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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해수욕장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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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가 깃드시니
       군사용 부도에도 해수욕장이...
              -디카시 <칭다오 잔교 해수욕장>

칭다오는 한국과도 가깝고 조선족 중국인들도 많아 중국 다른 지역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정주에서 칭다오를 경유하여 인천공항으로 자주 오고가며, 칭다오는 자주 들르게 되는 곳이었다. 칭다오에는 칭다오조선족작가협회도 활발하게 활동도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칭다오조선족작가협회가 연변조선족작가협회에 이어서 두 번째로 크다.

칭다오의 랜드마크로 잔교가 유명한데, 지난 번 칭다오 투어 때 잔교에 들르고서도 그곳이 잔교인 줄 몰랐다. 그냥 평범한 해수욕장이거니 했지만 알고 보니 잔교였던 거다. 잔교(栈桥)는 청나라 정부가 외세 침략에 위기를 느끼며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1891년에 건설했는데, 칭다오가 독일 조계지역일 때는 독일군이 화물 운송 용도로 사용되고 제1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파괴됐다가 재건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다.

잔교는 이제 부두로서의 역할은 마감하고 최고의 관광지가 되었다. 잔교에서 보는 바다와 칭다오의 이국적 풍경이 아름다워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잔교 끝에는 황금빛 유리기와의 2층 8각 정자 회란각(回澜阁)이 있다. 칭다오 맥주 라벨의 그림으로 사용된다. 또한 잔교와 맞닿은 해변은 해수욕장이다.

여기서도 역사의 아이러니를 만난다. 조계지역은 양국이 조약에 의해 한 나라의 영토 내에 다른 나라에게 행정자치권을 허용하는 것으로 타국에게 자국의 영토가 점유되는 치욕의 상징이다. 중국도 서구열강들에게 불평등 조약을 통해 많은 지역이 조계지역으로 설정되었다. 

주변 갈매기들과 잔교 위의 인파(사진은 칭다오조선족작가협회 이문혁 회장 제공)
 주변 갈매기들과 잔교 위의 인파(사진은 칭다오조선족작가협회 이문혁 회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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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낀 칭다오 잔교 해수욕장과 고층 빌딩
 안개가 낀 칭다오 잔교 해수욕장과 고층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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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잔교 해수욕장 풍경
 칭다오 잔교 해수욕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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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도 그 중 하나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도시 칭다오는 '중국 속 유럽'이라 일컬어진다. 완만한 해안선을 따라 붉은 지붕의 유럽풍 건물들과 칭다오맥주 등은 1897년부터는 독일의 조차지로 제공되었고 이후 일본이 점령되면서 50여 년간 외세의 지배를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

지금의 중국은 G2로서 세계의 패권을 미국과 다툴 만큼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지만 중국도 아편전쟁 이후 서구열강들에게 침탈 당한 뼈아픈 역사를 지닌다. 잔교 해수욕장 맞은편에 잔교가 있는 줄도 모르고 본 잔교해수욕장, 아무튼 현재 칭다오는 평화가 깃들어 있는 모습을 보인다. 사람들은 잔교 위를 걷기도 하며 해수욕을 즐긴다.

중국 속 유럽, 잔교가 있는 칭다오

미처 잔교를 사진으로 담지 못했지만, 칭다오조선족작가협회 이문혁 회장으로부터 멋진 잔교 사진을 얻을 수 있어서 여기 잔교의 진면목을 보여 줄 수 있게 되었다. 칭다오 잔교는 칭다오의 아름다운 해변과 유럽풍 건물의 아름다움을 거느리며, 동시에 치욕의 역사를 함께 간직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2016년 3월부터 중국 정주에 거주하며 디카시로 중국 대륙의 풍물들을 포착하고, 그 느낌을 사진 이미지와 함께 산문으로 풀어낸다.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을 지향한다.



태그:#디카시, #칭다오, #잔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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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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