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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산업은 나날이 성장하나, 그 뒷면에 유기동물과 동물학대가 도사린다. 지금까지 등록된 동물은 117만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유기동물이 10만 마리 이상 발생한다. 그리고 동물학대도 심각하여 성숙한 반려문화와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

지난 6월 28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동물보호법 제45조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2017년 동물보호와 복지관리 실태에 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4년부터 의무화된 동물등록제에 따라 2017년 말 기준 117만 5516마리가 등록되었다. 2017년 한 해 신규 등록된 동물은 10만 4809마리로 전년 대비 14.5%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해에 구조된 유실·유기동물이 무려 10만 2593마리로 전년에 비해 14.3% 증가했다. 이 중 개 7만 4337마리, 고양이 2만 7083마리, 기타 1173마리이다.

아래의 표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통계 발표 자료를 재구성한 것이다. 

6월 28일에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7년 동물보호화 복지관리 실태 조사 결과를 임의로 편집한 것이다. 2014년 동물등록제 이후 총 등록수와 2017년 기준의 신규 등록과 유기동물 수를 지역별로 나타내었다.
▲ 농림부에서 발표한 2017년 통계 6월 28일에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7년 동물보호화 복지관리 실태 조사 결과를 임의로 편집한 것이다. 2014년 동물등록제 이후 총 등록수와 2017년 기준의 신규 등록과 유기동물 수를 지역별로 나타내었다.
ⓒ 농림부 통계를 편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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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자료를 보면, 경기도는 최다 등록에 유기동물 수도 가장 많다. 서울은 다른 지역에 비해 한 해 신규 등록된 수 대비 유기동물 보호수는 현저하게 낮은 반면, 일부 지역은 유기동물 수가 월등하게 높은 현상을 보이는 등 지역별 실정에 맞는 유기동물 관리가 요구된다.  

현재 유기동물 관리는 지자체별 농업기술센터 축산팀(농림축산식품부 관할)에서 담당한다. 반려동물의 대표적인 개는 축산법 제2조에 따르면 "가축"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동물=인간을 위한 소득원"이라는 '경제성'과 "동물복지"에 입각한 유기동물 보호 사이에서는 잡음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지자체의 관점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유기동물 대우도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전남의 경우 지난해 1만 3468마리가 새로 등록됐지만 3분의 1에 해당하는 4712마리가 버려졌다. 이 가운데
인접한 여수시와 순천시를 비교해 봤다.

올해 유기동물에 할당된 여수시 본예산은 도비 등이 추가되어 1억6000만 원이다. 시 직영으로만 운영되며 유기견 60여 마리를 보유하고 있다. 관리소 담당 계약직 1명에 마리당 구조비를 지급하는 구조 담당 1명이 별도로 있으며, 자원봉사자가 방문한다. 현장을 방문한 대한동물사랑협회(이하 코니) 이은주 소장은 "작은 규모임에도 보호소 관리가 잘 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순천시의 올해 본예산은 6700만 원이다. 위탁업체인 코니와 2017년 12월 설립된 시 임시보호소가 분담하는 구조이다. 유기견 150여 마리를 보유한 시 임시보호소는 계약직 1명이 관리와 구조를 담당하여 자원봉사자 도움이 필수적이다. 

전남 순천시의 유기동물 보호와 관련한 2018년 본예산 내역이다. 유기동물 보호 운영 재료비와 유기동물 처리 및 관리 활동 보상금 두 가지로만 이루어져 있다. 유기동물 치료비와 임시보호소 담담 급여, 8월 건립 예정인 사업비 8천만원의 추가 임시보호소 내역비 등은  찾아볼 수 없다.
▲ 순천시의 유기동물 2018년 본예산 전남 순천시의 유기동물 보호와 관련한 2018년 본예산 내역이다. 유기동물 보호 운영 재료비와 유기동물 처리 및 관리 활동 보상금 두 가지로만 이루어져 있다. 유기동물 치료비와 임시보호소 담담 급여, 8월 건립 예정인 사업비 8천만원의 추가 임시보호소 내역비 등은 찾아볼 수 없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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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순천시 본예산은 8000만 원이 세 차례 추경을 거치면서 최종 2억 1000만 원으로 폭증했는데, 바로 이 임시보호소 건립 때문이었다. 그런데 올해 본예산은 작년 체납된 병원비와 위탁업체 비용 지불 등으로 3월에 이미 소진되어 4월분부터 또다시 체납이 발생했다. 이에 매년 사용하는 예방약마저 뒤늦게 외상으로 구매하여 투여했다. 결국 올해도 추경은 필수이다.

여기에 8월 설립 예정으로 8000만 원 사업비를 투자하여 추가 임시보호소 설립 계획안이 6월에 부시장 결재를 받았다. 즉, 본예산 설립 때 없었던 사업비가 돌발 발생할 전망이다. 한편, 내년 3월에 15억 5000만 원 사업비로 시 직영 보호센터와 입양센터 건립 계획안이 6월 시장 결재를 통과했다.

