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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5일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주 52시간 노동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2018년 제4차 산별중앙교섭에서 결렬 선언을 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주 52시간 노동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2018년 제4차 산별중앙교섭에서 결렬 선언을 하고 있다.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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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에 52시간 넘게 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 2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금융권 노동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금융업은 노동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내년 7월까지 유예기간이 생겼는데, 일부 금융회사들은 주 52시간 노동 제도를 미리 도입한 반면 대부분 금융회사들은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중에서 주 52시간 노동제를 온전하게 도입한 곳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관심을 보이던 IBK기업은행과 BNK부산은행이 법으로 정해진 1년의 유예기간 동안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주 52시간 노동) 조기 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정확하게는 주말을 뺀 평일 동안 52시간 이상 근무하지 않도록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오후 6시에 피시(PC)가 저절로 꺼지는 피시 오프(OFF)제를 이달부터 도입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추가로 일을 해야 할 경우 연장근무를 신청한 뒤 일을 하고, 이 시간도 최대 12시간이 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것이 기업은행 쪽 설명이다. 또 이 관계자는 "그 동안 주중 52시간 노동을 원칙적으로 지키지 못했었는데, 앞으로는 최대한 연장근무를 지양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유예기간 동안 노사가 하나씩 협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부산·우리은행, 주 52시간 도입 못했지만 피시오프제 등 활용

BNK부산은행도 주 52시간제를 완전히 도입하진 않았지만 피시오프제와 집중근무시간 등을 시행해 초과근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피시오프제를 오후 7시에서 오후 6시로 앞당기고, 전등을 다 끄도록 했다"며 "집중근무시간을 둬서 업무 집중을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컴퓨터에 팝업 창을 띄워 오전 9시 30분~11시 30분과 오후 2~4시에는 회의와 메신저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고 은행 쪽은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김해공항 등 일부 점포에는 특수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이에 따른 문제 등을 보완한 뒤에 주 52시간제를 도입할 수 있는데 아직 그 정도 단계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의 경우 피시오프제와 유연근무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지만 주 52시간제 도입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후 7시 피시오프제를 시행하고 있고, 오전 8시부터 10시30분까지 스스로 출근시간을 정해 일하는 유연근무제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요일에는 오후 6시30분, 금요일에는 오후 7시 퇴근을 시행하고 있는데, 노조에서 이를 강하게 확인해 성과지표에 반영하고 있을 정도"라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일반 영업점에선 주 52시간을 도입해도 무리가 없다"면서 "하지만 본점 같은 경우 피시가 꺼져도 다른 서류업무를 볼 수 있어 (도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신한·국민·하나은행 "노조와 합의해야 주 52시간제 도입"

이밖에 신한·KB국민·KEB하나은행 등도 주 52시간제 조기 도입에 난색을 표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는데 노조와 큰 틀에서 합의된 것이 있어야 한다"며 "부서별 상황도 워낙 다양하다 보니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민은행 관계자는 "개별은행에서 정할 것이 아니라 산별교섭을 통해 결과가 나와야 (주 52시간제를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 52시간제 등에 대해 은행권 노조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회사 쪽의 산별교섭이 진행되고 있는데, 지난달 28일 중앙노동위원회의 1차 조정 회의에선 합의가 불발됐다. 앞서 지난달 15일 산별교섭이 결렬된 데 이어 중노위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

이와 함께 하나은행 관계자는 "노조, 은행연합회와의 산별교섭 결과에 공동으로 보조를 맞추게 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하반기 쯤에는 틀이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음교환반의 경우 그날 현금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날 오후 2시 이후에 되는데, 이상이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밤을 새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 관계자는 "몇몇 부서의 경우에도 주 52시간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그렇지만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정시퇴근하던 것을 확대해 금요일에도 정시퇴근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 "일자리 창출 위해서라도 주 52시간제 조기 도입해야"

이에 대해 노조 쪽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은행들이 주 52시간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회사 쪽과 생각 차이가 너무 커 협상이 잘되지 않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근무시간 단축이 이뤄지는 것인데 회사는 이를 유명무실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 위원장은 "원래 취지에 맞게 부족한 근무시간은 채용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특정 업무만 주 52시간제에 벗어나는 것이라면 예외를 두는 식으로 검토해볼 순 있지만 많은 부서의 많은 노동자가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공짜노동 단축 역사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돼 있다"며 "노사가 주 52시간제 도입에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금융업 관련) 법 시행 전에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허 위원장은 내다봤다.

반면 일부 보험회사와 증권회사에선 사실상 주 52시간제를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이달부터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큰 틀에선 농협중앙회 등의 계획에 맞춰 주 52시간제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 40시간 근무에 시간외근무 월 11시간으로 정해두고 있다"며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정시퇴근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금융회사 "사실상 이미 주 52시간 시행... 유연근무제 검토 중"

또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달부터 선택근로, 탄력근로 등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출근시간을 오전 8~10시 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연장근무가 필요할 때 2일 가량 야간근무를 하게 되면 나머지 2주 동안 조기퇴근 하는 탄력근로도 시행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어 이 관계자는 "모든 직원이 이런 시스템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노조와 조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현대해상 관계자는 "이미 피시오프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손해보험사 중에 가장 먼저 도입했다"며 "사실상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추가적으로 유연근무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더불어 NH투자증권 관계자도 "지금도 사실상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을 넘기지 않고 있다"며 "4년 전부터 피시오프제를 도입했는데, 증권회사 중에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매주 금요일에는 오후 5시면 모든 직원이 퇴근한다"며 "유연근무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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