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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종편 모니터 개요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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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38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3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헬기 사격 등 추가적인 국가 폭력까지 포함한 진상규명을 약속했고, 5·18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진상규명위원회가 9월 활동 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38년이 지났지만 1980년 광주의 충격적인 진실은 지금도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민언련은 4년 째 종편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방송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TV조선과 채널A 등이 그동안 5·18 광주민주화운동 왜곡 및 폄훼 지적을 받아왔고, 가해자인 전두환 씨의 입장을 자세히 전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TV조선은 2013년 5월, <장성민의 시사탱크>(현재 폐지)에서 '5·18 북한군 개입'을 수차례 방송해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채널A는 '헬기 사격'이 밝혀지면서 국민적 분노가 일었던 지난해 8월, 전두환·이순자·민정기 등 가해자 측 인터뷰를 무려 16회나 반복 보도하면서 "광주사태는 엄연한 무력 폭동"(민정기) 등의 망언을 여과 없이 내보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종편은 어떤 보도를 했을까요? 전두환 독재정권의 추가적인 범죄가 속속 드러나고 진상규명위원회가 준비 중인 올해, 이들이 택한 길은 '침묵'이었습니다. 우선 종편 이외의 방송사에서는 5·18 관련 보도들이 제법 풍성하게 나왔습니다. 광주MBC 특별 다큐멘터리 <그의 이름은>은 지난해 5월 21일 방송되었으나 MBC 파업의 여파로 최근에야 화제가 됐는데요. 광주MBC는 지난해부터 공개된 미국 측 기밀문서를 파헤치고 존 위컴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등 미군 측 관계자를 만나 발포 명령자가 전두환이라는 추가 정황들을 보도했습니다.

SBS는 올해 5월 12일과 19일, <잔혹한 충성> 1,2부를 연속 편성하여 계엄군의 여고생 성폭행 및 사체 훼손 등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충격적인 사실들과 5·18을 은폐하려 조직적으로 움직인 505보안부대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을 6월 9일 출범해 추가적인 진상규명에 돌입했습니다. 타 언론이 5·18 진상규명에 앞장선 올해, 과연 종편은 어땠는지 살펴보겠습니다.

TV조선 시사 대담 프로그램, 5월에 5·18은 '실종'

종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시사대담프로그램은 JTBC가 2개, MBN 6개, 채널A 9개, TV조선은 4개입니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4시간 정도는 보도 기능을 포함한 시사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는 겁니다. 타 매체에서 5·18 관련 특별 기획 보도가 쏟아지던 5월 한 달 간, TV조선과 채널A의 5·18 관련 보도는 초라했습니다. 채널A는 총 9개 프로그램에서 고작 3회 7분 간 거론했고, TV조선은 4개 프로그램에서 단 1번도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종편 4사 시사 프로그램 ‘5·18’ 관련 방송 분량(2018/5/1~31) ⓒ민주언론시민연합
 종편 4사 시사 프로그램 ‘5·18’ 관련 방송 분량(2018/5/1~31)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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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JTBC와 MBN은 방송 분량은 TV조선과 채널A에 비해서는 제법 많았습니다. JTBC는 9회 47분, MBN은 15회 83분이었습니다. 특히 종편 4사 중 광주민주화운동을 가장 많이 다룬 MBN이 눈에 띕니다. MBN <아침&매일경제>의 경우 한 달 간 총 7회에 걸쳐 전두환 회고록 관련 재판, 헬기 난사 문건 공개 등 5·18 관련 이슈를 소개했으며 패널들의 대담 역시 '5·18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MBN <뉴스파이터>는 단 2회이지만 각 10분 이상을 할애해 전두환 회고록의 역사 왜곡, 발포 명령과 5·18관련 가짜 뉴스 등 중요한 부분들을 조명했습니다. JTBC 역시, 전두환 회고록 관련 재판과 5·18의 진상 규명, 송영무 국방장관과 5·18 단체의 만남 등 5월 한 달 간 충실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3회 7분에 불과했으나 채널A 역시 5·18 계엄군의 집단 성폭행 정황을 다루며 최소한의 역할을 했습니다. TV조선의 침묵과 분명 차이가 납니다.

언급한 5·18은 사실상 '후보 공방'

위의 수치에 TV조선 시사 대담 프로그램에서는 5·18 관련 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명시했는데요. 사실은 '5·18'이 딱 한 번 언급되기는 했습니다. 5월 18일 당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5/18)에서 진행자 윤정호 앵커는 "오늘이 5·18입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지가 벌써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요"라며 운을 띄웠습니다.

TV조선 시사 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5·18이 언급된 순간
 TV조선 시사 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5·18이 언급된 순간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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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윤 앵커는 곧바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전야제와 관련한 행사 때 한 술집에 참여한 것을 두고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측과 논란이 붙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대담의 제목은 <전야제 술판 참석 논란>이었고, 내용은 5·18 진상규명은커녕,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의미 부각이나 기념식이나 추모 행사 소식이 아니었습니다. 특정 후보가 강조한 네거티브성 발언을 보도한 것입니다.

