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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 판결 재조사 촉구하는 기자회견 모습 지난 2018년 6월 8일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대법원의 정부 협력사례로 거론된 제주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 판결 관련해 강정마을과 밀양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가 진행한 기자회견 모습입니다.
▲ 제주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 판결 재조사 촉구하는 기자회견 모습 지난 2018년 6월 8일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대법원의 정부 협력사례로 거론된 제주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 판결 관련해 강정마을과 밀양 주민 및 시민사회단체가 진행한 기자회견 모습입니다.
ⓒ 박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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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공사 반대하는 주민 진압하는 경찰 2012년 7월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공사에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을 경찰들이 진압하는 모습입니다.
▲ 제주해군기지 공사 반대하는 주민 진압하는 경찰 2012년 7월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공사에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을 경찰들이 진압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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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없는, 있어서도 안 될 일이 벌어졌음이 밝혀졌다.

지난 5일,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임 기간 동안 제기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특별조사단이 확보한 98건의 문건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라는 제목의 71번째 문건이다.

"문건에 따르면 사법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해왔다"며 다수의 재판 사례를 거론하고 있다. 주요하게는 과거사 정리위원회 사건과 관련해 부당하고 지나친 국가배상을 제한한 대법원의 판례들(2013년 5월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등)을 적시했으며 박정희 정권 시절 대통령 긴급조치와 관련해 당시 상황과 정치적 함의를 충분히 고려해 긴급조치를 따른 공무원의 행위가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결(2014, 10, 27 선고)과 긴급조치가 고도의 정치행위임으로 국가의 배상의무를 부정하는 대법원의 판결(2015년 3월 26일 판결)을 적시했다.

그 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정치개입 문제, 전교조 시국선언, 세월호, 통상임금과 정리해고, KTX 등 2011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임했던 6년여의 기간 중 우리사회를 흔들었던 주요한 사안들에 대해 대법원이 정권의 이해에 맞춰 협력해왔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한 2012년 7월의 대법원 판결과 2013년 10월의 밀양 송전탑 관련한 밀양지법의 판결도 있었다.

'2012년 7월의 강정'

2012년 7월,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가 한창이던 제주 강정마을은 지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2012년 2월, 강정마을 주민 대다수의 의사에 반해 사업을 추진하던 이명박 정부는 총리실을 통해 민군복합항의 주요 요건이었던 15만 톤 크루즈 선박 입출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를 조작해 구럼비 해안을 파괴하며 공사를 본격화 했다. 이후 해군과 시공업체인 삼성물산 등은 최소한의 환경오염저감장치인 오탁방지막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불법공사를 강행했다. 비민주적이고 불법적인 공사 강행에 강정마을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은 저항했고 정부는 수십만 명의 경찰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이를 진압했다. (당시 민주당 장하나 의원실이 제주지방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제주해군기지 경찰력 배치 현황'에 따르면 2011년 8월부터 2013년 8월까지 2년간 강정마을에 배치된 경찰력은 총 2241개 중대 20만2620명으로 집계됐다)

하루에도 몇 번씩, 수 배, 수십 배의 경찰들에게 사람들은 끌려 나와야 했고, 수백여명이 연행되고 수십여명이 구속되었다. 공권력의 폭력이 정점에 달했던 2012년 7월, 제주해군기지사업과 관련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내용은 2009년 1월 있었던 국방부의 제주해군기지 관련 국방 군사시설 실시계획 승인 고시가 합법이라는 것이었다. 문제의 국방부 고시는 환경영향평가 없이 이루어졌고 사전환경성 검토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1심과 2심 재판부는 국방부의 고시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던 사안이었다.

무엇보다 제주해군기지 공사 대상지역인 강정마을의 구럼비 해안은 제주도에만 있는 절대보전지역이었다. 2009년 12월 당시 제주도의회에서 다수당이었던 한나라 당이 절대보전지역 해제를 위한 변경동의안을 정족수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날치기 처리해 원천적으로 국방군사시설이 들어설 수 없음에도 양승태의 대법원은 이를 합법으로 판결한 것이었다. 이후 공권력은 더 폭력적인 양상을 띄며 강정마을의 사람들을 탄압했고 공사는 강행되었다.

'2013년 10월의 밀양'

2013년 10월, 강정과 마찬가지로 한국 전력이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행한 밀양의 송전탑 건설사업 현장은 지옥과도 같았다. 대다수가 고령인 주민들의 저항을 박근혜 정부는 강정에서보다 더한 경찰력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짓밟았다. (2014년 7월, 경남경찰청은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2013년 10월 1일부터 2014년 6월까지 250여 일 동안 전국 각지에서 38만명의 경찰이 투입되었다고 밝혔다.) 90세가 넘은 할머니가 경찰에 끌려나오다 허리가 부서졌으며 수십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고령의 노인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되었으며 2억원이 넘는 벌금이 부과되었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현장의 사람들에게 생필품과 의약품 반입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공권력의 폭력이 정점을 달해가던 2013년 10월 9일, 밀양지원은 주민들이 한전의 불법행위(환경영향평가법 위반, 헬기 소음 기준치 위반)를 지적하며 제기한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은 7개월여 동안 질질 끌다 기각 판결을 내렸다. 반면 한전이 주민들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은 40여일 만에 전격적으로 인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언급한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 문건에는 밀양 송전탑 관련 밀양지원의 판결과 관련해 "밀양 주민과 한국전력 사이의 대립과 농성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던 상황"이라 분석하며 "한전의 주민들에 대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인용 결정, 주민들의 공사중지가처분 기각결정으로 갈등의 확산 방지와 분쟁 종식에 기여"했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이후 밀양에서는 송전탑 건설 공사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70여명이 기소됐으며 주민 중 한 사람은 기어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와 '판결 조작' 전면 재조사 해야

언제부터 이 나라의 사법부가 '정부 운영에 협력'하며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하는 곳으로 전락했는지 알 수 없으나 양승태의 대법원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린하고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을 파괴한 것임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그들은 비민주적이고 불법적인 국가정책에 사법 판결이라는 미명으로 면죄부를 주었으며 이를 통해 공권력의 폭력을 정당화시켰다. 그 결과 강정과 밀양 그리고 무수한 우리사회의 주요 사안에서 국민들에게 참담함을 안겼으며 정당한 권리와 생존권을 파괴하는 행위를 저질렀다.

그럼에도 지난 5일 서울 고등법원의 판사들은 회의를 열고 "대법원장이나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이 고발이나 수사를 촉구할 경우 재판을 담당할 법관의 독립과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다"며 거부의사를 표명했다. 이어 7일 전국 법원장들은 간담회를 열고 "법행정권 남용행위가 법관 독립과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도 "사법부에서 고발·수사의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결론 내렸다.

더 이상 법원의 자정 능력이나 자체 해결에 이 문제를 맡길 수 없음은 분명하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포함한 관련자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에 착수해야 하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있는 관련 문건은 모두 공개돼야 한다. 제주해군기지와 밀양 송전탑 사건을 포함해 양승태 대법원이 자행한 재판 거래 및 판결 조작 사건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시작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군대를 보는 시민의 눈,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의 주간 뉴스레터 'watch M' 제144호에 실린 칼럼을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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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대한 감시와 비판적 제언'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Civilian Military Watch)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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