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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특수학교가 지난 2일 학부모에게 보낸 가정통신문.
 C특수학교가 지난 2일 학부모에게 보낸 가정통신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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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독교계 사립 특수학교가 '성병'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담은 가정통신문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내 논란이다. '성병'을 의인화한 인터뷰 형식으로 작성된 이 가정통신문 글엔 "(성병은) 첫째로 동성애자를 좋아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수학교가 성소수자 혐오를 부추기는 통신문을 보낸 것은 반교육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소수자 혐오 일으키기 위해 보낸 것 아닌가" 

9일, 충북 청주 C특수학교가 지난 2일 자로 이 학교 학생과 학부모에게 보낸 가정통신문 '성병이 뭐길래?'를 입수해 살펴봤다. 이 가정통신문은 "최초로 성병 균과 인터뷰를 시도했다"면서 다음과 같은 문답 내용을 실었다.

-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전 첫째로 동성애자들을 좋아해요. 그리고 바람둥이, 바람 녀도 사랑하죠. 또, 변형적인 성관계를 하는 분들도 가끔씩 만나기도 해요."


이어 가정통신문은 "제가 발생시킨 에이즈를 계속해서 확산할 계획"이라면서 "방심하고 헤픈 사람들과 함께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자그마한 소망"이라는 '성병'의 발언을 담기도 했다.

이 통신문은 또 'sex(섹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을 성병에게 던진 뒤 "부주의한 사람들이 뚫어주는 유통망"이라는 답변을 적어 놨다.

이에 대해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대표는 "이 가정통신문은 성병에 대해 동성애자들만 걸리는 병으로 인식되도록 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감을 일으키기 위해 통신문을 보낸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또 "섹스 행위 자체가 도덕적 윤리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표현한 것도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인권교육 교사 모임을 오랫동안 해온 한 교사도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가르치는 특수학교가 통신문을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킨 것은 반교육적"이라고 지적했다.

C특수학교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글, 혐오 의도 없었다"

9일 이 통신문을 만든 C특수학교 A보건교사는 "성병과 인터뷰한 내용은 10여 년 전에 다른 학교 보건교사가 적어놓은 글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짧은 생각으로 옮긴 것"이라면서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감을 일으키려는 생각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A교사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종교적인 의도가 전혀 아니라 오로지 쉽고 재미있게 성병에 대해 알리려고 하려던 것인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태그:#성소수자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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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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