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의 에딘 카바니가 6월 25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A조 예선전, 개최국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고 기뻐하고 있는 모습.

우루과이의 에딘 카바니가 6월 25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A조 예선전, 개최국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고 기뻐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EPA


리오넬 메시에 이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집으로 돌아간다.

우루과이가 1일 오전 3시(아래 한국시각) 러시아 피시트에 위치한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국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포르투갈과 맞대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를 꺾고 8강에 오른 프랑스와 준결승 진출을 두고 피할 수 없는 한판을 벌인다.

디에고 고딘이 이끄는 우루과이의 짠물 수비가 또다시 빛을 발했다. 포르투갈 '주포'인 호날두를 완벽하게 묶었다. 끊임없는 압박과 협력 수비를 통해 일찍이 체력을 빼놓았고, 위력을 반감시켰다. 득점 확률이 높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는 아예 슈팅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호날두는 6차례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향한 것은 1번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위력이 떨어졌다. 우루과이 수비의 승리였다.

그러나 수비만으로 승리를 따낼 수는 없는 법이다. 조별리그에서 인상적인 수비 축구를 선보인 이란이 대표적인 예다. 그들이 죽음의 조를 탈출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부족한 결정력이었다. 세계 최강 스페인과 대등한 경기를 했고, 포르투갈과 무승부를 기록하는 선전을 보였지만 해결사 부재에 시달리며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우루과이는 달랐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디손 카바니라는 세계 최정상급 투톱이 버티고 있었다. 전반 7분, 카바니의 방향 전환 패스로 시작된 공격이 수아레스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카바니의 헤더골로 이어졌다. 그들의 왜 세계 최고의 선수로 불리고, 우루과이가 강호인지 증명한 골이었다.

페페의 동점골로 균형을 이룬 뒤 터진 카바니의 역전골은 '수비 축구의 완성은 골'이란 사실을 일깨워줬다. 수세에 몰렸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한순간의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갈랐다. 하나 된 수비가 제 몫을 한다면, 전방에 포진한 이가 승리를 가져올 것이란 확신이 느껴졌다. 

호날두 집으로 돌려보낸 우루과이, '우승 0순위' 프랑스도 보낼까

대다수 축구팬들은 월드컵에서 맞붙는 호날두와 메시를 보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두 사나이는 우루과이와 프랑스에 발목이 잡혔다. 이제 그 두 팀이 만난다.

우루과이는 수비가 강점이다. 포르투갈전에서 페페에게 내준 동점골이 이번 대회 4경기 만에 내준 첫 실점이었다. 세계 최고의 중앙 수비수 고딘이 버티고, 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호흡을 맞추는 호세 히메네스가 후방을 책임진다. 중앙 수비진의 호흡만큼은 세계 어느 팀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좌우측 풀백 디에고 락샬트와 마르틴 카세레스는 빼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큰 존재감을 보인다. 특히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혀 수비의 깊이를 더하는 데 능하다. 중원에 포진하는 마티아스 베시노와 루카스 토레이라도 수비 능력이 뛰어나다. 순간적인 압박과 협력 수비, 공간을 메우는 데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투톱을 이루는 수아레스와 카바니도 전방에서부터 끊임없이 압박하며 상대의 공격 속도를 늦춘다. 수세에 몰릴 때는 수비 지역까지 내려와 안정감을 더한다. 수비는 '개인'이 아닌 '팀'이 만들어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그들은 적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결정력을 자랑하며 승리까지 가져온다. 프랑스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팀이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여기는 이유다.

물론 쉽지는 않은 싸움이다. 앙투안 그리즈만과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 라파엘 바란 등 프랑스는 각 포지션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름값만 보면 우루과이보다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19세 소년' 킬리안 음바페의 활약이 눈부시다.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와 맞붙은 16강전에서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그는 상대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스피드로 아르헨티나의 뒷공간을 허물었고, 문전에서 침착한 마무리 능력을 뽐내며 승리까지 가져왔다. 그리즈만의 선제골도 음바페가 얻어낸 페널티킥 덕에 나올 수 있었다. 음바페는 팀 내에서 나이는 제일 어리지만,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다.

페널티킥으로만 2골을 넣고 있는 '에이스' 그리즈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하는 중원의 핵심 포그바 등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우루과이전에서도 음바페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확률이 크다.

결국 우루과이는 호날두에 이어 음바페를 막아내야 한다. 고딘의 지휘에 따라 공간을 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속도가 붙으면 제아무리 고딘이라 할지라도 막아서기 어렵다. 최대한 내려서서 그의 질주 본능이 빛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좁은 공간에서도 순간 스피드와 드리블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음바페가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만큼은 '신'이라 불리는 메시나 호날두보다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운도 필요하다. 승승장구하던 우루과이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찾아들었다. 우루과이 수비 축구의 방점을 찍는 스트라이커 카바니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아직 정확한 검진 결과가 나온 상태는 아니지만, 프랑스전에 출전하지 못한다면 엄청난 손실이다. 수아레스가 건재하지만, 홀로는 파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음바페를 막는 것 못지않게 카바니의 출전 여부 역시 프랑스전 승부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준결승 진출을 노린다. 강력한 우승 후보 프랑스를 잡아낸다면 우승도 꿈꿀 수 있다. 이번 월드컵은 '절대강자'가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인 만큼, 허황한 꿈이 아니다.

흠잡을 데 없는 수비력과 빼어난 결정력을 자랑하며 승승장구 하는 우루과이. 과연 그들은 20년 만에 우승을 꿈꾸는 프랑스를 잡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호날두와 메시를 울린 두 팀의 만남에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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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VS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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