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현시대 NBA 최고의 명문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현시대 NBA 최고의 명문이다. ⓒ 스테판 커리 인스타그램


현재 미 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최고의 괴물은 단연 르브론 제임스(34·203cm)다. 육중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파워, 기동성, 테크닉에 센스까지 두루 갖춘 르브론은 데뷔 시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리그 정상급 위치를 지키고 있다. 득점왕급 화력은 물론 어지간해서는 1번 이상으로 게임을 조립할 수 있는 패싱 플레이 마스터다. 르브론이 버티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소속팀은 최소 플레이오프는 보장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브론의 우승 전선은 늘 험난하기만 하다. 파이널 9회 진출, 3회 우승, 6회 준우승은 분명 대단한 기록이지만 '킹'을 자부하는 르브론의 성에 차지 않는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마이애미 히트를 오가며 매시즌 스스로 팀 전력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올 시즌에는 8년 연속 NBA 파이널에 진출하는 업적을 이룩했으나 또다시 준우승에 울어야했다. 파이널 6회 도전 6회 우승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가장 뚜렷하게 구분되는 부분이다. 파이널에서 자신이 영웅이 되었어야했으나 팀 던컨, 덕 노비츠키 등의 위상을 높여 주는 역할만 했다.

최근에도 르브론은 거대한 존재에 번번이 발목이 잡히고 있다. 다름 아닌 NBA 최고의 인기 팀으로 꼽히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다. 골든스테이트는 최근 4년 간 3회 우승을 달성하며 NBA 역사에 남는 왕조를 구축하고 있다.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다음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중 하나다. 르브론은 4년 연속 골든스테이트와 타이틀을 놓고 경쟁중인데 1승 3패로 압도적 열세를 기록중이다.

골든스테이트가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 중 하나에는 스테판 커리(30·190.5cm), 클레이 탐슨(28·201cm), 드레이먼드 그린(28·201cm)으로 이어지는 프랜차이즈 3인방이 이른바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지명되어 팀과 함께 성장해왔다는 사실도 포함되어 있다.

커리(2009년 7순위), 탐슨(2011년 11순위), 그린(2012년 35순위)은 지명 당시 특급 유망주로 평가 받지는 못했으나 차례로 팀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조던, 피펜의 시카고 불스가 그랬듯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이끄는 왕조라는 점에서 팬들의 애정과 자부심이 각별하다.

탄탄한 수비에 안정적 슈팅, 농구기계 탐슨

커리가 워낙 괴물 같은 3점슛 능력을 과시해서 그렇지 탐슨 역시 외곽슛에 있어서는 스페셜리스트다. 현역 최고 중 한 명이자 역대급 슈터로도 손색이 없다. 현재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나간다면 은퇴 후 역대 최고 슈터라인에 이름을 올릴 것이 확실시 된다.

탐슨은 지도자와 동료들이 가장 좋아하는 슈터 스타일이다. 구태여 자신이 볼 소유를 많이 가져가지 않으면서도 공격시 '오프 더 볼 무브'가 좋아 받아먹는 플레이에 능하다. 동료들이 볼을 주기 좋은 위치를 선점해 미리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물론 수비에 막혀 고전하고 있을 때는 근처로 와서 어려운 패스를 잘 받아준다.

이렇듯 좋은 위치 선정능력을 바탕으로 확률 높은 3점슛을 기복 없이 쏘는지라 어느새 그에게는 '슈팅기계' 혹은 '농구 기계'라는 말까지 붙고 있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교과서 적인 슈터라 할 수 있다.

그는 다양한 공격옵션을 장착한 이른바 전천후 슈터다. 상대가 바싹 달라붙어 3점슛을 못 쏘게 집요한 수비를 펼치면 무리해서 외곽슛을 쏘기보다는 유연한 지그재그 드리블로 안쪽으로 파고든다. 그리고는 기습적인 턴 동작 등으로 수비수의 타이밍을 빼앗은 후 골밑으로 파고들어 레이업, 덩크슛을 성공시킨다.

골밑으로 들어갈 듯하다가 멈춰 서서 던지는 스탑점프슛도 일품이다. 골밑으로 날아든 패스를 그대로 공중에서 앨리웁 덩크로 마무리 지을 만큼 탄력과 운동능력도 빼어나다.

탐슨이 이른바 '긁히는 날'은 아무도 못 말린다. 외곽에서 자리 잡기 무섭게 빠르게 마구 올라가 슛을 던지는 족족 림을 가르고 자세가 무너진 상황에서도 여지없이 슛을 성공시킨다. 커리의 장기인 달리다가 멈춰서 3점슛을 쏘는 플레이나 초장거리 외곽슛도 그대로 재현한다. 수비가 아무리 집요하게 괴롭혀도 소위 달고 떠버린다.

2015년 1월 24일 있었던 새크라멘토 킹스전은 탐슨의 가치를 제대로 알게 해준 경기다. 이날 탐슨은 무려 52득점을 폭발시켰다. 특히 3쿼터에만 무려 37득점을 퍼부어 기존 카멜로 앤서니(33득점)의 한 쿼터 최다득점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당시 탐슨은 3점슛 9개 포함 3쿼터에 시도한 야투 13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그야말로 기계에 걸맞은 활약상을 펼쳤다.