TV조선, 뉴스도 보도 1건에 그쳐

TV조선의 침묵은 저녁종합뉴스에서도 반복됐습니다. TV조선 <뉴스9>에서는 5월 한 달간, 단 1건, 고작 2분 만을 광주민주화운동에 할애했습니다. 5월 18일 당일, <뮤지컬로 아픔 재연한 5·18 기념식>(5/18 https://bit.ly/2sZHzkj )이라는 제목으로 38주년 기념식을 소개한 것이 전부입니다.

 ‘5·18’ 관련 종편4사 및 보도 전문 채널 종합저녁뉴스 방송일수 (5월 1일~31일)
 ‘5·18’ 관련 종편4사 및 보도 전문 채널 종합저녁뉴스 방송일수 (5월 1일~31일)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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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전문채널까지 포함한 타사의 저녁종합뉴스와 비교하면 TV조선이 사실상 5·18을 외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10일 간 총 38분의 리포트로 가장 많은 보도량을 보인 JTBC <뉴스룸>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극명합니다.

JTBC는 5월 3일, 전두환 씨의 재판과 그 회고록의 내용을 다루고, 바로 다음날인 5월 4일에는 전두환 씨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입증해주는 헬기 사격 증거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5월 8일에는 5·18때 안내방송을 했던 여대생의 증언을 통해 계엄사령부 성폭행을 다루었고, 5월 9일에는 5·18 미공개 영상을 공개했으며 14일에는 앵커 브리핑을 통해 광주 진상이 밝혀져야 함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또한 16일에는 헬기사격을 은폐한 당사자가 국방부라고 보도했고 17일에는 팩트체크를 통해 5·18 관련 가짜뉴스를 반박했습니다. JTBC는 한 달 내내 광주 민주화 운동을 빼놓지 않고 보도한 겁니다.

시사예능에서도 5·18 외면한 TV조선

민언련은 이와 같은 TV조선의 침묵이 의아했습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전두환 독재 정권이 저지른 참상과 그 책임자 처벌이 아직도 요원함을 고려하면 '침묵'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는 5월이 되면 모든 언론이 너도나도 5·18 관련 특종을 내기 위해 발 벗고 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5·18 진상규명은 언론의 기본적 책무 중 하나입니다.

민언련은 시사 대담 프로그램과 저녁종합뉴스는 물론, 아침 뉴스와 예능까지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5·18이 언급되었는지 검토했습니다. 그러자 TV조선에서도 방송이 발견되기는 했습니다.

TV조선의 아침 뉴스 방송 <뉴스 퍼레이드>와 <네트워크 뉴스>에서 계엄군의 고문, 가혹행위 형사고발, 5·18 미공개 영상 등이 보도된 겁니다. 그러나 이 방송 분량까지 포함해도 TV조선의 모든 뉴스 및 시사 대담 프로그램의 5·18 관련 방송은 6일 간 17분에 불과합니다. 타 종편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격차가 벌어집니다.

종편 4사의 ‘5·18’ 관련 총 방송 분량 (5월 1일~31일, 각종 보도, 대담, 예능 포함)
 종편 4사의 ‘5·18’ 관련 총 방송 분량 (5월 1일~31일, 각종 보도, 대담, 예능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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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와 채널A의 경우 각 채널의 시사 예능 프로그램인 JTBC <썰전>(5/17)과 채널A <외부자들>(5/16)을 통해 5·18과 전두환을 깊이 있게 다뤘습니다. 채널A의 경우 아침방송 <굿모닝 김현욱입니다>(5/16)에서 5·18관련 영화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사 프로그램에서 단 3회 7분 언급에 그쳤던 채널A도 5·18 방송 분량이 7일 41분으로 껑충 뜁니다. JTBC는 총 123분, MBN은 104분으로 방송량이 상당합니다.

심지어 JTBC의 경우 영화 프로그램인 <방구석 1열>(5/18)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를 소개했던 방송을 통계에서 제외한 수치입니다. 반면 TV조선은 예능에서도 광주를 외면했습니다. TV조선 <강적들>(5/24)은 5·18의 의미나 전두환의 범죄를 다루는 대신, 시사 프로그램에서 보도했던 이재명과 남경필의 5·18 전야제 뒤풀이 공방을 또 거론했을 뿐입니다.

침묵한다고 해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최근 종편은 과거 막말‧오보‧편파로 얼룩졌던 과거를 묻기 위해 다각도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막말 패널'들의 섭외를 자제하고 있고 시사 프로그램의 편성도 차츰 줄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채널A가 전두환 씨 측 인터뷰를 과도하게 내보내면서 문제가 됐으나 5·18을 내놓고 폄훼하던 과거와 달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종편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TV조선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침묵한다고 해서 책임까지 피할 수는 없습니다. TV조선이 과거 내놓았던 5·18 관련 문제적 보도를 많은 시민들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 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민주언론시민연합, #5.18, #광주, #TV조선,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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