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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의 자리가 주초부터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21일 비공개 의원총회 자리에서 일부 친박계 의원들로부터 불거진 '대행 직 사퇴' 목소리가 아예 공개적으로 표출됐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 "고름 폭발" 한국당 의총, 김무성 탈당-김성태 사퇴 요구도).

심재철(5선, 경기 안양시동안구을), 이주영(5선, 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유기준(4선, 부산서구동구), 정우택(5선, 충북 청주시상당구), 홍문종(4선, 경기 의정부시을) 등 중진 의원들은 25일 오전 공동 성명을 내고 김 대행을 향해 '즉시 사퇴'를 요구했다.

"구차한 욕심·무책임한 월권"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과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원내대책회의 참석한 안상수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과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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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의원을 제외한 4명의 의원들은 지난 홍준표 체제 당시에도 중진 모임을 결성, 공천 갈등과 막말 논란 등을 놓고 지도부 비판에 열을 올린 인사들이기도 하다. 홍 의원은 지난 원내대표 경선 당시 김 원내대표와 맞붙으며 '복당파' 지도부 입성을 우려, "당이 어려울 때 당을 지킨 사람이 지도부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저격한 바 있다(관련 기사 : 김성태 "나는 투쟁 전문가", 홍문종 "동물국회 되겠다고?").

이들은 이날 논평에서 "폭망한 공동선대위원장이 국민에 대해 느껴야할 최소한의 염치"로 '대행직 사퇴'를 강조하면서 "마땅히 책임지고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 썩은 자루를 손으로 막고 가겠다니 국민 눈에는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무책임하다고 손가락질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말 사이 김 대행이 단행한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 인선에는 "물러나야할 사람이 벌인 무책임하고 월권적인 행동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김 대행은 일요일인 지난 25일 안상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 인선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MBC 앵커 출신인 배현진 송파을 원외당협위원장도 함께 포함됐다.

성명에 참가한 중진들은 이 준비위가 "즉각 해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겨져야 한다"라면서 "당 대표가 없는 마당에 원내대표도 없으면 당 중심이 없어지는 것이므로 자리를 지켜야겠다는 변명은 구차한 욕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역시 중진모임 멤버인 나경원(4선, 서울 동작구을)은 김 대행의 재신임을 건 당내 토론을 건의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자멸할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폭탄을 지고 불구덩이로 가고 있다"라면서 "(김성태) 본인 거취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을 시작으로 당내 토론부터 치열하게 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연판장 돌리기 전에 김성태가 결정해야"

김 대행은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반대 진영 목소리를 "일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는 다음 일정을 언급하며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당내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이야기'로 치부할 만큼 김 대행을 향한 퇴진 요구가 소수의 의견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날 오후 자유한국당의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초·재선 의원(112명 중 74명) 모임에서는 관련 갈등이 또 다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초·재선 의원 사이에서는 김 대행이 준비위 구성에 초·재선 간사 격인 김성원, 박덕흠 의원을 각각 인선한 것에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같은 날 오후 김 대행의 재신임을 묻는 연판장을 돌릴 가능성도 제기되기도 했다.

한 재선의원은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행이 사전에 몇 명을 접촉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의견을 모으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저렇게 (대행 직에) 집착하는 것이 추해 보인다. 비상시기를 핑계로 본인이 메시아인 줄 착각하는 것 같은데 제정신인지 모르겠다"라고 맹비난했다.

준비위 구성에 대해서는 "논평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물러나라는 소리를 듣는 당사자가 부랴부랴 쫓기듯이 주말에 (인선) 한 것은 절차와 내용 모든 면에서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연판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판장을 돌리기 전에) 김 대행이 스스로 거취를 밝혀야 한다"라면서 "서명을 했나, 안 했나로 쪼개지면 의원들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김 대행 스스로) 걸림돌이 되지 말고 거취를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그:#김성태, #자유한국당, #나경원,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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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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