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뤽 베송, 거장의 눈빛 20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루시>시사회에서 뤽 베송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루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주인공 '루시' 육체의 모든 감각이 어느 날 갑자기 깨어나면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두뇌와 육체를 완벽하게 컨트롤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뤽 베송 감독이 15년 만에 액션 연출을 맡고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루시 역을, 배우 최민식이 극악무도한 사업가 미스터 장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9월 4일 개봉.

2014년 영화 <루시> 시사회에 참석한 뤽 베송 감독. ⓒ 이정민


영화 <레옹>이 재개봉 소식을 알리면서 온라인상에선 이 영화의 개봉 시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레옹>의 수입 및 배급사 제이앤씨미디어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7월 11일 재개봉 소식을 알렸다.

<레옹>의 국내 개봉은 공식적으로 세 번째다. 1995년 2월 18일 110분짜리 버전이 상영된 이후 1998년 1월 24일 23분 분량이 추가된 '감독판'이 국내에 소개(1개관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짧은 기간 상영되었다. - 기자 말)됐고, 2013년 4월 11일 해당 감독판에서 화질과 음질을 개선한 디지털 마스터링 버전이 개봉된 바 있다.

오는 7월 재개봉되는 <레옹>은 그간 소개된 133분짜리 감독판과 동일한 분량에 화질만 4K 버전으로 리마스터링 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최근 익명의 여성 배우가 뤽 베송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터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의 작품을 국내에서 개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SNS상에는 '레옹 재개봉'을 비판하는 의견이 적지 않게 올라왔다.

뤽 베송 감독에 대한 폭로는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P, AFP 등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한 여배우는 뤽 베송에게 차를 대접받은 뒤 정신을 잃었고, 이후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배우는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었다"며 "뤽 베송은 돈 뭉치를 남기고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뤽 베송 감독은 "몽상가가 제기한 고소일 뿐"이라며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특히 12살 나이에 <레옹>에 마틸다로 출연한 이후 급성장 가도를 달린 배우 나탈리 포트만은 지난 1월 21일 LA 여성의 날 행진 행사에서 <레옹> 이후 겪었던 성폭력을 고백하기도 했다.

당시 여성들의 연대를 강조하던 나탈리 포트만은 "<레옹>이 공개된 이후 13살 무렵 첫 팬레터를 받아 기분이 매우 좋았었는데 거기엔 나를 강간하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평론가들은 내 봉긋한 가슴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고, 그 영화 이후 비록 12살의 어린 소녀일지라도 작품 안에서 섹슈얼리티를 표현하면 사람들 사이에서 성적으로 대상화 될 운명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레옹>은 뤽 베송 감독의 대표작으로 지금까지 언급되고 있다. 잔인해 보이는 킬러와 한 소녀 사이에서 싹튼 우정을 다룬 이 작품은 개봉 당시 프랑스 현지에서도 아동 성애를 연상 시키는 몇몇 장면이 삭제된 채 상영되기도 했다. 이후 감독판에선 레옹이 마틸다에게 킬러 수업을 시키는 장면과 애정이 깊어 가는 과정이 추가됐다.

세 번째 국내 개봉을 진행하고 있는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측은 18일 <오마이뉴스>에 "본래 지난해에 개봉하려 했으나 여의치 못해 이번에 진행하게 됐다"며 "뤽 베송 감독 이슈를 고려해서 영화 개봉을 지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개봉은 50여 개관에서 소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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