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희


6월 23일 로스토프-온-돈 입니다.

ⓒ 이창희


"좋은 경기였어! (Good game!)"

ⓒ 이창희


승자의 여유일 수도 있고, 패자에 대한 위로일 수도 있지만, 오늘은 이 말 한마디로 족합니다. 듣는 우리들도 단번에 알아채거든요. 정말 좋은 경기였는지, 약자에 대한 겉치레의 위로인지 말입니다. 6월 23일(현지 시간) 저녁, 해가 지는 돈 강의 로스토프(Rostov-on-Don)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일전은, 저 스스로도 뿌듯한 느낌이었으니까요.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되던 순간 안타까움에 고개를 숙인 선수들을 보면서, 우리는 '정말 이기고 싶다'는 대표팀의 갈망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경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으며 승부를 지은 후, 심판의 휘슬과 함께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선수들을 보면서, 그들의 슬픔과 아쉬움을 우리들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대표팀은 정말 열심히 뛰었어요. 경기 중 실수가 있었을 지는 몰라도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니, 경기장에서 벌어진 상황에 너무 비난만을 앞세우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선수들도 너무 쉽게 알아챕니다. 이것이 '앞으로 잘 하라는' 비판인지, 비난인지 말이예요.

아. 어쨌거나 오늘 저는, 오랜만에 경기장에서 느껴보는 그들의 절실함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통에,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 수밖에 없었거든요. 아마, 2002년 이후로 이런 '좋은 경기'를 본 기억이 있었나, 싶어요.

경기장을 벗어나는 내내, 만나는 사람들이 하이파이브를 청하며 한 마디씩 던집니다. 길을 가득 채운 3만 명의 멕시코 응원단도 러시아인들도 모두 한 목소리였어요. 오늘, 정말 좋은 경기였다고!

선수들, 고생했어요. 정말 열심히 뛰어주어, 우리의 경기를 해 주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좋은 경기였어요. 잘~자요!(Good game,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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