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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 경남도당은 6월 2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J대한통운은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하고 택배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민중당 경남도당은 6월 28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J대한통운은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하고 택배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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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연대노조 창원성산지회가 '7시간 공짜 노동 해소'와 '수수료 정상화' 등을 내걸고 '분류 거부 투쟁행위'를 벌이며 사측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택배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중당 경남도당(위원장 석영철)은 택배연대노조와 28일 경남도청에서 "CJ대한통운은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하고 택배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특수고용형태'인 택배노동자와 관련한 자료를 통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택배연대노조는 "택배시장은 해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근 5년간도 마찬가지로 10~20%씩 급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2013년을 전후하며 CJ와 대한통운이 합병하고, 이후 로젠과 kgb가 합병하고 지난 연말에는 롯데가 현대를 인수하는 등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대형택배사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법과 제도의 부재 속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자본의 입맛대로 진행되었고 택배노동자에게는 '노동 강도의 심화', '노동시간의 증가', '노동 대가의 하락'으로 나타났다"며 "택배노동자의 삶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근원은 특수고용형태의 노동자라는 신분 때문"이라고 했다.

'계약해지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 민중당 경남도당은 "택배기사는 대부분 개인사업자의 신분으로 원청과 계약된 대리점(영업소)과 계약을 맺고 있다"며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원청이 직접계약을 했었는데 지금은 점차 사라지고 원청, 하청, 재하청의 구조가 일반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했다.

이어 "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은 '대리점폐점' 방식으로 노동자를 해고하고 원청과 대리점이 노동자들에게 계약 해지를 무기로 위협하는 현상이 일상화 되었다"며 "회사는 직접적으로 또는 대리점 사장을 통해 택배노동자들에게 유니폼을 강매하고, 차량도색을 강요하며 이를 안 할시 계약해지의 위협을 한다"고 덧붙였다.

'장시간 노동'도 거론됐다. 택배연대노조는 택배노동자의 작업 흐름이, 오전 7시 출근-낮 12시 전후까지 분류작업-배달-오후 5~8시 전후 집화와 상차-배달-10~11시 마감이라고 했다.

이들은 "장시간 노동은 낮아지는 수수료와 직결되어 있다"며 "지난해 택배사들의 저단가 경쟁으로 인해 2500원이던 것이 2300원대로 하락했다. 이는 택배기사들의 집화수수료 인하로 직결되고, 대리점 신설로 대리점 수수료(10~20%)가 발생하며 결국 택배노동자가 받는 수수료가 인하되는 효과를 낳았다. 택배노동자들은 이를 메우려다 보니 자연히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물량을 더 하려고 하고 회사도 이런 분위기를 조장하였다"고 했다.

이들은 "장시간 노동은 사람의 영혼을 파괴한다"며 "보통 택배기사들은 7시 출근해서 쉼 없는 분류작업을 하고 집화시간에 쫓겨 점심도 거른 채 뛰어다니며 배송을 한다. 겨우 집화시간을 맞추면 야간배송을 빨리 끝내기 위해 또 뛰어다니며 저녁을 거르고 야간배송을 하고 집에 가서 폭식을 한다"고 했다.

또 택배연대노조는 '전근대적인 작업환경', '감정노동에 시달림' 등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무임금 분류작업'도 있다는 것. 이들은 "각 터미널에는 도급사에서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분류작업을 진행한다. 이들의 업무는 대형 트럭에서 물건을 레일 위로 올리는 작업을 한다"며 "택배기사들은 레일 위로 물건들 지나갈 때 자기 담당 구역 물건을 빼내 자신의 차에 싣는다. 이 과정이 분류 작업인데 상하차아르바이트는 최저임금 기준의 임금을 받고 있지만 택배기사들은 똑 같은 일을 하며 전혀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물량이 많지 않았던 예전에는 분류 작업 시간이 1~2시간 정도였고 어차피 배달하러 나갈 자기물건 챙기는 것이라는 생각에 묵묵히 일을 했다. 그러나 분류작업 시간이 평균 5~6시간이 되는 지금은 사정이 달라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택배연대노조는 "택배기사는 노동자다. 2015년 국가인권위가 발표한 민간부문 비정규직 인권상황 실태조사에도 사용종속성, 경제종속성, 조직종속성의 기준으로 노동자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택배기사들은 물건 수량으로 계약하는 것이 아닌 배송구역으로 계약되며 사실상 본사에 전속된다"고 했다.

"노조 무력화 위한 물량 빼돌리기 중단하라"

택배연대노조 창원성산지회는 지난 25~26일 사이 분류거부 쟁의투쟁을 벌였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창원으로 와야 하는 물량을 부산 사상터미널로 보내, 전국 직영기사를 동원해 대체 배송을 하려고 했다.

조합원들은 27일 오후 부산 사상터미널에 몰려가 사측과 9시간 동안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고용노동부의 중재로 28일 오전 노사 양측은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되었다.

민중당 경남도당은 "대한통운이 저지르고 있는 물량을 빼돌려 다른 터미널에서 대체 배송하는 행위는 명백하게 노조법(제81조 제1호)에 위반되는 부당노동행위"라며 "특히나 노동자들의 생존권 자체를 위협하며 노동조합 자체를 와해시키려는 목적이 명백한 악질적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민중당 경남도당은 "갑질과 비인권적인 노동환경에 놓여 있는 택배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에 지지를 보내며 CJ 대한통운과 위탁대리점주들에게 촉구한다"며 "지금 당장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물량빼돌리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태그:#택배, #CJ대한통운, #민중당 경남도당, #택배연대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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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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