많은 이들이 탐슨의 플레이를 칭찬하는 또 다른 요소는 수비다. 그는 최고의 슈터이자 수비수다. 자신의 마크맨에 자물쇠를 채워놓는 것은 물론 적절한 도움수비와 바꿔막기 등에 모두 능숙하다. 따라가는 스탭이 좋고 몸 싸움시에도 쉽게 밀리지 않는지라 마치 물귀신처럼 매치업 상대에게 달라붙어 플레이를 방해한다.

빠른 손놀림으로 조금의 틈만 주면 여지없이 볼을 쳐내고 빼앗아버리는 것은 물론 어지간한 훼이크 동작에는 잘 속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탐슨이 마음먹고 막게 되면 상대는 감옥에 갇힌 듯 경기 내내 지독한 답답함을 경험하게 된다. 골든스테이트의 골밑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님에도 탄탄한 팀 수비를 자랑하는 데는 수비 마스터 탐슨의 지분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스테판 커리는 식었던 국내 NBA 인기를 다시금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스테판 커리는 식었던 국내 NBA 인기를 다시금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 스테판 커리 인스타그램


전천후 외곽 폭격기 커리-팔방미인 포워드 그린

사실 커리에 대해서는 길게 소개할 필요가 없다. 현재의 NBA가 과거의 인기를 되찾아가고 있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인지라 그가 어떤 선수인지는 농구팬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다. 워낙 인기가 높고 자신만의 캐릭터가 확실해 NBA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까지도 커리라는 선수는 알고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커리의 인기는 매우 높다. 최고 인기팀 골든스테이트 지분의 반절 이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팬층이 두텁다. 국내 NBA 인기는 마이클 조던이 활약하던 시절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이후 차갑게 식어버린 지 오래다.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 스타들도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핫 했을 뿐이다.

하지만 커리와 팀 골든스테이트가 뜨면서부터 확 달라졌다. 팬들은 다시 NBA를 주목하고 있다. 조던이 압도적 카리스마와 영웅캐릭터로 국내 팬들을 열광시켰다면 커리는 마치 '이웃집 친구'같은 친근함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모습이다.

커리는 괴물들의 전쟁터 NBA 기준으로 봤을 때 사이즈, 신체능력 등에서 특별할 게 없다. 예전 같으면 보조옵션 정도에 그칠 3점슈터로서 왕조의 간판스타로 군림한다는 것은 신기할 정도다. 거리에 상관없이 마구 3점슛을 쏘아대고 그러면서도 잘 들어간다는 점은 농구만화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아직 커리어가 한참 남은 현역 선수지만 이미 역대 최고 3점슈터 자리는 커리가 굳힌 지 오래다. 잠깐이었지만 이른바 '커친놈(커리+미친놈)' 모드로 리그를 폭격할 당시에는 조던과의 비교조차 팬들 사이에서 진지하게 진행됐을 정도다.

팀 우승, 왕조구축, 정규리그 MVP, 각종 3점슛 기록 등 자신만의 전설을 차곡차곡 만들어가고 있는 커리에게 남은 마지막 과제는 파이널 MVP다. 2014-2015시즌 처음으로 파이널에 진출했을 당시 커리는 안드레 이궈달라(34·198cm)에게 아쉽게 파이널 MVP를 내줬다.

기록만 놓고 보면 커리가 수상을 하는게 맞았으나 기자단은 이궈달라의 수비에 더 많은 점수를 줬다. 이후 케빈 듀란트가 합류하면서부터는 득점 기록에서 밀리며 아직까지 파이널 MVP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커리는 "팀 우승 앞에서 MVP는 중요하지 않다"며 간판스타다운 마인드를 보여주고 있으나 그를 아끼는 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속이 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린은 골든스테이트의 소금 같은 존재다. 커리, 탐슨이 '스플래쉬 브라더스'라 불리며 리그최강의 외곽 쌍포를 이루고 있다면 그린은 골밑을 중심으로 내외곽을 오가며 팀의 아쉬운 부분을 전천후로 메워주고 있는 이른바 '포인트 포워드'다. 그린이 버티고 있기에 골든스테이트 특유의 물 흐르듯 유기적인 팀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어떤 면에서는 최고의 조력자이자 또 다른 지휘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린은 골든스테이트에 매우 잘 어울리는 최고의 파워포워드다. 영리하고 투쟁심 넘치는 수비를 통해 골밑에서 전투적으로 싸워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외곽의 팀 골든스테이트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패싱 능력 또한 빼어난지라 공수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거기에 3점슛 능력까지 겸비해 상대 빅맨을 외곽으로 끌어내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매시즌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에서 고르게 높은 수치를 기록할 수 있는 이유다. 지나친 승부근성으로 인해 종종 악동 근성을 드러내기도하지만 팀에 대한 애정과 공헌도만큼은 언터처블급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NBA 명문 클레이 탐슨 슈팅 기계 드레이먼드 그린 프랜차이즈 스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