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0일 롯데는 4-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빗줄기가 거세지며 경기가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 롯데 자이언츠

지난 6월 10일 롯데는 4-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빗줄기가 거세지며 경기가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최근 롯데는 '혈전'이라는 단어가 심심하게 느껴질만큼 힘겨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연장 12이닝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무승부만 2회를 기록했다. 금주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27일 넥센을 상대로도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펼쳐야만 했다.

다행히 연장에서 재역전 승리를 거두며 앞선 2번의 무승부에 비하면 소득이 있었지만 투수 소모는 어쩔 수 없었다. 현재 롯데는 선발과 불펜을 구분할 것 없이 모두가 지쳐있는 상태다.

이미 지난 주 외국인 에이스 듀브론트와 국내 선발 노경은이 경기 이후 피로감을 느끼며 엔트리에서 잠시 말소가 된 상황이다. 듀브론트는 개막전에 선발로 나간 이후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켜주었고 노경은 역시 시즌 초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후 단 한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선발진을 지켰었다.

선발진의 두 버팀목이 더 멀리 뛰기 위해 잠시 휴식을 선택하는 바람에 선발진에 차질이 생겼다. 올 시즌 롯데의 대표적인 대체 선발로 꼽히던 선수는 영건 윤성빈과 베테랑 송승준이다.

하지만 윤성빈은 26일 등판에서 초반 난타를 당하며 곧바로 엔트리에서 말소가 되고 말았다. 아직 1군에서 뛰기엔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또 다른 대체 선발 송승준은 불펜에서 스윙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선발로 다시 돌아올 여유는 없다.

기존 선발투수들은 휴식이 필요하고 대체선발로 여겨지던 자원은 당장에 가동하기엔 무리가 있다. 대안이 없어진 롯데는 29일 대전 한화전 선발투수로 좌완 불펜 이명우를 예고했다.

이명우는 커리어 내내 불펜투수로 활약을 한 선수다. 비록 2016시즌 선발로 등판한 경험이 있지만 당시에도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았다.

이명우 선발카드는 기존의 선수들이 돌아오기전까지 잠시 버티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선발투수 이명우는 현재 롯데 선발진이 처한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대변해주는 부분이다.

불펜 역시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시즌 중반 든든하던 마무리 손승락이 흔들리며 롯데의 강점이던 불펜진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손승락과 함께 단단하게 뒷문을 지키던 필승조 진명호 역시 6월 이후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롯데는 장시환이나 구승민을 돌려가면서 시험해보고 있지만 영 미덥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불펜진의 성적도 성적이지만 최근 연투를 거듭한 것 역시 큰 고민이다. 지난 주 2번의 연장으로 피로도가 심하던 롯데 불펜은 넥센과의 사직 3연전에도 휴식없이 달려야만 했다. 롯데는 주중 3연전 동안 3명의 선발투수 전원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퀄리티스타트는 고사하고 박세웅만이 5이닝을 버텼을 뿐 윤성빈과 레일리는 4회도 버티지 못하며 지친 불펜을 더 소모하게 만들고 말았다.

▲ 2018시즌 팀 평균자책점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2018시즌 10개구단 평균자책점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8시즌 10개구단 평균자책점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래서 롯데는 내심 날씨의 도움을 받기를 바랐다. 장마전선이 북상한 이번주에는 전국에서 일주일 내내 비 예보가 있었다. 롯데는 내심 경기가 어느정도 취소가 되어 지친 투수진이 자연스럽게 재정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3연전 내내 비 예보가 있었던 사직 3연전은 취소 없이 모두 치뤄졌다. 비록 타선의 응집력을 통해 우세 3연전을 거두긴 했지만 롯데가 받은 타격 역시 적지 않았다.

하늘을 원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올 시즌 날씨는 유독 롯데에게 야속한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KIA를 상대로 9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지만 이후 비와 미세먼지가 롯데의 흐름을 끊으며 상승세를 이어나가지 못하게 했다.

또한 지난 6월 10일 경기에서는 레일리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경기 초반부터 쉽게 리드를 잡아 나갔으나 도중에 내린 비로 인해 노게임이 선언되고 말았다. 승리가 유력해 보였던 롯데는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날씨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롯이 하늘에 맡겨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롯데는 야속한 하늘에 도움이라도 청하고 싶을 만큼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지친 롯데는 한층 더 심해질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을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5위 이상을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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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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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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