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8일 오전 종로장애인복지관 앞에서 '투표소 교복입장, 청소년 참정권을 요구하는 유권자행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8일 오전 종로장애인복지관 앞에서 '투표소 교복입장, 청소년 참정권을 요구하는 유권자행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 박정훈

관련사진보기


혼탁했던 전국 지방 동시선거가 끝난 14일. 선거결과에 여야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여는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몸을 더 낮추었고, 야는 패배에 따른 후폭풍을 추스르기에 여념이 없는 하루였다.

2교시 영어 시간. 아이들의 관심사는 어제 끝난 선거에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몇 명의 당선자 이름을 들먹이며 그들의 면면을 자세히 물어보기도 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선거에 관심이 많았다.

한 아이는 몇 개의 선거공약을 열거하며 당선자가 그 공약을 지킬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떤 아이는 자신이 생각했던 후보가 낙선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수업시간 가끔 농담을 잘해 지적을 당하곤 했던 한 녀석이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후보를 선택하는데 제일 먼저 무엇을 보세요?"

질문에 답변하기도 전에 녀석은 자기 생각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선생님, 제게 투표권이 있다면 유권자와 약속을 잘 지키는 후보에게 투표하겠어요."

그리고 녀석은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것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며 자신의 주장을 피력했다. 마냥 유행에 민감하고 연예인을 동경할 줄만 알았지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아이들의 모든 이야기가 타당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들 이야기 중 일부는 기성세대가 한 번쯤 곱씹어 봐야 할 내용이 있었다.

이 아이들 또한 몇 년 뒤에는 유권자가 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여 당선자들은 선거 운동 기간에 내건 공약이 장밋빛 공약이 되지 않도록 임기 내내 유권자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 여학생의 우스갯소리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선생님, 몇 년 뒤 저희도 투표권 있는 거 아시죠?"



태그:#모이, #선거, #공약, #투표권, #유권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