁니다. 이럴 때 윤리심판원의 활약이 필요합니다. 공정한 공천이 된다면, 자유한국당은 환골탈태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기본에 충실한 총선 대비만 한다면, 국회에서 제대로 개혁입법을 처리하도록 힘을 모아주자는 구도가 완성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표치는 180석입니다."

다음은 박 의원과 13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지금 당은 '말'만 난무... 잘 세워진 전략과 정책 제시돼야"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왜 자신이 적임자인가?
"6.13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이 더 커졌다. 때문에 더 튼튼한 민주당이 돼야 한다. 작게는 분열을 막고, 크게는 혁신을 통해서 국민과 당원들의 시선을 한 곳에 모아가야 한다. 2020년 총선에 대선까지, 그렇게 지속돼야 재집권이 가능하다. 내가 유능한 혁신에 적임이라고 생각한다."

- 어떤 분열을 예상할 수 있나.
"선거가 가깝고 대통령 지지율이 높으면 분열되지 않는다. 그간에는 통합과 단결 요소가 강화돼서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집권 2년차 지방선거 압승으로 권한과 책임이 집중돼있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게 아니라, 리스크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조율되지 않은 목소리들이 우후죽순 나올 수 있다.

- 당 안에 불만이 잠재돼 있다고 보나.
"국회의원은 모두 촛불혁명과 문재인 정부의 1등 공신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에 걸맞는,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역할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다. 그간 충분한 채널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노력도 충분하지 않았다. 전문가인 의원들의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걸 통해 국정에 강력한 뒷받침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싱크탱크가 필요하다. 지금 당은 메시지 중심 당이 됐다. 당 대표부터 모두가 말만 난무한다. 깊이 있고 심도 있는, 잘 세워진 전략과 정책이 제시되지 않은 게 문제였다.

두 번째, 원외위원장들의 총선에 대한 기대들이 높아져있다. 공천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으니 공천이 공정할 것이냐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를 불식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권력이 강해진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하냐의 문제다. 중앙당도 은혜적으로 내려주기만 할 뿐이고, 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방 권력이 주체적으로 참여해서 권한을 확보하느냐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

- 컷 오프 통과 확률은 몇 퍼센트로 보나.
"반반이다. 출마 라인업을 전제로 했을 때, 최근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 등에서 3등으로 나왔다. 그대로 중앙위원회 표심으로 가면 통과되는 거다. 관성이라는 게 있어서, 일부 조직과 계파, 이런 게 우려 요소지만 며칠 전부터 긍정적인 시그널들이 있다. 구도도 비교적 잘 자리 잡았다고 본다."

- 본인의 4일 출마 선언 후, 13일 현재까지 단 한 명의 후보도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관리형 리더십이냐 혁신형이냐, 이런 구도에 대한 의원님들의 고민이 잠재적 출마 후보군에도 영향을 미치는 거라고 본다.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혁신 민주당'이 자리 잡았는데 3선 이상 분들은 아직... 그런 분위기가 반영된 거 같다. 내가 가장 먼저 출마 선언한 것에 대한 쇼크도 있는 거 같다."

- '이해찬 총리'가 나오시면 안 나서겠다, 이런 생각을 지닌 분이 많은 건가.
"일부는 계실 거다. 총리님 위상 때문에 접겠다는 거 보다는 총리님이 워낙 강자다. 상위 1, 2위 다투는 최강자니 대중적 반응이 미약할 수 있는 후보자면 고민이 될 거다. 그런 차원으로 이해해야지, 예의의 차원으로 고민? 정말로 민주당이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

- 이 총리가 불출마하길 바라나.
"총리님을 늘 보며 느끼는 건 어떻게 저렇게 해박할 수 있을까다. 국정 현안은 물론 모든 곳에 해박하시다. 그 경륜을 우리 사회가 잘 활용해서 귀하게 써야 하지만 국가를 위해서 쓰는 차원과 당 대표 공식 직함을 얻는 건 다른 거라고 생각한다. 소 잡는 데 쓰는 칼을 닭 잡는 데 쓸 수 있겠냐는 말도 있는데, 적재적소에 칼을 써야 한다. 총리님의 쓰임새는 달리 있지 않을까. 물론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총리님에게 달렸다."

