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정신

2018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로 분루를 삼킨 한국이 멕시코와 16강 진출을 위한 운명의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 예상을 깨고 조별리그 1차전에서 거함 독일을 침몰시킨 멕시코의 경기력으로 봐서 한국이 승전보를 울리는 데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하지만 한국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에 몰려있어,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정신으로 경기에 임하야 한다는 사명감을 안고 있다. 한국은 현재 스웨덴 전 패배로 인하여 '설왕설래(說往說來)'속에 거센 비난에 휩싸여 있다.

[월드컵] 작전 지시하는 신태용 감독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대한민국 대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18.6.18

▲ [월드컵] 작전 지시하는 신태용 감독 (니즈니노브고로드=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대한민국 대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 신태용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18.6.18 ⓒ 연합뉴스


이에 우선 선수들은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를 앞둔 선수에게 심리적 불안정은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멕시코전 필승을 위하여 심리적 안정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어서 스웨덴 전으로 인하여 저하된 체력회복과 컨디션 조절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멕시코는 독일과의 대전을 통하여 한국이 평가하고 있었던 멕시코와는 전연 다른 뛰어난 선수 기량과 탄탄한 팀 전력을 과시했다. 짜임새 있는 조직력은 물론 안정된 수비와 파괴력 있는 공격 능력은, 그야말로 약점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강팀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었다.

개인과 부분적인 플레이에 있어서도 신속, 정확하여 거함 독일도 이에 대한 대응, 대처 능력 부족을 드러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웨스트햄)의 탁월한 볼 관리에 의한 역습 플레이는 예리하고 날카로워 독일도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당했다. 이 만큼 멕시코는 공수에서 약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경기를 소화했다. 이에 한국에게 필요한 것은 우선 자신감을 갖고 선수 스스로 사기를 진작시키며 경기에 대한 몰 입도를 높여가는 것이다. 만약 이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한국은 이른 시간 선제골을 허용하며 허무한 패배의 경기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신태용 감독의 전술 선택과 선수기용에 대한 변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점은 스웨덴전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전술 선택과 선수기용이 지적되고 있는 만큼 이를 신태용 감독은 절대 묵과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 수비전술 선택이야말로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관건으로 대두된다. 1패를 안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수비적인 스리백 선택은 자칫 치명적인 실패를 불러올 수 있다. 그렇다면 중원에 포인트를 둬 기동성과 활동량이 많은 선수를 기용 멕시코의 중원에서 이루어지는 간결하고 빠른 공격전개 플레이 차단과 압박은 물론, 공격 시 수적 우위를 확보 공격과 수비 모두를 강화 시킬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멕시코 승리 환호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선수들이 독일을 1-0으로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 멕시코 승리 환호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선수들이 독일을 1-0으로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치차리토' 그림자 수비 필요

전체적으로 멕시코 공격의 핵은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는 정상적인 공격뿐만 아니라 역습 상황에서도 멕시코 공격을 책임졌다. 이를 봉쇄하기 위해서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그림자 마크와 함께 중원에서 거칠게 다뤄 플레이의 질과 안정성을 최대한 억제시켜야 한다. 그리고 한국이 멕시코 공격에서 간과하여야 할 부분은 또 있다. 그것은 바로 멕시코 공격 주 루트는 역습을 제외하고 미겔 라윤(30.세비야)과 이르빙 로사노(23.아인트호벤)가 위치한 양쪽 측면이며, 슈팅을 위한 마지막 공격 플레이는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지역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멕시코는 이런 특징적인 공격 플레이로 이르빙 로사노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독일 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에 한국은 수비 시 윙 포워드가 1차적으로 멕시코의 윙 포워드를 마크하는 데 집중해야 하며, 페널티에어리어 부근 수비에서도 볼에만 시선이 쏠리지 않고 멕시코의 제2, 3 공격 선수에 대한 움직임에 대처 할 수 있도록 집중력과 함께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분명 멕시코 수비진이 토마스 뮐러(29.바이에른 뮌헨), 율리안 드락슬러(25.파리 생제르맹), 메수트 외질(30.아스날) 등 세계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는 사실은 멕시코 수비력이 한편으로 완벽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수비력을 과시하기까지에는 독일 공격의 문제점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독일 공격은 중앙에 치우쳤고 이런 플레이를 구사하는 데 있어서, 개인 돌파나 수비 뒷공간을 활용하는 플레이 보다는 패스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으며, 측면에서도 개인 돌파에 의한 크로스의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은 가운데, 얼리 크로스를 시도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멕시코 수비의 대처 능력을 향상시켰다.

따라서 한국은 독일과 같은 스타일의 플레이를 탈피하여 측면에서 과감한 개인돌파와 수비 뒷공간 활용 그리고 세밀하게 이루어지는 다양한 중앙 공격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축구는 흐름의 경기다. 따라서 멕시코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공격의 맥을 끊기 위해서는 경기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경기운영 능력도 요구된다. 한국은 스웨덴과의 대전에서 경기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한 스웨덴 선수들의 의도적인 시간지연 행위에 좋은 경기 흐름을 이어갈 수 없었다.

이 같은 점은 침착성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서두르게 되면 평정심을 잃고 플레이가 산만해져, 오히려 경기 흐름을 상대방에게 넘겨줄 수 있어 멕시코전에서의 침착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래저래 멕시코 전은 한국은 절박하고 멕시코는 여유로운 상태에서의 일전이다. 이런 상태의 경기에서는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가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가능성은 한국 보다는 선수들의 킥 능력이 좋은 멕시코에 어드벤티지가 주어져 있다. 그러므로 위험 지역에서의 불필요한 반칙은 각별히 유의할 필요성이 있다.

개인, 부분적으로 빠른 멕시코에 대응하기 위한 수비는 독일과 같이 지나치게 라인을 전진시킬 필요성이 없어야 하며 스웨덴전보다는 더욱 실효성 있는 수비를 펼쳐야 한다. 따라서 스웨덴 전 페널티킥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어차피 멕시코전에 양 팀 모두 '트릭'은 없다. 이에 멕시코는 손흥민에 대한 집중적인 수비 전략에 포커스를 맞출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손흥민 역할에 특정 임무를 부여하는 전략보다는 자유스러운 전략, 즉 손흥민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도 절박한 한국의 멕시코전 필승 해법이 될 수 있다. 6월 24일 한국축구 운명은 과연 어떻게 결정 날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필승 해법을 위한 고민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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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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