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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4곳, 국회의원 보궐선거 12곳 중 11곳, 기초단체장 226곳 가운데 151곳을 차지했다. 이외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824명 중 647명, 기초의원 2927 곳 가운데 1386명이 당선되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 2곳, 기초단체장 53명, 국회의원 1명, 광역의원 116명, 기초의원 862명을 배출하는데 그쳤다. 그야말로 싹쓸이다. 민주당은 잔칫집이고 자유한국당은 초상집이다. 우리는 이번 선거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한마디로'선거'개념에 포함될 수 없을 정도이다.

선거(election)는 축약어이고 풀네임은 지도력 경쟁(competitive election)이다. 경쟁은 동일한 상태에 근접하는 2개 이상의 사람이나 물건이 수위를 놓고 다툰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과정은 굉장히 치열해야 하고 결과는 상당히 근소해야 한다. 하지만 위에서 적시했듯이 6.13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 민주당이 당선된 지역에서 상대후보 간 표차는 매우 컸다. 사실상 당선자가 60% 이상 득표하면, 이건 선거라고 하기에는 민망하다. 낙선자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자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정치과정에서 이상은 대화와 타협이다. 여기에는 여야 정당이 비슷한 힘을 가지는 상태가 전제조건이며, 물론 이는 국민이 만들어 낸다. 여야는 국민에게 접근해서 서로 많은 지지를 얻으려 한다. 타협과정은 물론이고 다수결에서도 높은 국민의 지지가 더 많은 지분을 획득하는데 결정적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힘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강한 쪽이 단독으로 정책을 결정한다. 협치를 주장하면서 자신 중심을 협치로 포장하기도 한다. 또한 약한 쪽이 강한 쪽에 빌붙거나, 강자 쪽이 약한 쪽에게 선심을 쓰는 형태도 출현한다.

선거의 본질에 배치되고 정치과정을 벗어나는 선거결과! 여야는 물론이고 국민도 책임이 있다. 먼저 국민이다. 선거기간 직전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으며, 선거일 하루전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으로 더욱더 상승했다. 이러한 상황은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후보자간 경쟁보다 환경적 요인이 정당 및 후보자와 결합되는 선거가 되었다. 무엇이 국민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던, 국민의 선택을 능가하는 최선은 없다. 다만 여기에 따르는 국민의 영향력 감소는 감내해야 한다.

다음으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다. 북핵 폐기'및'남북관계 개선'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동떨어진 활동으로 관심밖 정당으로 내동댕이쳐 졌다. 박근혜 정부와 단절 및 새정치라는 국민의 열망을 읽어내지 못했다. 출마한 후보 대부분이 옛 새누리당 구성원이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게다가 야당 특유의 몸부림도 없었다. 과거 야당은 선거철이 되면 재야를 포함하는 야권통합으로 국민에게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금은 승리라는 목표도, 국민에게 힘을 주는 타협구도를 생성시키려는 의지도 없었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민주당 의석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일방적 독주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민심이 민주당으로 기울어져 있으므로, 자유한국당에는 민주당의 독재를 제동할만한 힘이 부족하다. 손해는 국민이 본다. 민주당에게 타협의 대상이 희미하기 때문에, 국민에게 잘보이고 국민의 의사를 수렴해야 할 의무감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은 민주당의 겸손이나 2020년 총선의 존재감 이외 달리 민주당을 견제할 힘이 없다. 국민을 위한 대통령과 여당은 강력한 야당이 만들어 낸다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되새길 때이다.

덧붙이는 글 | 경남도민일보에 송고하였습니다.



태그:#더불어민주당, #민주당압승, #613지방선거,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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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대학원 졸업(정치학박사) 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 [비영리민간단체] 나시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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