"부엉이 모임이 문제? 그럼 민평련은 뭔가... 같은 잣대로 얘기하지 않는다"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당 내에서 '모두가 친문이다'라고들 얘기하지만, 친문-비문 프레임이 계속된다. 이유가 뭔가.
"중요 선거가 있으면 출마하려는 분들이 그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활용해왔다. 어떤 경우에는 계파를 과장해 설명되는 것도 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부엉이 모임 등, 비판도 많이 있었지만 그 반대로 민평련이랄지 이름 붙이기 어려운 당 내 친목 모임은 다 있다. 그럼 그건 뭔가. 같은 잣대로 얘기하지 않는다. 부엉이 모임이 문재인 대통령과 과거 참여정부 때 같이 근무했던 분들 중심으로 친문 핵심이라고 봤을 때, 대통령이 갖고 계신 권력을 놓고서 패권을 추구하는 거 아니냐는 비난과 비판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산 선언을 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을 놓고 봤을 때 권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어떻게 정당하게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지느냐로 얘기돼야 한다. 친문이었으니 권력을 더 많이 갖고, 비문이었으니 권력에서 소외됐다? 도긴개긴이다. 권력에는 계산되지 않은 블루오션이 따로 있다."

- 권력의 블루오션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그간 나는 정당성과 도덕성에 의심 받을 행동은 안 하려고 노력해왔고 자제해왔고 절제해왔다. 정당하게 쓰지 않으면 권력의 이름에 가까이 있구나 오해받을 수 있다고 번뜩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대통령과 가깝다 = 권력, 이건 아니다. 사각지대가 항상 있다. 오히려 조명 받지 않는 사람이 자리, 예산, 권력의 핵심을 누린다."

- 당 대표에 나가겠다는 고민은 언제부터 했나.
"1월 2일에 했다. 그날 지방선거 대전 시장 여론조사가 일제히 나왔고 압도적 1등으로 나왔다. 그때 정치적 미래를 고민했다. 지방으로 갈 것이냐 중앙정치를 제대로 할 것이냐. 이틀 고민하고, 대전 시장은 내 길이 아니다 했다. 내가 충청도에서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는다는 건 책임질 때가 됐다는 뜻으로 생각했다. 그 책임을 무엇으로 보여드릴 거냐, 중앙정치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할 거냐 고민을 시작했고 4월에 당 대표 출마 검토를 시작했다.

앞으로 위험요소들이 튕겨져 나올 거다. 민생경제 지표 악화, 이런 차원이 아니다. 국민들도 경제가 1년 만에 노력해서 회복될 거라 믿지 않는다. 좋아질 거라는 기대와 확신을 주길 바라는 거다. 현재 집권세력과 촛불세력이 일치된다. 촛불시민들이 구상하는 한국사회에 대한 요구가 있고 집권당에 대한, 청와대에 대한 요구가 있다. 그 안에서 생겨날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 기민한 리더십이 아니면 안 된다. 단순히 경륜만으로 해결될 게 아니다."

- 당 대표가 된다면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당 윤리심판원 산하에 신속대응국을 만들겠다. 윤리심판원은 공천과 포상, 징계를 위한 기구가 돼야 한다. 그 손발로 신속대응국을 만들 거다. 당료 뿐 아니라 검사, 판사 출신 등이 다 포진돼있는 전문가형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재 지역에서 문제가 생기면 조사를 진행한다. 그런데 실사도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있다.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에 갈등이 생기면 A편을 들고 B를 치기 위한 실사도 왕왕 있다. 때문에 전문성과 중립성을 갖춘 대응국을 갖춰야 한다. 윤리심판원에서 올라온 건은 하자가 없는 한 당 대표가 그냥 받도록, 왈가왈부 개입해서는 안 된다."

- 당 대표가 된다면, 2020년 총선 목표치는 얼마인가.
"2020년 총선은 공정한 공천이 전제되지 않으면 큰일 난다. 총선 1년 전 예측 가능한 룰을 확정하고 4개월 전에 공천을 완료하는 것, 공천에서 정무적 요소를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처에서 심각한 분규가 발생할 것이다. 이럴 때 윤리심판원의 활약이 필요하다. 공정한 공천이 된다면, 자유한국당은 환골탈태하지 못할 것이다. 한국당은 진짜로 고통스러워 하는 것 같지도 않다. 때문에, 우리가 기본에 충실해 총선 대비를 한다면, 국회에서 제대로 개혁입법을 처리하도록 힘을 모아주자는 구도가 완성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표치는 180석이다."
태그:#박범계, #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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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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