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패턴이 또 다시 반복되는 것일까. 중위권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KT 위즈가 6월 들어 3할도 채 되지 않는 승률로 9위에서 좀처럼 올라오지 못했다. 어느 정도 갖춰진 선발진과 달리 윤석민과 강백호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선수가 없는 타선의 빈타가 심각했다.

다행인 것은, 최근 3연승을 기록하면서 나쁘지 않은 흐름으로 7월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과 30일 NC전에서 모두 승리를 챙긴 KT는 4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8위 삼성과 1.5경기 차까지 간격을 좁혔다.

3연승 과정에서 볼 수 있었던 희망은?

외국인 투수 최초 100승에 도전하는 니퍼트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초 kt 선발투수 니퍼트가 역투하고 있다.

▲ 외국인 투수 최초 100승에 도전하는 니퍼트 지난 6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초 kt 선발투수 니퍼트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연승의 출발점이 된 지난 6월 29일 NC전에서는 니퍼트를 앞세워 7-3으로 이겼다. 1회초 니퍼트가 2실점을 내줬지만 1회말에 3점을 뽑아내며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뒤이어 2회말과 5회말에 한 점씩 보탠 KT는 8회말 장성우의 솔로포, 강백호의 1타점 2루타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투수가 길게 이닝을 끌어줬고, 필요할 때 점수를 얻으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이튿날에는 경기 도중에 내린 강한 폭우로 6회초 강우 콜드 게임 승리를 기록했다. 운이 따르기는 했지만 이 날도 선발 투수 고영표가 5.2이닝 2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5회말 무사 2루에서 이진영의 2루타로 결정적인 순간에 선취점을 얻었다. 결과는 달라도 이기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KT보다 한 계단 위에 있는 삼성전에서는 타선의 집중력이 빛났다. 선발 투수 피어밴드가 4회초에만 4실점을 허용하고, 6회초 손주인의 내야 안타 때 3루 주자 김헌곤이 홈을 밟으면서 이 날 6이닝 동안 10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무려 5명의 타자가 멀티히트를 기록하고, 7번 타자 박경수를 제외한 8명의 선발 타자가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3이닝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은 불펜의 호투도 빠질 수 없다. 주권, 이종혁, 윤근영, 김재윤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고 마무리 김재윤은 팀의 한 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투-타가 합작한 승리로 3할대로 떨어졌던 승률을 .405까지 끌어올린 KT에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경기였다.

3연승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점수를 뽑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찬스를 잡았을 때 놓치지 않은 점, 마운드가 버틸 수 있는 힘을 발휘한 점 두 가지를 발견했다. 비교적 하위권에 위치한 팀들을 상대로 기록한 승리라고 하더라도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직 기회가 남아있는 KT,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5일 삼성전이 끝나면 KT 선수단은 부산으로 내려가 원정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월요일 하루 휴식일을 가진 이후 다음주 주중에는 '선두' 두산 베어스를 만난다. 이 3연전이 끝나면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 13일부터 4일간 정규시즌 일정이 없다.

다른 팀들보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은 KT의 전반기였다. 더 많은 승수를 쌓고 한창 중위권에서 경쟁하고 있어야 할 시기이지만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7위 롯데와 4경기 차로 승차가 크게 벌어진 점을 감안하면 하위권에서 전반기를 끝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144경기 중 80경기를 치렀고, 64경기가 남아있다. 현실적으로 5강 싸움에 뛰어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보면 KT의 위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중위권 팀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니퍼트, 피어밴드, 고영표, 금민철 등 지난해보단 선발진 사정이 나아졌고, 불펜의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타선이 지난 3경기처럼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위권 팀들과 맞붙어도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 결국, '꾸준함'이 관건이다.

현재대로라면 2015년부터 3년간 이어진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은 KT의 시즌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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