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8번째 맞대결 경기 종료 후 승리 세레머니를 하는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의 모습.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8번째 맞대결 경기 종료 후 승리 세레머니를 하는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의 모습. ⓒ 넥센히어로즈


이보다 더 파란만장한 시즌을 겪은 팀이 과연 있을까?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구단 안팎으로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센은 전반기를 5위로 마쳤다.

박병호의 복귀로 위압감을 더한 타선, 로저스의 합류로 든든한 선발진을 갖추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던 넥센이다. 그러나 개막 후 서건창, 박병호, 이정후, 로저스를 포함한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심지어 서건창은 개막 1주만에 부상을 당했지만 아직도 복귀하지 못했고, 부상이 큰 로저스를 대신해 에릭 해커가 넥센의 유니폼을 입었다. 또 주전 포수와 마무리 투수인 박동원, 조상우가 성폭행 의혹으로 조사를 받게 되며 전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더군다나 구단주 이장석 이사의 사기, 횡령 등 법정 다툼과 그로 인한 넥센 타이어의 스폰서비 미지급 등으로 팀의 분위기에 적색등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는 끈끈한 응집력을 보이며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히어로의 탄생도 한 몫을 했다. 서건창의 빈자리를 메꿔주는 김혜성과 1루와 외야를 오가며 활약해주는 김규민을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다. 굳건한 박병호, 김하성을 중심으로 임병욱의 성장, 이택근의 노련함이 더해져 타선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포수 김재현과 주효상도 선발진의 전담 포수로 나서며 더욱 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선발진의 활약이다. 넥센에게는 보물과 같은 최원태는 4월 말 가벼운 어깨 근육통으로 인한 것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국내투수로는 다승 1위(11승), 평균자책점 2위(3.77), WAR 2위(3.04)로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고있다. 한현희는 5회 이전 강판이 단 한 번도 없다. 평균 6⅓이닝을 끌어주는 이닝이터로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브리검은 3.77의 평균자책점과 12회의 QS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적은 득점지원으로 5승 5패에 머물러 있다. 신재영은 고질적인 손가락 물집으로 고생했지만 2군에서 복귀 이후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로저스의 대체선수로 들어온 해커는 긴 실전 공백으로 인해 아직 적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적응만 한다면 준수한 모습을 보여줄 해커이기에 히어로즈의 선발 마운드는 후반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문제는 불펜의 피로누적이다. 오주원-이보근-김상수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자주 등판하게 되며 피로가 쌓이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부터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약 한 달간의 여름 싸움에서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희망적인 부분은 김동준, 양현의 활약이다. 두 투수가 필승조 투수들을 뒷받침해주며 성장하고있다. 김성민, 이승호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두 투수는 모두 입단 2년차이며, 트레이드로 데려온 좌완투수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오주원의 뒤를 받치며 든든한 좌완 불펜이 되기 위해 경험을 쌓아가는 중이다.

이제 넥센에게는 52경기가 남았다.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줘도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안팎으로 이토록 많은 수난을 겪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KBO 역사에 극적인 스토리로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본다. 과연 가을이 와도 5강 타이틀에 넥센이라는 이름이 올라있을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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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7기 유형준
넥센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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