이로 볼 때 순천시의 유기동물 예산 편성은 본예산 설립 과정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수립되지 않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지자체의 부실한 운영의 피해는 고스란히 제2의 피해를 유도한다. 위탁업체는 상습적인 체납으로 운영난을 겪으며, 시 임시보호소의 동물 또한 예산 부족으로 미등록이거나 예방접종을 제 때 맞지 못하여 각종 질병에 노출된다. 

코니는 6월 21일 기준 개 219마리, 고양이 212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시에서는 구조비와 공고기간 10일에 따른 보호비만을 지급할 뿐이다. 입양이 안 될 경우 계속 보호를 하니 후원과 대출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이에 시의 상습적인 체납까지 더해지면 더욱 힘들 뿐이다.

지난 6월 9일부터 15일까지 순천시 임시보호소의  유기견이 출산한 새끼 2마리를 포함하여 6마리가 배설물 등을 통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그리고 15일에 자원봉사자들이 전염병 방지를 위해 청소와 소독을 하는 과정에서 대형견 우리에서 목이 물려 죽은 개 사체를 발견했다. 하지만 담당직원은 전혀 알지 못했다. 

이처럼 지자체의 운영 미숙으로 동물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그런데 동물학대는 법적 제재 등 관련 제도가 미비해 문제되기도 한다. 지난 4월 제주도에서 여러 곳의 펫샵을 운영하는 업자가 개 두 마리를 쇠몽둥이로 때리고 암매장을 한 사건의 경우, 해당 법원이 약식기소로 처리하여 논란이 일었다.

최근 파주시에서는 견주가 아파트 밖으로 개를 던진 사건이 발생했다. 6월 29일에는 여수시 신월동 장례식장 뒤편 언덕에 위치한 무허가 개농장에 방치된 품종견·묘가 구조되었다. 소유주는 펫샵을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 29일 여수 신월동에 위치한 무허가 개농장에서 구조한 새끼 고양이이다. 어미가 뜬장 안에서 낳은 새끼로, 뜬장의 구멍 사이로 새끼가 빠지지 않도록 밥그릇 안에서 키우고 있었다.
▲ 여수 무허가 농장에서 구조한 고양이 지난 6월 29일 여수 신월동에 위치한 무허가 개농장에서 구조한 새끼 고양이이다. 어미가 뜬장 안에서 낳은 새끼로, 뜬장의 구멍 사이로 새끼가 빠지지 않도록 밥그릇 안에서 키우고 있었다.
ⓒ 대한동물사랑협회 이은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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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담당자는 "무허가가 많다"며, "동물보호 활동하는 이도 무허가로 한다. 축산 허가를 받기 어려워서"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허가를 안 내고 해도 (축산팀에서) 제재할 방법이 없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즉, 현행법상 무허가 건축물로 건축법으로 접근하던가, 분뇨처리 시설 미비나 소음 등으로 환경법을 적용하는데, 법에서 규정한 면적 이하일 경우 이마저도 어렵다는 것이다. 여수 개농장 사건은  여수시가 동물학대 혐의로 여수경찰서에 7월 1일 수사를 의뢰, 4일 담당 수사관이 배정될 예정이다.   

여기에 반려동물 취득 경로에서도 문제점은 드러난다. 가장 등록된 동물이 많은 경기도의 경우를 보자. 2016년 경기도사회조사에 따르면, 개는 동물판매업소 38.6%, 아는 사람을 통한 유상구매 18.1%, 친지의 무상제공 28.7%, 유기동물 입양 9.6%, 원래 기르던 동물이 낳은 새끼 4.9%, 기타 0.2%이다. 고양이는 동물판매업소가 28%, 아는 사람을 통한 유상구입이 11.7%, 친지의 무상 제공이 25.3%, 유기동물 입양 27.4%, 원래 기르던 동물이 낳은 새끼 6.8%, 기타 0.9%이다.

동물보호단체 케어(CARE) 홈페이지에 있는 학대고발현항으로, 7월 4일 기준 1218건이 등록되어 있다.
▲ 케어에 고발된 동물학대 동물보호단체 케어(CARE) 홈페이지에 있는 학대고발현항으로, 7월 4일 기준 1218건이 등록되어 있다.
ⓒ 케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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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판매업소를 통한 반려동물 구매가 가장 높은데, 앞에서 언급한 여수 개농장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출생한 새끼 동물은 상대적으로 건강이 나쁠 가능이 존재하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구매자에게 발생한다. 치료비 부담으로 결국 유기하기도 한다.

결국 단순한 흥미, 탐욕과 일탈이 아닌, 성숙한 반려동물 철학에 정부와 지자체의 현명한 법과 행정 그리고 동물보호단체의 적극적인 활동이 함께 어울러 질 때, 비로소 유기동물과 동물학대의 음울한 그늘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덧붙이는 글 | 지역 생활정보지 여순광에도 게재할 수 있습니다.



태그:#동물학대, #유기동물, #동물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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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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