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승리 환호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선수들이 독일을 1-0으로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 멕시코 승리 환호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선수들이 독일을 1-0으로 꺾은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과 함께 자웅을 겨룰(F조) 멕시코와 독일이 맞대결(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펼쳐 멕시코가 거함 독일을 1-0으로 무너뜨리는 파란을 연출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독일은 '이름값'으로 축구를 했고 멕시코는 '몸'으로 축구를 했다. 이름값으로 축구를 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단점은 기동력 저하와 함께 수동적인 움직임이다. 독일은 바로 이런 모습을 보이며 전체적으로 플레이에 스피드가 없었으며, 패스 선택과 공간 활용에 있어서도 효과적이지 못했다.

반면 멕시코는 이와 상반되는 활발한 기동력과 함께 능동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스피드 있는 플레이와 효율적인 패스 선택은 물론 공간 활용으로 공격은 위협적이었다. 결국 이런 차이점으로 멕시코는 전반 34분 이르빙 로사노(23.아인트호벤)가 회심의 한방으로 터뜨린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독일을 잡는 데 성공했다. 독일이 세계축구에 절대강자로 군림하며 이번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우월한 피지컬과 선수의 개인기량뿐만 아니라 탁월한 팀 조직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멕시코를 상대로 한 독일은 이런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한편으로 선수들의 자만에 의한 동기부여 결여와 컨디션 조절 실패에서 온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따라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는 한국은 이를 직시하고 독일이 멕시코전 패배로 인한 자존심 실추로 정신력이 강화되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멕시코와 독일의 차이점

멕시코와 독일 전을 통하여 양 팀의 전력과 플레이 스타일 및 선수들의 장단점은 명확히 드러났다. 사실 멕시코가 독일을 상대로 하여 전연 예상하지 못한 일격을 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마디로 멕시코는 한국이 바라보고 평가했던 멕시코보다 훨씬 강했고, 몸과 마음, 기술의 '삼위일체(三位一體)'를 이룬 막강 전력의 '원팀'이었다. 멕시코는 후반전 결승골을 지키기 위해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57) 감독이, 5-3-1 전형으로 변화를 꾀하기 전까지 공수의 밸런스는 흐트러짐 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됐고,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신속 정확한 속공과 강한 압박을 선보였다.

더불어 속공 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웨스트햄)의 탁월한 볼 관리 능력은 독일이 자랑하는 중앙수비 제롬 보아텡(30.바이에른 뮌헨)마저 제대로 마크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의 침몰은 독일다운 정상적인 경기를 하지 못했다는데 가장 큰 이유가 있지만 부분적인 면에서 공격의 비효율성이 두드러졌다. 토마스 뮐러(29.바이에른 뮌헨), 율리안 드락슬러(25.파리 생제르맹), 티모 베르너(22.라이프치히), 메수트 외질(30.아스날)의 공격라인은 골라인과 페널티에어리어 라인 사이의 좁은 지역에서 수비 뒤 공간을 이용하려는 플레이와 측면에서의 크로스는, 적절성보다는 페널티에어리어 내로 공을 침투시키는 플레이에 집중했다.

멕시코 에레라, 혼신을 다해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엑토르 에레라(가운데)가 독일 토마스 뮐러(13)의 슛을 혼신을 다해 막아내고 있다.

▲ 멕시코 에레라, 혼신을 다해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엑토르 에레라(가운데)가 독일 토마스 뮐러(13)의 슛을 혼신을 다해 막아내고 있다. ⓒ 연합뉴스


여기에 중앙을 이용하는 플레이에 있어서도 공을 받는 플레이어가 스탠딩 플레이에 치우쳐, 득점 실패와 함께 플레이가 차단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멕시코가 쉽게 수비하고 쉽게 역습을 시도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멕시코는 독일이라는 대어를 낚으며 경기 내내 충만된 사기는 물론 승리로 얻은 자신감으로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게 됐다. 진정 팀 전체 경기 내용과 선수들의 경기력으로 본다면 멕시코가 독일을 잠재운 것은 결코 파란도 이변도 아니다.

그만큼 멕시코는 비록 경기는 지배하지 못했지만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의 지략과 경기 운영에 의한 선수들의 순도 높은 경기력으로 독일 선수들이 평정심을 잃고 이로 인한 체력 저하까지 초래해 경기에서도 이기고 심리전에서도 이기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해 러시아 컨페더네이션스컵에서 당한 1-4 패를 되갚는 성과를 거둬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 목표에 청신호를 밝혔다. 누가 뭐라해도 멕시코와 독일의 경기는 흥미진진(興味津津)했고 긴장감이 넘치는 경기였다. 지금 멕시코는 자랑스러울 것이다.

멕시코 로사노 첫 골 환호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이르빙 로사노(22)가 첫 골을 터뜨린 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기뻐하고 있다.

▲ 멕시코 로사노 첫 골 환호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이르빙 로사노(22)가 첫 골을 터뜨린 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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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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