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러시아 월드컵 D조 2경기 당시 장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크로아티아의 이반 스트리니치와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2018년 6월 2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러시아 월드컵 D조 2경기 당시 장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크로아티아의 이반 스트리니치와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를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천신만고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아르헨티나의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이 그만큼 힘겨웠다는 얘기다.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와 함께 죽음의 조(D조)에 편성된 아르헨티나는 16강 진출이 유력해 보이는 팀이었다. 앞서 수비가 불안하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세르히오 아구에로, 곤잘로 이과인, 파울로 디발라라는 막강한 공격진을 보유했기 때문.

하지만 공격은 공격대로, 수비는 수비대로 문제를 드러내 자칫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처럼 조별리그 탈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삼파올리 감독의 스타일상 수비가 불안할 수밖에 없었던 데다 A매치 경험이 월드컵 이전까지 단 2경기에 불과한 윌리 카바예로가 골키퍼 주전을 맡았다는 점도 걱정스러웠다.

결국 본선에서 일이 터졌다. 수비가 흔들리며 아이슬란드와 1-1 무승부, 크로아티아전에선 카바예로 골키퍼의 킥 미스로 인한 실점이 발생하며 0-3의 완패를 기록한것이다. 여기에 삼파올리 감독의 권한 박탈설 등 팀내 분위기도 뒤숭숭해 보였다.

나이지리아전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16강 문턱을 넘지도 못하고 탈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통의 강호답게 아르헨티나는 위기를 극복했다. 여기엔 메시의 첫 득점이 큰 역할을 했다.

전반 14분 선제골을 기록하며 대회 첫 골을 기록한 메시는 평소보다 많은 8.7km의 활동량을 보였다. 또 9번의 드리블 중 7번을 성공시키는 등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후반전 시작 직전, 선수들을 불러모아 전의를 불태우는 모습을 보이는 등 리더로서의 모습도 돋보였다.

그래서였을까. 후반 6분 빅터 모제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아르헨티나는 후반 41분 마르코스 로호의 결승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승리한 과정은 힘겨웠지만 메시의 절실함이 통한 것으로 보였다.

아르헨티나는 1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상대는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프랑스. 조별리그에서 힘겨운 승부를 벌인 대가가 가혹해 보일 정도로 초반부터 만만찮은 상대와 만나게 됐다.

아르헨티나에겐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메시의 월드컵 토너먼트 무득점 기록이다. 메시가 월드컵에 데뷔한 2006 독일 월드컵부터 이번 러시아 월드컵 나이지리아전까지 넣은 득점은 총 6골. 쟁쟁한 선배들이 즐비했던 2006 독일 월드컵을 논외로 치자면 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시작으로 3번의 대회에서 총 5골을 기록했다.

소속팀에서 보여준 득점력에 비하면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다. 게다가 메시는 모든 골을 조별리그에서만 기록했다. 토너먼트에서 득점이 전혀 없다는 점은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과 브라질 월드컵에선 테베즈, 이과인 등 다른 공격수들이 득점을 터뜨려 승리를 가져갔지만 이들은 정작 중요할 때 침묵을 지켰다. 메시까지 침묵하자 아르헨티나는 결국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공격진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대표적으로 메시는 나이지리아전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아이슬란드전 페널티킥 실축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아구에로는 아이슬란드전 1골이 유일하다. 다른 공격수인 이과인과 디발라역시 무득점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라이벌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득점왕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메시의 이번 월드컵은 아직 실망스럽다. 아르헨티나는 16강부터 녹록지 않은 상대와 만난다. 메시는 토너먼트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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