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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있으면서 텃밭농사를 하는 주말농부가 힘들어 하는 때는 장마가 시작되는 요즘이다. 장마철의 잦은 비 때문에 텃밭을 찾는 발길이 줄어들다가 불볕더위를 피해 재충전의 여름휴가를 다녀온다. 그리고 의욕적으로 시작한 텃밭농사의 의지를 되살려 오랜만에 텃밭을 찾아오지만, 풀과 작물이 뒤엉킨 암담한 광경에 몸과 마음은 농사로부터 점점 멀어져간다.

전업농부도 여름철은 농사에서 가장 바쁘고 힘든 시기로 휴가는 생각도 못한다. 하루를 온전하게 쉬는 것도 쉽지는 않다. 비가 내리면 쉬기도 하지만, 요즘의 장맛비가 반드시 반가운 것은 아니다. 가뭄을 풀어주는 단비를 넘어서 장대비가 쏟아지면 농부의 마음은 심란해진다.

감자와 양파수확을 앞두고 장맛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라기도 하고, 콩과 들깨를 파종할 때는 비를 간절히 기다리기도 한다. 농사에서 비는 병 주고 약 주는 양면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장마철의 고온다습한 날씨는 고추, 토마토, 오이와 같은 과채류의 여러가지 생육장애와 질병의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토마토 칼슘장애의 배꼽썩음병(왼쪽)과 껍질이 터지는 열과현상
▲ 칼슘장애 토마토 칼슘장애의 배꼽썩음병(왼쪽)과 껍질이 터지는 열과현상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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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의 칼슘장애로 인한 각종 증상들
▲ 칼슘장애 고추의 칼슘장애로 인한 각종 증상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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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발자국소리를 듣고 자란다

작물을 세심하게 돌봐야 하는 요즘은 어둠이 걷히고 동트는 새벽부터 농사일을 시작하는 농부들이 많다. 매일같이 작물의 안부를 확인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빨리 대처할 수 있다.

새벽같이 텃밭에 들러서 작물을 돌보고 출근하는 농장회원의 텃밭작물이 잘 자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며칠 전, 그가 꼭지가 노란 고추와 검은색으로 썩어가는 토마토를 내밀었다.

"칼슘결핍으로 인한 생육장애입니다. 계란껍질과 식초로 간단하게 칼슘영양제 만드는 것 알려드릴게요. 토마토는 물을 주면 껍질이 터지므로 열매가 익어 가면 물은 주지 말고, 고추는 물을 많이 줘야 합니다." 

고추는 물을 싫어하고 토마토는 좋아한다고 생각했다는 그가 짧은 탄식을 뱉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고추는 뿌리가 물에 잠기면 질병 발생이 높지만, 성장 과정에서는 가뭄이 들지 않도록 충분하게 물을 주는 것이 생육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토마토는 물을 많이 흡수하면 과육이 약해지면서 껍질이 터지는 열과현상이 발생한다. 농장의 토마토는 비닐하우스 재배에서도 첫 열매가 익기 시작하면 수확이 끝날 때까지 물을 일절 주지 않는다.

난각칼슘

칼슘은 작물의 생육을 돕는 것으로 농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영양제다. 식초(빙초산 제외)는 작물의 가뭄을 예방하고 생육을 돕는다. 달걀껍질(난각)을 잘게 빻아서 식초에 넣으면 칼슘이 추출된 난각칼슘이 만들어진다.

2리터 페트병에 달걀껍질 100그램(20개)과 식초 1리터를 넣으면 거품과 가스가 발생하면서 계란껍질이 떠오른다. 껍질이 다시 가라앉을 때까지 페트병의 뚜껑은 열어둬야 가스로 인한 페트병의 팽창을 막을 수 있다. 하루만 지나면 사용할 수 있다. 계란껍질은 분리하여 난각칼슘만 실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식초의 색깔이 탁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달걀껍질과 식초로 쉽게 난각칼슘을 만들수 있다
▲ 난각칼슘 달걀껍질과 식초로 쉽게 난각칼슘을 만들수 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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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부터 칼슘결핍이 발생할 수 있으며, 증상으로는 고추는 꼭지가 노랗게 되고 열매가 물러지며 씨앗이 검게 변한다. 토마토는 가운데 부분이 까맣게 물러지는 배꼽썩음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물 500배로 희석하여 7~10일 간격으로 2~3회 정도 작물에 직접 살포하거나 뿌리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주변으로 뿌려 주고 물을 충분히 주는 것이 좋다.

가을작물인 배추와 무우도 칼슘결핍을 예방하기 위해서 배추의 속이 만들어지는 결구가 시작되는 한달이 지날 무렵에 사용한다. 난각칼슘은 농도가 높거나 자주 많이 사용하면 껍질이 두꺼워지는 부작용과 생육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남용하지 않도록 한다.

석회질의 딱딱한 굴, 조개껍질을 비롯하여 게, 새우의 갑각류 껍질도 식초로 재료의 성분을 추출하여 작물영양제로 사용할 수 있다. 생선부산물을 발효시켜 만든 액비(물비료)도 작물에 사용한다. 힘들게 만들 것 없이 집에 있는 액젓을 물에 500배로 희석하여 작물에 영양제로 사용할 수 있다.


태그:#난각칼슘, #식초, #배꼽썩음병, #고추, #열과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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