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후반전 주어진 추가시간 5분의 끝자락으로 향해가던 순간 독일이 얻은 마지막 프리킥 기회. 이 기회를 무위로 끝낸다면 경기를 무승부로 마치게 되고, 독일로선 조별리그 탈락의 현실과 마주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바로 이 순간 일을 터뜨렸다. 키커로 나선 토니 크로스는 마르코 로이스와 약속된 플레이를 펼친 이후 곧바로 오른발로 감아찼다. 이 슈팅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면서 경기는 독일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답답한 경기를 펼치던 독일은 스웨덴을 상대로 2-1로 승리하면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독일은 마지막 한국전에서 승리할 경우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결자해지' 토니 크로스

지난 멕시코전에서 예상하지 못한 패배를 기록한 독일은 만에 하나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조별리그 탈락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전반 31분 실점을 허용하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토니 크로스의 패스 미스로 시작된 스웨덴의 역습 상황에서 올라 토이보넨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0-1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전반 31분에는 세바스티안 루디가 부상으로 교체아웃되는 등 운도 따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 독일과 스웨덴의 경기 모습. 독일의 토마스 뮐러가 스웨덴의 에밀 포르스베리 선수를 상대로 공을 몰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 독일과 스웨덴의 경기 모습. 독일의 토마스 뮐러가 스웨덴의 에밀 포르스베리 선수를 상대로 공을 몰고 있다. ⓒ AP/연합뉴스


예상외의 실점을 허용한 채 전반전을 마친 독일은 마리오 고메즈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 3분 만에 마르코 로이스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스웨덴의 밀집수비를 깨기는 쉽지 않았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토니 크로스는 양질의 패스 공급을 통해 공격의 물꼬를 트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정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독일의 공격진 탓에 자신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또한 수비수인 제롬 보아텡이 거친 파울로 인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만회할 기회가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후반전 추가시간을 맞이했고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될 수 있는 상황. 후반 49분 마지막 기회에서 얻은 프리킥을 크로스가 동료인 로이스와 약속된 플레이를 펼쳤다. 크로스의 발을 떠난 슈팅은 그대로 스웨덴의 골문으로 들어가며 독일은 귀중한 승리를 맛봤다.

지난 멕시코전에서도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가는 등 전체적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던 토니 크로스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팀을 구해내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 득점으로 팀 내 핵심선수로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승리에 가려진 독일의 아쉬운 점

경기는 독일의 2-1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독일에겐 분명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 군데군데 아쉬운 점이 노출됐다.

공격할 때 지나치게 측면으로만 의존되는 데다 크로스 위주의 공격루트가 나오면서 상대로 하여금 예측이 가능하게 전개되는 것이 아쉬웠다. 물론 장신의 스웨덴 수비를 고려해 낮고 빠른 크로스 위주의 공격이었다곤 하지만 받아주는 선수가 없다 보니 크로스는 번번히 상대수비에 걸렸다. 그러면서 득점기회로 이어지는 데는 실패했다.

공격수들의 정적인 움직임도 아쉬움이 남는다. 베르너의 장기가 전혀 발휘되지 못했지만 오히려 측면에서 보인 베르너의 활약이 좋은 편이었다. 또한 지난 2번의 월드컵에서 10골을 기록했던 토마스 뮐러가 지난 브라질 월드컵 브라질전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뮐러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이 독일에겐 걸림돌로 다가오고 있다.

베르너가 전방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득점을 터뜨려줄 수 있는 자원 중 하나인 뮐러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독일 공격의 위력이 그만큼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결국 독일이 과거의 월드컵과 달리 빈공에 허덕이는 양상으로 대회를 치르는 형국이다.

교체카드 측면에서도 지나치게 제한된 모습이다. 이 부분에선 르로이 사네의 탈락과 산드로 바그너의 탈락, 부상으로 이탈한 라스 슈틴들이 아쉽다. 독일이 공격진영에서 가용할 수 있는 교체카드라곤 마리오 고메즈와 율리안 브란트가 전부다. 물론 스웨덴전에서 고메즈와 브란트가 교체로 투입돼 경기흐름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단조로운 교체카드는 어떤 식으로 공격이 전개될지 상대가 예상할 수 있게 만든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독일은 강팀의 조건인 '비길 경기를 이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멕시코전과 스웨덴전에서 보여준 독일의 모습은 기대했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지금의 경기력이 계속 이어진다면 독일의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은 물거품으로 끝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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