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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윤종규·김정태·함영주 해임권고 및 피해자 구제 촉구 기자회견'
 2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윤종규·김정태·함영주 해임권고 및 피해자 구제 촉구 기자회견'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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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은행권 채용비리 관련) 1심 재판 결과를 기다린 뒤에 징계를 내린다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은 그 동안 수십 억원의 연봉을 받고 은행 돈을 재판에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윤종규·김정태·함영주 해임권고 및 피해자 구제 촉구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회견에서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 금융당국은 (주전산기 교체 논란 관련으로) 검찰에 기소조차 되지 않았던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에 대해 징계를 내렸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의 금융당국은 왜 눈치를 보는지 모르겠다"며 "이들의 연봉은 고객들의 자산에서 나오는 것인데, 이를 허투루 쓰지 못하게 하고 징계를 내려 업무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열사 사장들 지주 회장에 업무 보고해...채용비리, 은행장 독단 결정 아냐"

이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아래 금융노조)과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은행권 채용비리 관련 검찰 수사결과를 규탄하고 금융당국이 관련 임원들에 대해 해임권고를 내릴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17일 대검찰청은 전국 6개 시중은행 채용비리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실무자 등 40명을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김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은 기소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1건의 채용 청탁으로 자진 사퇴했다"며 "윤종규·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을 징벌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앞서 최 전 원장은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하나은행에 지인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으로 물러난 바 있다.

또 허 위원장은 "모든 중요한 업무 내용은 계열사 사장들이 지주 회장에게 보고하도록 돼있다"며 "은행 채용비리가 어떻게 은행장 독단으로 이뤄졌다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장들의 채용비리 행적은 이미 낱낱이 밝혀졌다"며 "윤석헌 금감원장과 금감원 직원들은 이들에 대해 해임 권고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결과 관계 없이 금감원 자체 기준으로 해임권고 내려야"

이어 발언에 나선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은행권 채용비리는 노조에서 제기한 문제도 아니고, 금감원이 검사를 통해 밝혀낸 문제"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와 함께 그는 "당시 금감원은 채용비리에 대해 '자신 있다'고 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박 위원장은 "언제 금감원이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 제재를 내렸나"라며 "집 지키는 개가 집 지키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스스로의 권한을 내려 놓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하나은행 노조도 금감원이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금융회사 임원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재할 것을 촉구했다. 김정한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 공동위원장은 "검찰 수사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금감원의 자체 기준에 의해 해임권고를 내리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감원이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권한을 행사하지 않으면 어떤 기준으로 (회사들을) 통제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금감원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그날까지 (제재를)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진용 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 공동위원장도 "은행이 민간기업인데 (영업 측면에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위원장은 "하지만 은행은 국가에서 허가를 받고, 국민들의 재산을 운용하는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곳"이라며 "제조업, 서비스업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성차별 채용비리 등을) 회장과 은행장이 지시하고, 실무자들이 집행한 것 아닌가"라며 "부조리에 대해 노조와 시민들이 눈을 감는다면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시민단체 "은행들, 청년들에게 사죄하고 피해자 구제해야"

이날 기자회견에는 청년참여연대, 민달팽이유니온, 빚쟁이유니온, 청년광장, 경제민주화넷,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도 함께했다. 발언에 나선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청년실업률이 10.5%에 육박하고 1년 이상 장기미취업자는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다"며 "청년들은 누구보다 바쁘고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자존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말이다.

"채용시험에서 탈락하게 되면 '낮은 학점 때문에 떨어졌나', '좋은 학교를 나오지 못해 떨어졌나'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결과로 청년의 권리가 명확히 침해 받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성차별 채용이 과연 하나은행, 국민은행만의 문제일까요. 공정한 사회를 위해 마땅한 처분을 내려주길 바랍니다. 남자가 아니라서 채용에 배제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또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간사도 "믿었던 검찰마저 또 한번 절망감을 줬고, 청년들의 미래를 빼앗아 가고 있다"며 "(채용비리 관련) 모든 사람들과 은행들이 강력 처벌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은행들은 청년들에게 사죄하고, 피해자를 구제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다시는 채용비리로 청년들이 눈물 흘리지 않도록 금융당국도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그는 촉구했다.

"고의로 중대한 위법 저지른 금융회사 임원, 금융당국이 해임권고 가능"

한편 이날 금융정의연대는 금감원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해임권고와 업무집행 정지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해달라는 내용의 제재요청서를 제출했다.

은행법에 따르면 금융위는 은행 임원이 건전한 운영을 크게 해치는 행위를 한 경우 금감원장 건의에 따라 업무집행 정지를 명하거나, 주주총회에 해임을 권고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단체의 설명이다.

또 금융정의연대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서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임원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제재의 종류를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고의로 중대한 위법·부당행위를 함으로써 금융질서를 크게 문란시키거나 금융기관의 공신력을 크게 훼손한 경우' 해임권고를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는 것이 금융정의연대 쪽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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